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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꽃에 무너진 2m 거리두기…일부 교회 여전히 현장예배

정부가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오는 19일까지 2주 연장하기로 발표한 가운데 5일 오후 서울 여의나루역 인근 한강변에 벚꽃 구경을 나온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우상조 기자

정부가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오는 19일까지 2주 연장하기로 발표한 가운데 5일 오후 서울 여의나루역 인근 한강변에 벚꽃 구경을 나온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우상조 기자

“날씨가 너무 좋잖아요. 벚꽃도 곧 질 텐데, 이 정도로 ‘무장’하고 즐기는 건 괜찮지 않을까요?”
 

여의도 벚꽃 명소에 인파 몰려
“간격 유지” 방송 무시 곳곳에 긴 줄
“밖 나왔다고 죄인 취급하나” 반발
전광훈 목사 교회 등 또 예배 강행

5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나루역 2번 출구 앞에서 친구를 기다리던 김모(28)씨는 이렇게 말하며 마스크를 고쳐 썼다. 그는 “집에서 나올 때도 손을 씻고 나왔고, 지하철역 개찰구에 있는 손 세정제도 사용했다”며 “‘사회적 거리 두기’의 의미를 알지만, 이렇게 날씨가 좋은 날 집에만 있자니 더 병이 날 것 같았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두려움도 춘심(春心)을 이기지는 못했다. 서울시가 여의도 벚꽃 축제를 취소한 데 이어 대표적 벚꽃 명소인 국회의사당 뒤편 여의서로(윤중로) 1.6㎞ 구간을 폐쇄했지만, 여의도는 주말 내내 몰려든 인파로 붐볐다. 상춘객은 폐쇄 구간 대신 미통제 구역인 마포대교 남단부터 여의도 63빌딩 앞까지의 여의동로와 여의도 한강공원으로 몰려들었다.
 
영등포구청이 지하철 5호선 여의나루역 앞에 길가에 스피커를 설치하고 “안전거리 2m 간격을 유지해달라”는 내용의 안내방송을 틀었지만, 의미가 없었다. 현장을 통제하던 경찰은 “인파가 너무 몰려 사회적 거리 두기를 지켜달라고 요청하는 게 무의미할 정도”라고 말했다.
 
시민들은 만개한 벚나무 아래에서 사진을 찍거나 벚꽃을 감상하며 길을 걸었다. 편의점 즉석 라면 조리기 앞에는 라면을 끓이기 위해 모인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렸다. 은평구에서 자녀를 데리고 온 한 부부는 “어린이집이 문을 닫아 아이들이 너무 답답해하길래 벚꽃도 볼 겸 바람 쐬러 나왔다”며 “생각보다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코로나19와 무관한 곳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여의도 한강공원 풀밭에도 삼삼오오 모인 시민들이 돗자리를 펼쳐놓고 앉아있었다.
 
그나마 5일에는 전날보다는 인파가 다소 줄어들었다. ‘2m 사회적 거리 두기’가 가능할 정도였다. 하지만 여전히 적지 않은 시민들이 봄꽃을 즐겼다. 이날 오후 2시쯤 영등포구에서 26번째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는 내용의 안전 안내 문자가 발송됐지만, 별반 신경을 쓰지 않는 모습이었다.
 
일부 방문객은 비난 여론에 대해 불쾌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대학원생이라는 박모씨는 “정부 지침을 완벽하게 지키려면 아예 집 밖으로 나오면 안 되는 것 아니냐”며 “버스나 지하철에서도 2m 거리 두기가 안 되는데, 이런 날 밖으로 나왔다는 이유만으로 죄인 취급을 받을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예배를 강행한 서울시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인근이 신도들로 북적이는 모습. [뉴시스]

예배를 강행한 서울시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인근이 신도들로 북적이는 모습. [뉴시스]

일부 교회들은 5일에도 현장 예배를 강행했다. 서울시 행정명령을 어기고 일요일 예배를 강행해 한 차례 고발까지 됐던 서울 장위동사랑제일교회(담임목사 전광훈)는 이날도 예배를 진행했다. 이 교회는 지난달 29일 서울시의 집회금지 행정명령을 어기고 현장 예배를 진행해 경찰에 고발됐다. 이 명령을 위반하면 1인당 300만원의 벌금을 부과받을 수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난주보다 거리를 더 띄우는 등 방역 수칙을 지키려는 노력이 보였지만, 행정명령에 불복하고 예배를 강행한 만큼 이번에도 고발할 예정”이라며 “목사도 마스크를 끼지 않았고, 참석자 명단도 제출하지 않아 방역수칙을 위반한 것으로 파악했다”고 말했다.
 
이가람·이후연·편광현·이우림 기자 lee.garam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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