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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어로 "세자 저하"…'킹덤2' 넷플릭스 흥행의 숨은 공신

넷플릭스에서 지난 13일 공개한 킹덤 시즌2는 우리나라를 포함한 최소 15개국 이상에서 차트 10위권 내에 들며 전세계적으로 흥행하고 있다. [사진 넷플릭스]

넷플릭스에서 지난 13일 공개한 킹덤 시즌2는 우리나라를 포함한 최소 15개국 이상에서 차트 10위권 내에 들며 전세계적으로 흥행하고 있다. [사진 넷플릭스]

한국 드라마 '킹덤 시즌2'가 글로벌 흥행 중이다. 지난 13일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이후 한국을 비롯해 홍콩·말레이시아·필리핀·대만·태국 등 동아시아 지역과 쿠웨이트·오만·사우디 등 중동, 페루 등 남미, 러시아에 이르기까지 최소 15개국 이상에서 ‘일간 톱10위 안에 들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북미 영화 전문 사이트 IMDB에서도 ‘가장 인기있는 TV쇼’ 9위에 올랐다. 미국 HBO의 인기 드라마 ‘왕좌의 게임’(10위)보다 순위가 한 계단 높다. 평점은 8.3이다.
 

[단독 인터뷰] 캐시 로크니 넷플릭스 디렉터

글로벌 흥행은 기본적으로 탄탄한 극본과 뛰어난 연기 덕분이다. 그러나 숨은 공신이 더 있다. 한국 드라마엔 불모지였던 국가까지 킹덤을 알릴 수 있었던 건 더빙과 자막이다. 글로벌 플랫폼인 넷플릭스의 더빙팀은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한국어 대사를 현지 언어로 맛깔나게 옮겼다. 현재 넷플릭스는 킹덤2에 대해 폴란드어, 터키어, 태국어 등 13개 언어로 더빙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자막은 노르웨이어, 히브리어, 헝가리어, 아랍어 등 29개 언어로 서비스 중이다. 통상 영어와 중국어 외에 한두 개 언어 자막을 추가로 제공하는 여타 온라인동영상 서비스(OTT·Over The Top)와는 규모나 번역의 품질 면에서 차이가 크다.
넷플릭스 글로벌라이제이션 부문 디렉터 캐시 로크니. [사진 넷플릭스]

넷플릭스 글로벌라이제이션 부문 디렉터 캐시 로크니. [사진 넷플릭스]

넷플릭스는 왜 이렇게까지 많은 언어로 서비스하는 것일까. 중앙일보는 최근 캐시 로크니(Kathy Rokni) 넷플릭스 글로벌라이제이션 부문 디렉터를 e메일로 인터뷰했다. 콘텐트 현지화 업무를 담당하는 로크니 디렉터의 국내 언론 인터뷰는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우리는 예술과 기술이 조화를 이룰 때 나오는 힘을 믿고 있다”며 “더빙과 자막은 한국을 비롯해 다양한 언어권 출신 창작자들이 만든 훌륭한 이야기를 전세계가 발견할 수 있게 도와준다”고 말했다.
 

세계에 '갓' 알린 킹덤 

콘텐트의 현지화가 왜 중요한가.
넷플릭스는 현지 창작자가 만들고, 현지 배우들이 출연하고, 그들의 언어로 된 지역별 오리지널 콘텐트를 제작한다. 각 작품은 이야기, 장르, 그리고 스타일 측면에서 모두 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다. 자막과 더빙은 이런 작품들에 더 많은 시청자가 접근할 수 있게 도와준다. 킹덤을 예로 들자면 자국어로 된 자막과 더빙 덕분에 더 많은 세계인이 한국의 콘텐트를 즐기게 됐다. 게다가 한국 전통 의상인 ‘갓’에 세계인들이 큰 관심을 갖는 계기도 만들어 냈다.
 
조선시대 배경인 킹덤의 대사를 각국 언어로 옮기는 게 간단치 않았을 거 같다.
더빙과 자막을 제작할 때 원래 언어(킹덤의 경우 한국어)에서 ‘피벗 랭귀지’(pivot language·다국어로 번역시 기준으로 삼는 언어)를 거쳐 제3의 언어로 번역이 이뤄진다. 이 피벗 랭귀지도 같은 문화를 공유하는 아시아권과 서구권은 다르게 만든다. 예컨대 신하들이 세자(배우 주지훈)를 맞이하는 장면에서 ‘세자 저하를 뵈옵니다’라고 한 대사가 있다. 서구권 국가 피벗 랭귀지에는 이 대사를 ‘Long live our crown prince(세자 저하 만세)’로 반영했다. 그들이 주로 사용하는 표현을 쓴 것이다. 하지만 비슷한 문화를 공유하는 아시아 국가 언어로 옮길 때는 원문 대사를 살려 ‘We greet Your Highness’(세자 저하를 뵈옵니다)로 표현했다.
 

자막·더빙 제작에 4개월 

넷플릭스에서 지난 13일 공개한 킹덤 시즌2는 우리나라를 포함한 최소 15개국 이상에서 차트 10위권 내에 들며 전세계적으로 흥행하고 있다. 킹덤에서 의녀 역을 출연 중인 배우 배두나씨가 촬영장면을 확인하고 있다. [사진 넷플릭스]

넷플릭스에서 지난 13일 공개한 킹덤 시즌2는 우리나라를 포함한 최소 15개국 이상에서 차트 10위권 내에 들며 전세계적으로 흥행하고 있다. 킹덤에서 의녀 역을 출연 중인 배우 배두나씨가 촬영장면을 확인하고 있다. [사진 넷플릭스]

조선 시대 관직 이름도 바꾸기 어려웠을 거 같다.
관직도 문화권 별로 다르게 표현했다. 킹덤에 나오는 '어영대장'은 중국어와 일본어 자막에선 모두 한국어와 똑같이 ‘御營大將’(어영대장)이라고 표기했다. 하지만 서구권에선 ‘Head of Royal Command’(왕실 수비대장)로 바꿨다.
 
자막을 만들기 어려웠던 장면이 있다면.  
우리는 일반 자막 외에도 청각 장애인을 위해 화면 해설이 들어간 자막도 만든다. 킹덤에는 좀비 액션 장면이 많은데, 정확하고 사실성 있게 소리를 청각 장애인용 해설로 전달하면서도 지나치게 반복적이지 않도록 만들기가 어려웠다. ‘핏방울이 떨어지는 소리’, ‘먼 곳의 으르렁 소리’, ‘살이 오그라드는 소리’ 등 풍부한 묘사로 좀비 결투신을 표현했다.
 
많은 시간이 걸렸을 것 같다.  
킹덤2에 자막과 더빙을 입히는 데 총 4개월 이상 걸렸다. 넷플릭스의 기존 평균 소요 시간보다 길었다.
 
넷플릭스 콘텐트에 더빙 작업을 하는 스튜디오. 넷플릭스는 1만시간 분량의 콘텐트를 더빙으로 제공한다. [사진 넷플릭스]

넷플릭스 콘텐트에 더빙 작업을 하는 스튜디오. 넷플릭스는 1만시간 분량의 콘텐트를 더빙으로 제공한다. [사진 넷플릭스]

더빙 제작을 얼마나 많이 하나.
넷플릭스는 1억6700만 명 이상의 유료 구독 회원을 보유하고 있다. 그 중 60% 이상이 미국 이외 지역 거주자다. 우리는 이들이 언어와 상관없이 콘텐트를 자유롭게 즐기길 원한다. 넷플릭스는 현재 더빙으로 30개 언어, 1만 시간 이상 분량의 콘텐트를 제공하고 있다. 언어의 장벽이 더 이상은 ‘현재 진행형’이 돼서는 안 된다.
 

"언어의 장벽 허물어야" 

다양한 언어로 오리지널 콘텐트를 제작하는 이유는.
일반적으로 영어권 시청자는 외국어 콘텐트를 안 볼 것이라고들 생각한다. 하지만 언어와 상관없이 좋은 이야기는 통한다. 실제 넷플릭스의 많은 구독자들이 스페인어로 촬영된 '나르코스'를 좋아했다. 독일어로 만들어진 드라마 '다크'를 본 사람의 절반 이상은 독일 외 지역 시청자였다. 브라질 오리지널 시리즈 '3%'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다양한 국가의 다양한 콘텐트가 보다 많은 사람에게 '발견될' 수 있게 하고 싶다. 한국어를 모르는 사람도 '킹덤', '좋아하면 울리는', '나 홀로 그대'와 같은 한국 작품의 창작 의도를 그대로 느꼈으면 좋겠다. 기술과 인간의 노력을 효과적으로 결합할 때, 훌륭한 언어가 국경과 언어를 넘어 모두의 가슴에 진실한 감동을 줄 수 있을 것이다.
 

박민제 기자 letm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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