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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 남편 동의 없이 아내가 든 생명보험, 유효할까요

기자
김경영 사진 김경영

[더,오래] 김경영의 최소법(18)

누구든지 죽음은 피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죽은 후 남은 가족을 위해 생명보험에 가입합니다. 예컨대 남편이 자신의 사망을 보험사고로 해 생명보험 계약을 체결하면, 이 경우 계약자와 피보험자 모두 남편입니다. 생명보험을 타인이 가입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아내가 남편을 위해, 부모가 자녀를 위해 생명보험 계약을 체결하기도 합니다. 이 경우 보험계약자는 아내나 부모지만 피보험자는 남편 또는 자녀가 됩니다.
 
A는 남편 X를 보험계약자 및 피보험자로 하여 보험계약을 체결하였다. 이후 남편 X는 동의가 없었기 때문에 보험계약이 무효라며 보험회사를 상대로 납부한 보험료의 반환을 청구하였다. [사진 pxhere]

A는 남편 X를 보험계약자 및 피보험자로 하여 보험계약을 체결하였다. 이후 남편 X는 동의가 없었기 때문에 보험계약이 무효라며 보험회사를 상대로 납부한 보험료의 반환을 청구하였다. [사진 pxhere]

사례1
 
A는 남편 X를 보험계약자 및 피보험자로 해 남편이 보험기간 만료 시까지 생존한 경우에는 만기축하금을, 사망하는 경우에는 사망보험금을 지급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보험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남편 X는 보험계약을 담보로 대출을 받았다. 
 
이후 남편 X는 동의가 없었기 때문에 보험계약이 무효라는 이유로 보험회사를 상대로 납부한 보험료의 반환을 청구했다. X는 납부한 보험료를 돌려받을 수 있을까?
 
상법 제731조는 타인의 사망을 보험사고로 하는 보험계약에는 보험계약 체결 시에 타인의 서면에 의한 동의(전자서명 포함)를 얻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유는 타인의 사망을 보험사고로 하는 보험계약에 있어서 도박보험의 위험성과 피보험자 살해의 위험성 및 선량한 풍속 침해의 위험성 때문입니다. 따라서 동의가 없는 경우 보험계약은 무효가 됩니다.
 
사례의 경우 보험계약자와 피보험자가 모두 남편 X이기 때문에 자기 자신을 위한 생명보험으로 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법원은 제3자가 타인의 동의를 받지 않고 타인을 보험계약자 및 피보험자로 해서 체결한 생명보험계약은 보험계약자 명의와 관계없이 실질적으로 타인의 생명보험계약이라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사례의 경우 남편 X의 동의가 없었으므로 생명보험 계약은 무효입니다.
 
한편 남편 X는 보험계약을 담보로 대출을 받았는데, 이것을 동의한 것으로 보아 무효인 보험계약이 유효하게 되었다고 볼 여지도 있습니다. 하지만 법원은 ‘보험계약 체결 시까지’ 서면 동의를 할 수 있고, 피보험자의 서면동의가 없는 보험계약은 확정적으로 무효이기 때문에 사후 동의(추인)했다고 무효인 보험계약이 유효가 되지는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사례의 경우 남편이 대출을 받았다고 하더라도 보험계약은 무효입니다. 따라서 남편 X는 보험료를 돌려받을 수 없습니다.
 
그러면 이미 납부한 보험료는 누가 돌려받아야 할까요? 보험계약이 무효이므로 실제 보험계약자는 부인 A입니다. 따라서 부인 A는 납입한 보험료를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
 
B는 미성년인 아들을 위해 피보험자 아들, 사망보험금수익자 법정상속인, 사망외보험금수익자 아들 본인으로 하는 보험계약을 체결하였다. 이후 고등학교 재학 중 아들이 사망하였는데, 보험회사는 보험금 지급을 거절하였다. [사진 pxhere]

B는 미성년인 아들을 위해 피보험자 아들, 사망보험금수익자 법정상속인, 사망외보험금수익자 아들 본인으로 하는 보험계약을 체결하였다. 이후 고등학교 재학 중 아들이 사망하였는데, 보험회사는 보험금 지급을 거절하였다. [사진 pxhere]

사례2
 
B는 미성년인 아들을 위해 피보험자 아들, 사망보험금수익자 법정상속인, 사망외보험금수익자 아들 본인으로 하는 ‘무배당 OO 보험 1004’ 보험계약을 체결했다. 당시 아들은 11살이었고, B는 보험 계약서의 피보험자 서명란에 아들을 대신해 서명했다.
 
아들은 고등학교 1학년에 재학 중 체육활동 수업 시간에 준비운동, 스트레칭, 총 150m의 직선 달리기, 피구 등을 한 후 앉아 참관하던 중 갑자기 쓰러졌다. 119 구급대에 의해 심폐소생술을 받으면서 병원으로 후송되던 도중 사망했다. 
 
이후 B는 보험회사를 상대로 보험금의 지급을 청구했다. 보험회사는 아들의 서명이 무효라는 이유로 보험금 지급을 거절했다.
 
상법 제732조는 15세 미만자 등의 사망을 보험사고로 한 보험계약은 무효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민법상 미성년자 기준은 19세이지만, 특히 15세 미만인 경우 정신 능력이 불완전해 성숙한 의사에 기한 동의를 기대할 수 없습니다. 법정대리인이 자녀를 대리해 동의할 수 있는 것으로 하면 보험금을 받기 위해 희생될 위험도 있습니다. 사망보험의 악용에 따른 도덕적 위험 등으로부터 15세 미만자 등을 보호하기 위해 이러한 규정을 둔 것입니다. 따라서 15세 미만자 등의 사망을 보험사고로 한 보험계약은 피보험자의 동의가 있었는지 또는 보험수익자가 누구인지와 관계없이 무효가 됩니다.
 
참고로 사안의 경우 친권자와 미성년자 사이에 이해가 상반되는 경우이므로 민법 규정에 따라 친권자가 법원에 미성년자의 특별 대리인의 선임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선임된 특별대리인이 미성년자를 대리하여 동의할 수 있을 것입니다.
 
보험은 최대 선의(善意) 계약입니다. 보험 사고가 발생하면 납부한 보험료에 비해 큰 보상을 받게 됩니다. 이처럼 부담한 비용보다 얻는 이익이 크고, 운이 작용한다는 점에서 사행성이 있습니다. 이러한 사행성 때문에 다른 어떤 계약보다 더 특별한 신의와 성실이 요구됩니다. 특히 타인의 사망을 보험사고로 하는 생명보험계약의 경우, 보다 큰 신의와 성실이 필요하기 때문에 위와 같은 규정을 둔 것입니다.
 
변호사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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