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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사이트 오전 먹통, 영상 3초에 한 번씩 끊겼다”

전국 초등학교 1·2학년이 20일 온라인 개학을 앞둔 가운데 9일 초등학교 2학년 이은찬군이 경기도 구리시 교문동 집에서 EBS 수업 교과 방송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전국 초등학교 1·2학년이 20일 온라인 개학을 앞둔 가운데 9일 초등학교 2학년 이은찬군이 경기도 구리시 교문동 집에서 EBS 수업 교과 방송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20분 동안 접속이 안 되고, 겨우 로그인했더니 영상 재생이 안 돼 10분을 날려 먹었다. 겨우 영상이 재생됐는데 3초에 한 번씩 끊긴다. 누구를 위한 온라인 개학이냐.” 온라인 개학 첫날인 9일 EBS 온라인 클래스를 이용해 수업 참여를 시도했던 한 학생이 SNS에 분통을 터뜨렸다. 이 사이트가 ‘먹통’ 상태였기 때문이다.
 

고3·중3 초유의 온라인 개학
“접속 안 돼 로그인에만 20분
EBS 틀어주는 게 무슨 수업인가”
쌍방향 수업은 교사들도 진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고등학교 3학년과 중학교 3학년을 대상으로 초유의 온라인 개학이 단행됐던 9일 전국의 학교들은 온종일 몸살을 앓았다. 대표적 학습관리 사이트인 EBS 온라인 클래스는 이날 오전 9시~10시15분까지 접속 장애를 보였다. 이날 이 사이트와 e학습터의 접속자는 각각 26만7280명과 12만832명이었다. 94만7880명인 전국 고3과 중3 학생들의 40% 정도에 불과했다. 나머지는 민간 플랫폼 등을 쓴 것으로 추정됐다.
 
“300만 명이 동시 접속할 수 있도록 서버 용량을 증설했다”던 교육부의 호언장담이 무색해지는 순간이었다. 교육부는 “접속자 분배용 장치가 병목현상을 일으킨 것으로 파악됐다. 앞으로는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고교생 A양은 “첫날부터 이러니 앞으로도 원격수업이 제대로 될지 불안하다”고 말했다.
 
이날 접속 지연된 EBS 온라인 클래스 중학교용 사이트. [연합뉴스]

이날 접속 지연된 EBS 온라인 클래스 중학교용 사이트. [연합뉴스]

수업의 질도 문제였다. 서울의 한 고교생은 SNS에 “EBS 틀어주는 게 무슨 개학인가. 앞으로 영상을 재생해 놓고 자거나 ‘일타 강사’의 인강(인터넷 강의)을 들을 것 같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서초구의 중학교 3학년 최모(15)양은 “영상 마지막에 나오는 퀴즈만 풀면 출석 인정이 돼 굳이 영상을 다 볼 필요도 없다”고 말했다. “영상을 2배속 등 빠른 속도로 재생하겠다”는 학생도 많았다.
 
실시간 쌍방향 온라인 수업을 진행한 학교들도 혼선을 피하지 못했다. 대구 경북여고에서는 교사와 26명의 학생이 화상수업 프로그램에 접속하고 비디오와 오디오 상태를 확인하는 데만 10분 이상 소요됐다. 방현주 교사는 “학생 표정만 봐서는 이해가 안 되는 건지, 졸린지조차 파악하기 어렵다. 내 목소리가 안 들려 한 시간 동안 수업을 듣지 못한 학생도 있었다”고 말했다.
 
경기도 수원시 고색고의 방상규 교사는 카메라 앵글에 얼굴이나 교보재가 제대로 안 잡혀 진땀을 흘렸다. ‘줌(Zoom)’ 등의 강의 플랫폼은 교사 얼굴과 강의 노트 정도만 보여줄 수 있다는 한계가 있다. 이 때문에 서울 자사고인 신일고는 교사가 칠판 앞에 서서 수업하는 모습을 잘 보여줄 수 있는 플랫폼을 자체 개발하기도 했다.
 
온라인 개학이 ‘교육 빈익빈 부익부’ 현상을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고3 학부모 박모(48)씨는 “국제학교에 다니는 조카는 쌍방향 수업이 대부분이고, 특목고들도 온라인 수업 준비를 진작 끝냈다고 한다”며 “일반고에 다니는 우리 아이는 EBS 수업만 하는데 이러다가 학력 격차가 더 벌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광주광역시 상일여고에는 “자녀가 4명인데 컴퓨터 4대를 사야 하느냐”는 학부모의 하소연 전화가 걸려 오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번갯불에 콩 볶듯 졸속으로 강행된 온라인 개학을 비판하면서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한국교총은 “현재 EBS 등 여러 곳에서 원격교육 플랫폼을 따로 운영하고 있는데, 국가 차원의 공식 플랫폼을 조속히 구축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남기 광주교대 교수는 “교육 취약 계층 학생들을 위해 지자체가 임시 공부방을 개설하는 등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상훈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는 “코로나 사태가 연말까지 이어지는, 최악의 상황을 염두에 두고 평가·대입 실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남윤서·전민희·남궁민·채혜선 기자,
광주·대구=진창일·백경서 기자 nam.yoonse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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