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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풀 접고 택시사장된 최바다 "호출비 3000원, 돈값 한다"

티제이파트너스 최바다 대표 인터뷰  

최바다 티제이파트너스 대표는 "느리더라도 사회적 갈등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모빌리티 혁신을 이어나가겠다"고 말했다. 박민제 기자

최바다 티제이파트너스 대표는 "느리더라도 사회적 갈등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모빌리티 혁신을 이어나가겠다"고 말했다. 박민제 기자

카풀 스타트업 창업자→카카오 카풀 주도→택시회사 사장.
 
최바다(39), 한국 모빌리티 혁신 논쟁에서 빠질 수 없는 이름이다.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그는 택시업계 ‘공적 1호’였다. 그가 창업한 스타트업 럭시가 2016년 선보인 카풀 서비스는 택시업계의 집단 반발을 불렀다. 2년을 버티던 그는 2018년 252억원에 럭시를 카카오모빌리티에 매각했다. 그리고 ‘카카오 카풀’ 서비스 출시를 주도했다. 하지만 오래가지 못했다. 분신자살하는 택시기사가 나올 만큼 극렬한 반대에 부딪힌 끝에 지난해 초 무기한 중단을 선언했다.
 
그리고 지금 그는 택시 회사 사장으로 일하고 있다. 택시 900여 대를 보유한 카카오모빌리티의 자회사 티제이파트너스 대표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해 법인택시 회사들을 인수하기 위해 특수목적 법인으로 티제이파트너스를 설립했다. 이 회사에 소속된 택시기사만 1100여명이다. 카풀 창업자에서 택시 사업자가 된 그는 어떤 모빌리티 혁신을 꿈꾸는 것일까. 중앙일보는 지난달 31일 최 대표를 경기도 성남시 카카오모빌리티 본사에서 만났다. 때마침 같은 날 이른바 ‘타다 금지법’으로 불렸던 ‘여객자동차법 개정안'이 청와대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카풀도 타다도 규제와 택시업계 반발에 막혀 중단됐다. 한국에선 모빌리티의 미래가 없다는 말도 나온다. 왜 더 싸우지 않았나.
혁신이란 단어 정말 좋다. 그런데 아무리 혁신이 중요해도 기존 산업에 큰 피해를 주고 누군가 목숨까지 버릴 정도로 반발한다면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하는 것 아닌가. 1997년 창업한 첫 회사 ‘맥스MP3’(음원 공유 서비스)때부터 나는 지금까지 계속 싸우고 있다. 무혐의 처분을 받았지만, 저작권법·여객자동차법 위반 등으로 경찰 조사도 숱하게 받아 봤다. 그 과정을 거치면서 사회와 함께 가는 혁신에 대해 많이 생각했다. 카풀을 일시 중단했다고, 규제와 싸우지 않는 게 아니다. 싸우는 방법이 갈등을 키우는 방향만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갈등을 일으키지 않고서 새로운 산업이 등장할 있나.
카풀을 접어서 아쉬운 사람을 꼽자면 1순위가 나다. 그런데 카풀이 우리의 궁극적 목표는 아니다. 우리는 누군가 이동하고 싶을 때 '즉시 빠르고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게 해주는 서비스를 만들고 싶다. 그 해결책이 카풀이라 생각했지만 어마어마한 사회적 갈등을 초래했다. 그래서 생각한 게 조금 시간이 더 걸리고 천천히 가더라도 사회적 갈등을 최소화하는 방향이었다. 혁신이 무조건 초고속으로 기존 산업을 파괴하면서 진행돼야 하는 것은 아니다. 서비스 중단 후 법제화로 가는 느린 길을 택한 것은 그래서다.
2018년 10월 서울 동대문구의 한 법인 택시 차고지에서 택시들이 주차돼 있다. 택시업계는 카카오모빌리티가 출시한 운전자용 카풀 애플리케이션 '카카오T 카풀 크루'에 대해 강력히 반발했다. [뉴스1]

2018년 10월 서울 동대문구의 한 법인 택시 차고지에서 택시들이 주차돼 있다. 택시업계는 카카오모빌리티가 출시한 운전자용 카풀 애플리케이션 '카카오T 카풀 크루'에 대해 강력히 반발했다. [뉴스1]

 
여객자동차법 개정안은 택시 기반 모빌리티 서비스가 핵심이다. 그러나 '택시로는 혁신이 불가능하다'는 비판도 있다.
나는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택시는 지난 50여 년 간 투자할 필요가 전혀 없는 ‘자산 산업’이었다. 가만히 있어도 면허값은 오르고 차고지 땅값은 뛰었다. 서비스 개선에 투자할 욕구 자체가 안 생겼다. 더구나 정부에서 택시 요금을 통제하고 외관 등을 규제했다. 지금 보는 택시는 이 같은 문제가 50여 년 간 누적된 결과다. 투자 없이 서비스가 좋아질 수 없다. 그런데 점점 소비자 수준이 높아지면서 서비스에 대한 공급자와 소비자 간 생각 차이가 커졌다. 이제 정말 바꿔야 하는 시기가 왔다. 현 시점에선 우리가 하고 있는 가맹택시(프랜차이즈 브랜드 택시)가 해결 방법 중 하나라 본다.
 
어떻게 바꾸나.
택시 서비스가 형편 없었던 것은 사납금이라는 기형적 제도 때문이다. 매일 13만~14만원씩을 회사에 가져다줘야 월급이 나오는데 기사가 어떻게 좋은 서비스를 할 수가 있나. 사납금 채우라고 쪼이는 상황에서 쉽지 않다. 그래서 비교적 규제가 적은 가맹택시 모델을 활용해 사납금제를 없앤 다음 월급제(전액 관리제)를 시행했다. 안정적 수익을 올리는 기사가 승객에게 좋은 서비스를 하고, 그게 수익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게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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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T블루 기사 월급 200만~400만 

카카오 T 블루 가맹계약을 맺은 한 택시회사 기사의 2월분 월급 명세서. 주야간을 교대로 근무한 기사의 월급명세서다. [사진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 T 블루 가맹계약을 맺은 한 택시회사 기사의 2월분 월급 명세서. 주야간을 교대로 근무한 기사의 월급명세서다. [사진 카카오모빌리티]

기사 월급을 얼마나 주느냐고 묻자 그는 개인정보를 제외한 기사의 세전 기준 월급 명세서를 공개했다. 지난 2월 기준 명세서에는 적게는 276만여원(주간) 많게는 397만여원(야간)의 금액이 찍혀 있었다. 통상 사납금제에서 택시기사 월급은 120만원 안팎(25일 만근 기준)이며 사납금보다 초과해서 번 금액은 기사가 가져간다.
 
택시업계는 사납금이 없으면 외부에 나가있는 기사를 통제할 방안이 없다고 말한다.
어떻게 실적을 채우지 못하면 월급을 주지 않는 방식으로 기사를 관리하나. 물론 기사 중엔 나가서 일을 제대로 안 하는 기사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100% 완벽한 제도는 없다. 회사가 조금 손해를 볼 수 있지만, 투자라 생각하고 기사를 믿어야 한다. 택시 서비스가 문제였던 것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기사)들이 힘들었기 때문이다.
 
가맹형 브랜드 택시인 카카오 T 블루는 일반 택시보다 호출비 3000원을 더 내야한다. 승차거부 없고 좋은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명목에서다. 하지만 도입 초기 서비스는 별로 달라진 건 없이 요금만 올렸다는 비판을 받았다. 티제이파트너스 소속 택시 절반가량(400여대)은 카카오 T 블루로 운영된다. 상반기 내 모든 택시를 카카오 T 블루로 전환하는게 목표다. 최 대표에게 카카오 T 블루가 '3000원 돈값'을 하는 것 같냐고 물었다.  
 
“호출하면 내 바로 앞까지 100% 와준다. 기존 택시보다 기사가 말도 잘 안 걸고 차도 새 차다. 난 '돈값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3000원이 아닌 3만원을 줘도 아깝지 않을 서비스를 만드는 게 앞으로의 과제다.” 
시내를 주행 중인 카카오T블루 택시. 박민제 기자

시내를 주행 중인 카카오T블루 택시. 박민제 기자

 
중단되는 ‘타다 베이직’에 비해 카카오T블루는 택시와 별 차이 없다는 지적도 있다.
수십년간 사납금제하에 운영되던 택시를 몰던 기사가 아직 많다. 이들이 오랜 습관을 바꾸는데 시간이 걸릴 수 밖에 없다. 나도 매일 택시 회사를 방문해 교육한다. 담배 피우지 마시고, 말 걸지 마시고, 손님 내리면 5분간 환기하라고 신신당부한다. 변화의 속도가 느린 건 부정하지 않겠다. 열 번을 타면 두세 번은 '뭐가 다른거냐' 반문할 수도 있다. 그래도 이후 다시 두세 번을 더 탈 땐 좀 달라진 게 느껴진다. 1년 전만 해도 소비자들은 모든 택시에 다 불만이었다.
 
11인승 승합차 모델이 금지되면 카카오모빌리티가 독주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아직 제대로 시장이 만들어지지도 않은 상태다. 시장이 만들어지면 글로벌 기업부터 국내 스타트업까지 다 들어올 것이라 본다.
 
앞으로 갈 길이 멀어 보인다.
우리는 이동에 미친 사람들이다. 지금 상황에선 가맹택시라는 답을 들고 있지만, 앞으로 10년 20년 뒤엔 그때에 맞는 또 다른 답을 제시할 것이다. 막히면 새로운 방법을 찾는 게 책임있는 자세다. 포기하지 않고. 그게 진짜 혁신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박민제 기자 letm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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