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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일본의 코로나19 대응은 ‘도박’…‘코로나 성공’ 운 다했나”

26일 일본 도쿄도(東京都) 스미다(墨田)구의 한 공원에 시민들이 활짝 핀 벚꽃을 만끽하고 있다. 고이케 유리코 일본 도쿄도 지사는 도쿄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날 우려를 표명하고 외출 자제를 당부했다. 연합뉴스

26일 일본 도쿄도(東京都) 스미다(墨田)구의 한 공원에 시민들이 활짝 핀 벚꽃을 만끽하고 있다. 고이케 유리코 일본 도쿄도 지사는 도쿄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날 우려를 표명하고 외출 자제를 당부했다. 연합뉴스

뉴욕타임스(NYT)가 일본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통계에 대해 의구심을 드러냈다.
 
NYT는 26일(현지시간) ‘일본의 바이러스 성공은 세계를 어리둥절하게(puzzled) 만들었다. 이제 그 운이 다하고 있나?(Is its luck running out?)’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일본의 코로나19 대응 실태와 향후 위험성을 분석했다.
 
신문은 “일본은 극단적인 이동 제한이나 경제적 피해가 큰 봉쇄 조치, 심지어 광범위한 진단검사를 하지 않고도 이탈리아나 뉴욕과 같은 우울한 상황을 피해 전염병학자들을 갸우뚱하게 했다”며 의문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신문은 거리와 식당 클럽 등에서 마스크 없이 평소처럼 생활하는 일본인들의 일상을 사진을 통해 공개했다.
 
신문은 일본은 ‘발원지’인 중국과 가깝고 이미 1월 중순부터 최초 확진자가 발생한 데다 고령 인구가 많은데도 27일 현재 확진자 1387명, 사망자 47명만을 보고할 정도로 세계에서 가장 느린 속도로 피해가 진행 중이라는 것을 지적했다.
 
이에 대해 미국 워싱턴 대학 전염병 대비 및 세계 보건 안전을 위한 메타센터의 공동 책임자인 피터 래비노위츠 교수는 “그들(일본)이 올바른 일을 했거나, 아니면 그렇게 하지 않았던가 둘 중 하나다. 뭐가 맞는지는 아직 알 수 없다”고 말했다.
 
NYT는 일본이 코로나19 대유행을 겪는 다른 아시아 국가들과 대조를 보인다고 했다. 중국처럼 도시를 봉쇄하지도 않았고, 싱가포르처럼 첨단 감시기술을 적용하지도 않았고, 한국처럼 대대적인 진단검사와 선제적 격리·치료를 하지도 않았는데 질병 확산을 저지한 것처럼 보인다는 점에서다.
 
특히 한국과 비교하며 일본 통계의 허점을 간접 부각했다. 신문은 일본 인구의 절반도 안 되는 한국이 36만5000여 명을 검사한 반면, 일본은 지금까지 단 2만5000명을 검사했다고 지적했다.
 
NYT에 따르면 일본은 하루 7500명의 검사능력을 갖고 있다고 밝히지만, 실제 일 평균 검사 건수는 1200~1300건에 불과하다. 일본에서는 고열과 다른 증상이 2∼4일 지속돼야 의사 진단을 거쳐 검사를 받을 수 있다.
 

“봉쇄도 검사도 안 한 일본이 확산 저지?…日접근법은 도박” 

뉴욕타임스 홈페이지 캡처

뉴욕타임스 홈페이지 캡처

 
일본 국립보건의료과학원의 사이토 도모야 국장은 NYT에 일본의 제한적 검사는 ‘의도적’이라고 밝혔다. 일본의 현 보건정책상 양성 판정을 받은 환자는 병원에 입원시켜야 하지만, 덜 아픈 환자들 때문에 보건의료 자원이 바닥나는 일을 피하고 싶어한다는 것이다.
 
또 사이토 국장은 일본인들이 자주 손을 씻고, 악수 대신 머리를 숙여 인사하고, 마스크를 잘 쓰는 습관을 갖고 있어 소위 ‘사회적 격리(social distancing)’와 유사한 효과가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유행성 질병 전문가 제프리 셔먼 미 컬럼비아대 교수는 일본의 이러한 접근법이 ‘도박(gamble)’에 가깝다고 반박했다.
 
셔먼 교수는 “수면 아래에서 뭔가 무르익고 있다는 것이 위험하다”며 “당신이 알아차릴 때면 이미 다소 늦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실제로 일본에서는 지난 24일 밤 올해 7월 개최 예정이던 도쿄 하계올림픽을 연기하기로 합의한 이후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NYT는 “전염병학자들의 수수께끼가 조금씩 풀리는 것 같다”라며 올림픽 연기 직후 가토 가쓰노부 후생노동상이 ‘걷잡을 수 없는 전염 위험이 높다’고 보고한 것과,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지사가 “감염자의 폭발적 증가”를 뒤늦게 경고한 것을 언급했다.
 
이어 도쿄에서 이번주 들어 환자가 기록적으로 늘고 있다는 사실을 들어 “제한적인 진단검사로 인해 더 많은 감염자가 탐지되지 않고 있다는 두려움이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이미 다른 나라들에 비해 낮은 감염자와 사망자 수 통계에 안도해버린 일본인들은 만원 지하철을 타고, 줄을 서서 쇼핑하거나, 벚꽃놀이를 즐기는 등 전문가들의 경고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고 신문은 염려했다.
 
도쿄 중심가에서 나이키 운동화 한정판을 사려고 긴 줄을 선 한 시민은 NYT에 미국과 유럽 등의 상황을 가리켜 “두렵다. 하지만 지금 여기서는 그렇게 많은 것 같지 않다”라며 “내가 죽는다고 해도 최소한 운동화와 함께 죽겠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전문가들은 각 지자체 차원의 경고보다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나서서 강한 차단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오사카 린쿠종합병원의 감염병 전문가인 야마토 마사야 박사는 NYT와 인터뷰에서 “아베 총리가 도쿄 봉쇄를 선언하는 것이 낫다”며 “경제적 파급효과는 최우선순위가 아니다. 도쿄를 2∼3주 봉쇄하지 않으면 도쿄의 의료시스템이 붕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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