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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지각 귀국길 한빛부대…셧다운 국가 피해 나왔다

아프리카 남수단에 파병돼있는 한빛부대 교대 인원 중 일부가 27일 뒤늦은 귀국길에 올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남수단이 한국군에 대해 사실상의 입국제한 조치를 실시함에 따라 새 병력 투입 없이 일단 현지에서 최소 필요 인원만 남긴 채 부분 귀국 작전이 이뤄진 것이다.
지난해 7월 8일 인천 계양구 국제평화지원단에서 한빛부대 11진 환송식이 열린 가운데 서욱 육군참모총장이 부대원에게 꽃다발 목걸이를 전달하며 격려하고 있다. [뉴스1]

지난해 7월 8일 인천 계양구 국제평화지원단에서 한빛부대 11진 환송식이 열린 가운데 서욱 육군참모총장이 부대원에게 꽃다발 목걸이를 전달하며 격려하고 있다. [뉴스1]

 
국방부는 이날 오후 9시 50분께 한빛부대 11진이 남수단을 떠나 다음날(28일) 오전 11시10분께 한국에 들어온다고 밝혔다. 한빛부대 11진은 에티오피아 전세기로 남수단 수도 주바를 출발해 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를 경유한 뒤 인천국제공항으로 들어올 계획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귀국하는 11진 인원 모두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게 된다”며 “전원 음성으로 판별되더라도 2주간 자가격리에 들어간다”고 말했다. 인천공항에서 이들은 특별입국절차 규정에 따라 유증상자로 분류되는 경우 공항 검사시설에서 진단검사가 진행되며 무증상자는 육군학생군사학교에서 예방적 차원의 군 자체 진단검사를 받는다. 확진자는 전원 육군학생군사학교 내 격리 치료를 받는다.
 

남수단 이어 우간다, UAE까지 입국제한하면서 일정 꼬여

 
당초 계획대로라면 남수단에 주둔하는 한빛부대 11진은 8개월 동안의 임무를 마치고 지난 9일과 23일 두 차례에 걸쳐 12진과 교대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남수단은 물론 원래 귀국 경로에 포함돼있던 우간다, 아랍에미리트(UAE)까지 한국인에 대한 입국제한에 나서면서 일정이 꼬였다. 한빛부대는 남수단을 오갈 때 통상 UAE의 아부다비와 우간다의 엔테베를 거치는 경로를 이용해왔다. 자연히 한빛부대 12진은 앞서 1월 편성을 마친 상태로 한국에서 발이 묶인 상태가 됐다.
 
남수단은 이달 초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새로운 유엔평화유지군(PKF)의 자국 입국을 연기해달라고 유엔을 통해 요청했다. 여기엔 한국을 비롯 중국, 인도, 네팔, 캄보디아 등 5개국이 포함돼있다. 당시만 해도 한국군의 입국을 제한하면서도 한국인에 대한 입국제한 조치는 실시하지 않고 있던 남수단은 지난 24일 모든 외국인에 대해 입국금지 조치를 내렸다.  
 
UAE도 지난 19일부터 한국을 포함한 72개 입국비자 면제 대상 외국 국적자에 대해 입국을 금지했고, 이어 우간다는 지난 23일 국경을 아예 폐쇄했다. 군 관계자는 “이달 초 남수단의 PKF 입국 중지 요청만 있을 땐 12진이 들어갈 방법은 없어도 그나마 11진이 나올 길은 있었다”며 “이후 우간다, UAE에서 입국제한 조치가 이뤄지는 등 상황이 급변하면서 11진의 귀국길까지 차질이 빚어졌다”고 말했다.
 

아직 셧다운 안 한 에티오피아 경로로 ‘급선회’

 
이에 정부는 남수단에서 에티오피아항공 전세기를 띄워 아디스아바바를 거치는 경로를 1안으로 둔 뒤 우간다 경유 없이 UAE 아부다비만 거쳐 한국에 들어오는 경로를 2안으로 구상했다. 1안은 에티오피아가 아직 한국인 입국금지 조치를 실시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가장 유력한 방안으로 꼽혔다. 2안의 경우 UAE가 한국인 입국을 제한하고 있음에도 한빛부대의 아부다비 경유를 허용하는 예외 조치가 충분히 가능해 떠오른 시나리오라고 한다. 정부 관계자는 “2안에는 평소 양국간 긴밀한 국방·방산 협력 관계가 한몫 했다”며 “결국 이중 비교적 손쉬운 1안이 채택됐다”고 말했다.
 

현지 남은 필수 인원, 총선 참정권 사실상 ‘제한’

 
정부가 한빛부대의 정상적인 교대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부분 귀국에라도 적극적으로 나선 건 장병들의 전역과 참정권 행사 문제를 이른 시일 내 해결해야 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빛부대의 귀국이 전면 미뤄진다면 4월 초 전역을 앞둔 10여명 장병들은 병역 관리에 애를 먹을 수밖에 없다. 또 270여명에 달하는 11진 전체 인원이 4·15 총선에 투표하지 못하는 상황 역시 불가피해진다. 필수인원으로 현지에 남아야 하는 인원을 최소 60여명이라고 봤을 때 이들은 이번 총선에서 투표권을 부여받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코로나19 영향에 따른 업무 차질로 주우간다 한국대사관의 한빛부대 재외투표소 설치 계획을 철회했다.
지난해 7월 8일 인천 계양구 국제평화지원단에서 한빛부대 11진 환송식이 열리고 있다.[뉴스1]

지난해 7월 8일 인천 계양구 국제평화지원단에서 한빛부대 11진 환송식이 열리고 있다.[뉴스1]

 
군 당국은 코로나19가 다른 파병부대의 교대에도 영향을 미칠지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아크 부대가 파병돼있는 UAE와 아덴만에 나가있는 청해부대의 모항 국가 오만은 한국인에 대해 입국을 통제하고 있다. 동명부대가 있는 레바논은 한국, 중국, 이란, 이탈리아 등을 방문한 외국인 입국 금지를 발표한 상황이지만 유엔 평화유지군 소속의 파병 부대에 대해선 입국을 허용하고 있다. 아크부대, 청해부대, 동명부대의 교대 시기는 각각 오는 6월, 7월, 8월이다. 군 당국자는 “늦어도 총선이 끝난 직후에는 한빛부대 12진이 투입될 수 있도록 외교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남수단이 현재 내각이 해산된 뒤 새 내각을 구성하는 중이라 양국간 소통 채널이 원활하지 않은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근평 기자 lee.keunp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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