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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번째 재판에서도 “개 전기도살, 잔인하다”

개농장 [카라 제공]

개농장 [카라 제공]

 
개 농장을 운영하며 전기로 개를 도살한 이모(68)씨가 5번째 재판에서 동물보호법 위반에 해당한다는 최종 판단을 받았다.

 
대법원 제3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9일 오전 동물보호법 위반으로 기소된 이씨의 재상고심 판결에서 “동물의 생명보호, 안전보장을 현저히 침해할 뿐 아니라 동물의 생명 존중 등 국민의 정서 함양과 같은 법익을 실질적으로 침해할 위험이 있다”며 유죄판결을 내렸다. 개 식용업계에서 보편적으로 쓰는 도살 방식인 전살법(전기로 감전시켜 죽음에 이르게 하는 방법)이 동물보호법에 따른 동물 학대에 해당해 처벌받게 됨에 따라 개 식용업계에 파장이 예상된다. 
 
 
이씨는 1·2심에서 무죄를 받았지만 2018년 9월 대법원에서 유죄취지로 파기환송됐다. 이씨의 상고심을 맡은 대법원 2부(당시 주심 김소영 대법관)는 “원심은 이씨의 도살 방식이 잔인한 방법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섣불리 단정해 무죄로 판단했다”며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 이에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지난해 이씨에게 유죄를 선고했다.  
 

개는 가축 아냐 vs. 먹는 현실 생각하면 정당

 
이씨는 2011년부터 약 5년간 경기 김포시에서 대농장을 운영했다. 원래 돼지농장을 운영하던 이씨는 구제역이 발생하자 생계유지를 위해 개 도축 방식을 습득해 개 농장을 하게 됐다. 이씨는 개를 묶은 상태에서 전기가 흐르는 쇠꼬챙이를 개의 주둥이에 대서 감전시키는 방법으로 매년 30여 마리의 개들을 도살했다.
 
검찰은 이씨가 잔인한 방식으로 개를 죽여 구 동물보호법 제8조를 위반했다고 보고 이씨를 기소했다. 해당 조항은 “누구든 목을 매다는 등의 잔인한 방법으로 동물을 죽이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한다.

 
이씨 측은 축산물위생관리법에서 돼지·닭·오리 등을 대상으로 전살법을 허용하고 있다며 반박했다. 개는 가축으로 분류되지 않아 대상에서는 제외됐지만 개를 먹는 현실을 고려하면 전기도살은 정당하다는 주장이다.  
 

4번째 재판 “잔인하다는 개념 계속 변해”

 
지난 파기환송심에서는 ‘잔인함’이라는 개념이 재판의 핵심이 됐다. 파기환송심을 맡은 서울고법 형사5부(당시 부장판사 김형두)는 잔인성에 대한 개념이 시대와 사회에 따라 변동하는 상대적인 것이라고 봤다. 따라서 “특정 동물에 대한 그 시대, 사회의 인식은 해당 동물을 죽이는 행위 자체 및 그 방법에 대한 평가에도 영향을 준다”며 “이씨가 사용한 도살방법은 사회 통념상 동물보호법 위반”이라고 선고했다.

 
다만 재판부는 이씨의 딱한 사정을 고려해 100만원의 벌금형 선고를 2년간 유예했다. 이씨의 경제적인 어려움과 더불어 이씨가 개 농장을 더는 운영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
 

5번째 재판 “생명보호에 대한 국민 정서 함양” 최종 판단

 
4번째 재판에서 앞으로 개를 절대 도살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던 이씨는 파기환송심의 판결에 불복해 대법에 재상고를 요청했다. 5번째 재판을 맡은 대법원은 “이씨가 사용한 도살방법은 개의 고통을 최소화하는 대책에 대한 아무런 강구 없이 개에게 상당한 고통을 주는 방식으로 전기 충격을 가하여 죽음에 이르게 했다”고 인정했다.
 
한편 4번째 재판에 검찰 측 증인으로 나왔던 우희종 서울대학교 수의학과 교수는“개의 뇌에 직접적인 전류를 흘려보낸 게 아니라면 개가 움직일 수는 없지만 고통을 느낄 정도의 의식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무의식을 유발하지 않고 동물을 전기적으로 마비시키는 건 극도로 혐오적이고 수용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도살에 있어 동물의 고통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사전에 의식을 잃게 하는 조치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백희연 기자 baek.heeyoun@joon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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