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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디, 패스워드 필요없어요…'DID 시대'가 온다

모든 것이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전환하고 있다. 신분증도 예외일 수 없다. 아날로그식 신분증이 디지털 방식으로 바뀌고 있다. 공항·은행·관공서 등의 다양한 공간에서 개인인증 절차가 간편해 지고 있다. 개인인증 절차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크게 두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주민등록, 공인인증서 대체하는 신원 인증
생체 정보로 신원 확인하고 결제까지

생체인식기술의 범용화

첫째는 생체인식기술의 활용이다. ‘나’임을 증명하는 절차가 얼굴·홍채·목소리·지문·정맥으로 대체되고 있다. 이미 국내 공항 탑승 수속을 신분증 없이, 지문과 정맥으로 할 수 있다. 나아가 금융권 바이오 정보와 공항 내 개인인증을 연결할 계획이다. 2019년 6월 금융결제원은 한국공항공사와 금융권 바이오 정보 공동 활용을 위해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금융회사에 바이오 정보를 등록한 고객이 국내 공항에서 신분확인·탑승·수속·면세점 결제·환전·ATM 등을 원스톱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금융권 공동 바이오인증시스템과 한국공항공사의 인프라를 연계할 계획이다.  
아날로그식 신분증을 대체해 나갈 생체인식기술

아날로그식 신분증을 대체해 나갈 생체인식기술

 
정맥 인증기술은 이미 대부분의 금융회사에서 쓰고 있다.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바이오 정보 유출 및 프라이버시 침해를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어 현재 금융권에서 안정적으로 확대 운영하고 있다. 나아가 국제표준화를 추진하고 있다. 금융결제원은 금융권 공동 바이오인증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바이오 정보 분산관리센터를 운영 중이며, 금융회사의 바이오인증, ATM 및 스마트 무인점포 등의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생체인식기술의 활용은 이미 다양한 영역으로 퍼지고 있다. ‘얼굴’이 출입증 역할을 하게 되면 기업에서는 사원증을 사용하지 않아도 된다. 국내 병원은 병동 출입관리에 AI 안면 인식 기술을 도입하기 시작했다. 코로나 19 확산으로 신체접촉 없이 병동을 출입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감염병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또 정확한 동선파악이 가능해져 역학조사에도 활용할 수 있다.
 
시장조사기관 프로스트 앤드 설리번은 '2024 글로벌 생체인식 시장 분석 보고서'를 통해, 세계 생체인식기술 시장 규모가 2024년까지 연평균 19.6% 성장해, 459억 6000만 달러 수준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스마트폰과 사물인터넷 사용량이 급증함에 따라 모바일 생체인증이 보편화할 것으로 예측한 것이다. 향후 생체인식기술은 신분 정보와 함께 지급결제수단이 함께 등록되면서 모바일 쇼핑이나 오프라인 환경에서의 무인쇼핑 등으로 활용될 전망이다.
 

디지털 신분증, DID 시대가 온다

개인인증 절차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되는 또 다른 전개는 디지털 ID다. 즉 아날로그식 신분증이 탈 중앙 신원인증(DID, Decentralized Identifiers)으로 바뀔 전망이다. 이미 우리 삶의 많은 영역에서 인쇄 문서가 전자 문서로 대체되고 있기 때문에, 디지털 ID는 더는 특별한 일이 아닌 게 되었다. DID 서비스는 블록체인을 활용한 ‘모바일 신분증’으로 공인인증서와 주민등록증을 대체할 것이다. 곧 아이디나 비밀번호마저 필요 없어질 것으로 판단된다.  
 
기존의 신원 또는 자격증명 확인 방식은 중앙집중형이다. 즉, 국가나 기업이 해당 정보를 보유하고, 개인이 발급받아 사용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주민등록 정보를 보유한 주민센터로부터 주민등록등본을 발급받고, 금융정보를 보유한 은행으로부터 공인인증서를 받으며, 병적기록을 보유한 병무청으로부터 병적증명을 받는다. 이러한 중앙집중형 방식에서는 해커가 시스템을 공격해 수많은 개인정보를 탈취할 수 있기 때문에, 보안에 매우 취약하다는 특징이 있다.  
 
반면, DID 서비스는 블록체인 네트워크상에 연결된 각 참여기관 및 사용자들이 해당 정보를 분산적으로 저장하고, 암호화 기술을 사용하여 공유하고 있어 사이버보안 능력이 매우 높다. DID는 기본적으로 정보의 주체(사용자 혹은 개인)가 각종 정보를 직접 관리할 수 있다. 필요한 정보(성명, 주민등록번호, 전화번호, 주소, 금융정보 등)를 스마트폰을 통해 언제든 제시할 수 있다. 주민센터, 은행, 병무청 등의 기관이 블록체인 네트워크상에서 진위를 실시간으로 검증해 주기 때문에 허위나 조작이 불가능하다.
 
DID가 상용화되면, 다양한 장소에서 개인의 신원을 확인 및 증명하는 것이 가능해지기 때문에 다양한 산업에서 주목하고 있다. 국내에서 추진되고 있는 3대 DID 연합에는 ‘마이아이디 얼라이언스(My-ID alliance)’, ‘이니셜 DID 연합(DID Initial)’, ‘DID 얼라이언스 코리아(DID Alliance Korea)’가 있다. 각각의 DID 연합은 은행, 증권 등의 금융사가 중심이 되거나, 통신사 혹은 IT기업들이 중심을 이루고 있다. 기업에 따라 2개 이상의 연합에 참여하기도 한다.  
3대 DID 연합

3대 DID 연합

 

지급결제산업의 혁신

애플·구글 등 빅 테크(Big Tech) 기업들은 모바일 간편결제 및 송금 서비스를 경쟁적으로 출시해 왔다. 아마존·이베이·알리바바 등과 같은 전자상거래 기업들도 지급결제 서비스를 간편화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바이두·파나소닉 등의 IT기업은 생체인식기술을 고도화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이러한 흐름이 뚜렷하게 전개되고 있다.
 
이미 생체인식기술과 화자인증기능을 활용한 결제시스템은 다양한 영역에 도입 혹은 시범운영 중이다. 패미리마트는 파나소닉의 안면 인식 기술을 도입한 무인 편의점을 오픈했다. 세븐일레븐도 이미 롯데카드가 개발한 정맥 인식기술 등을 활용해 무인편의점을 오픈했다. 구글은 구글페이와 구글 어시스턴트를 연동해 ‘말 한마디로’ 개인 간 송금(P2P)이 가능한 서비스를 선보였다. “오케이 구글, 홍길동에게 송금해줘” 한마디로 송금이 가능해졌다. 공인인증서, 복잡한 ID와 비밀번호, OTP가 필요 없어졌다. 구글은 AI 스피커 구글 홈을 통한 송금 기능도 탑재할 예정이다. 목소리만 듣고도 오직 ‘나’의 명령만을 수행할 수 있게 하는 ‘화자인증’ 기능을 갖춰나가고 있다.
지급결제산업의 혁신사례

지급결제산업의 혁신사례

 

개인인증과 지급결제 혁신에 대응하라

기업들은 디지털 개인인증 기술을 활용해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 DID는 2020년 상용화를 추진하고, 2021년 다양한 영역에 범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오프라인 대면 환경하에서도 키오스크와 접목해 개인인증 및 지급결제 절차를 간소화할 수 있고, 온라인 환경하에서도 소비자를 식별하는 절차를 줄이고 개인에게 초 맞춤화(hyper Customization)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한편, 지급결제 혁신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금융사들은 물론이고, 유통사, IT 기업, 플랫폼 기업, 교통 서비스업, 교육 서비스업 등 전 영역에 걸쳐 혁신적 지급결제 서비스를 활용하거나 지급결제 기술을 구축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생체인식기술과 디지털 ID를 활용한 개인인증 절차 간소화가 추진됨에 따라 다양한 영역에서의 지급결제 혁신도 두드러지게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지급결제 분야의 R&D 투자를 강화하거나 생체인증 전문기업들과의 기술제휴도 필요하다. 지급결제 혁신을 위한 기업의 노력은 서비스 개선뿐만 아니라 빅데이터 경쟁력의 확보라는 결실로도 이어질 것이다.  
 
정부의 지원책들도 마중물 역할이 되어야 하겠다. 한국은행은 ‘동전 없는 사회’ 프로젝트를 확대 추진해야 하고, 금융위원회는 금융사들의 비금융 비즈니스 진출 및 협업의 길을 열어주어야 한다. 규제 샌드 박스나 규제자유특구 등과 같은 완화된 규제 환경을 제공할 필요도 있다. 더욱 다양한 영역에서 공공빅데이터와 민간 데이터를 병합해 사용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마련해 국내 지급결제 기술이 세계를 선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퍼블릭 블록체인(Public Blockchain)을 공급해 기업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인프라를 조성하고, 다양한 산업의 대기업들과 기술들을 보유한 스타트업들이 교류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야 한다.  

 
투자를 고려하는 개인들은 개인인증 플랫폼을 서비스하는 기업이나, 생체인식 기술을 보유한 기업, 지급결제 시스템을 혁신하는 기업, 혁신적 개인인증 및 지급결제 시스템을 선도적으로 활용하는 기업 등을 주의 깊게 관찰할 필요가 있다. 다양한 산업에서 지급결제 서비스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그 어떤 산업보다 가파른 기울기로 성장할 유망산업으로 주목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프라인 쇼핑에서 온라인 쇼핑으로 이동하고, 대면 서비스에서 비대면 서비스(Untact Service)로 전환되고 있는 변곡점이다. 현금에서 카드로, 카드에서 모바일결제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일어나고 있다. 이제 모바일결제에서 어떤 방식으로 전환될지를 주목해야 한다.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 김광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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