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에서 열린 코로나19 브리핑에서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장(왼쪽)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발언을 듣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004/03/46ccc18c-baf5-40f8-9489-d830fcbd12f0.jpg)
지난 1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에서 열린 코로나19 브리핑에서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장(왼쪽)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발언을 듣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일반인은 마스크를 써야 하나 말아야 하나. 미국 워싱턴에서 최근 나흘째 논쟁 중인 주제다.
워싱턴, 일반인 마스크 착용 놓고 나흘째 논쟁 중
CDC 기존 지침 바꿔 "마스크 착용" 권고하려는데
트럼프 "도움될 수 있어" "강제할 수 없어" 오락가락
파우치 "마스크 무한대 공급되는 완벽한 세상 아냐"
워싱턴포스트·뉴욕타임스 등 언론은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기존 권고를 수정해 '모든 사람이 슈퍼마켓·약국 등 공공장소에서 마스크 등 얼굴 가리개를 착용하라'는 권고를 발표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해당 권고가 나오더라도 의무를 지우지 않고 개인의 자율에 맡기겠다고 말했다.
미 최고 감염병 전문가로 꼽히는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장은 별도 인터뷰에서 일반인의 마스크 착용에 반대의 뜻을 밝혔다. CDC, 트럼프 대통령, 파우치 박사가 마스크 착용에 대해 미묘하게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다.
트럼프 "원하는 사람 쓰면 돼"
CDC가 '일반인은 마스크를 쓰지 말라'고 했던 기존 권고를 수정하게 된 배경을 설명해 달라는 질문에 트럼프는 데버러 벅스 백악관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 조정관에게 마이크를 넘겼다. 벅스 조정관은 마스크에 관한 직접적인 답변을 피하면서 "바이러스 확산을 늦추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사회적 거리 두기와 손 씻기"라고 말했다.
파우치 "의료진에게 마스크 돌아가야"
CDC는 코로나19 감염자의 25%가 증상을 보이지 않지만, 바이러스를 전파할 수 있다는 데이터에 근거해 일반인의 마스크 착용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모든 사람이 공공장소에서 마스크를 쓰면 무증상 감염자가 자신도 모르게 바이러스를 전파하는 것을 막을 수 있지 않으냐는 질문에 파우치 박사는 "일반인 모두 마스크를 쓰라는 권고를 내려 마스크가 꼭 필요한 의료진이 사용하지 못하는 상황을 만들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파우치 박사는 "마스크가 무한대로 공급될 수 있는 '완벽한 세상'에서는 감염자가 자신도 모르게 바이러스를 전파하는 것을 예방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마스크가 100% 감염을 막지 못한다는 것을 연구를 통해 알고 있지만, 전파를 예방하는 데 영향을 줄 수 있다면 충분하다"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 '마스크 혼선'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마스크가 도움될 수도 있다. 스카프도 괜찮다"고 말했다. 지난달 30일 백악관 브리핑에서는 "일반인의 마스크 착용에 대해 TF에서 논의할 것"이라면서 "제한된 기간이라면 그렇게 할 수도 있다"고 긍정적으로 말했다.
로버트 레드필드 CDC 국장은 지난달 31일 애틀랜타 지역 라디오 인터뷰에서 마스크 착용에 관한 권고를 수정하는 방향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에 감염됐지만 아무런 증상을 보이지 않는 사람들이 바이러스를 전파하고 있을 수 있다는 새로운 데이터가 나왔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연방정부 권고와 별도로 뉴욕시와 로스앤젤레스시는 이미 집 밖으로 나올 때 집에서 만든 천 마스크나 스카프로 코와 입을 가리라고 권고했다.
미국 코로나19 환자는 2일 오후 10시 기준으로 24만2000명을 넘었다. 이 가운데 6000명이 숨졌다. 전 세계 코로나19 확진 사례는 이날 100만 건을 넘어 101만 4673명으로 집계됐다.
워싱턴=박현영 특파원 hypark@joonga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