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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란] 돈이 공포를 이겼다...하지만 안심하기엔 이르다?

[출처: 셔터스톡]

 

[위클리KO] 3월 23~27일  일단은 돈의 힘이 실물 공포를 이겼다. 미국의 3월 셋째 주 신규 실업수당 신청 건수가 328만 건으로 집계됐다. 역대 최대치다. 2차 오일쇼크 당시인 1982년 기록 69만5000여건을 훌쩍 뛰어넘는다. 그런데도 미국 증시는 6% 안팎 상승했다. 최악의 실업 상황보다 전날 통과된 2조달러 규모의 경기부양책에 시장이 환호한 셈이다. 하지만, 3월 27일 오전 11시 현재 미국 증시 선물지수는 1% 이상 하락하고 있다. 충격적인 경제지표는 어쩌면, 이제 막 시작이다. 공포감이 여전하다. 반등을 확신하기엔 이른 시점이다.

 

#트럼프가 3년간 만든 일자리 절반이 날아갔다

3월 26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3월 셋째 주(15~21일) 실업수당 신청 건수는 328만건에 달했다. 둘째 주(8~14일) 28만 건과 비교하면 12배 가까이 늘었다. 100만~200만건에 달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예상을 뛰어넘었다. 역대 최대인 2차 오일쇼크 때인 1982년의 69만5000건을 네 배나 웃돈다. 코로나19 사태 본격화하기 이전에는 매주 20만명 안팎이 실업수당을 청구하는 데 그쳤다. 2016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3년 반 동안 창출된 일자리가 750만개인데, 이중 절반 가량을 한 주만에 날린 셈이다.

 

최악의 고용상황은 이제 시작이다. 골드만삭스는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다음주 비슷하거나 더 늘어날 것으로 봤다. 너무 많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실업수당을 청구하면서 컴퓨터가 다운되는 사태가 벌어졌을 정도라고 한다. 통행이 막힌 기간이 길어지면서 곳곳에서 해고가 이뤄지고 있다. 앞서 제임스 불러드 미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2분기 실업률이 30%에 이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JP모건은 미국이 2분기 -25%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그런데도 주가는 올랐다, 왜?

26일 미국 다우지수는 6.38%, S&P500지수는 6.24%, 나스닥지수는 5.6% 급등했다. 왜 올랐을까. 일단은 미 상원이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2조2000억달러 규모의 부양 패키지 법안을 통과시켰기 때문이라는 해석이다. 27일 하원을 통과하면 트럼프 대통령의 서명을 거쳐 해당 법안은 즉시 발효된다. JP모간은 대출 등을 빼고 정부가 직접적으로 쓰는 돈이 1조3000억달러,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5.5%에 이를 것으로 봤다.

 

23일에는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이 무제한 양적완화(QE)를 선언했다. 이날 기준으로 연준의 자산 규모가 사상 처음 5조달러를 넘어선 5조2540억 달러를 기록했다. 연준이 그만큼 국채와 주택저당증권(MBS) 등을 사들이면서 시장에 돈을 풀고 있다는 의미다. 이 정도 속도라면 6월 중에는 10조달러를 돌파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26일 아침 주로 연예인들이 나오는 아침 방송인 NBC TV의 ‘투데이’에 출연해 “(연준은) 무제한의 탄약을 보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조만간 공개될 실업수당 청구건수에 대중이 충격을 받을까봐 경제방송이 아닌 일반 방송에 출연해 불안을 잠재운 셈이다.

 

#돈의 힘이라면 비트코인은 왜 안오른 거야?

증시가 2조달러가 넘는 부양책에 환호하는 사이 비트코인 가격은 잠잠했다. 6600달러선에서 6700달러선으로 100달러 정도 오르긴 했지만 증시 상승폭에는 훨씬 못 미친다. 돈의 힘으로 오른 거라면 비트코인도 그만큼 올라야 하는데 반응폭이 훨씬 작았다. 

 

JP모건의 분석을 인용하자면 비트코인이 덜 오른  아니라 주식이 너무 많이 오른 거다. 경제전문매체 마켓워치는 26일 JP모건의 마르코 콜라노비치 매크로 퀀트ㆍ파생 전략 글로벌총괄이 고객에게 보낸 메모를 인용해 증시 급등의 이유를 두 가지로 분석했다. 하나는 숏커버링이고, 다른 하나는 자산 리밸런싱이다.

 

숏커버링은 주가 하락에 베팅한 세력들이 정부의 역대급 부양패키지에 시장이 반등하자, 급하게 매도 포지션을 청산하면서 벌어진 일이다. 이들은 주가가 오를수록 손해다. 시장이 더 오르기 전에 공매도했던 주식을 빨리 되사야 하는 물량이 몰리다 보니 주가 반등이 더 급하게 나타났다는 분석이다. 

 

다른 하나는 자산 리밸런싱이다. 보통 펀드는 포트폴리오 비중을 정해 자산을 배분한다. 국채 5, 주식 5의 비중으로 자산을 배분한 펀드가 있다면 그간 주가가 많이 떨어졌기 때문에 이 펀드에서 국채 비중은 5보다는 훨씬 커졌을 테고 주식 비중은 5보다 훨씬 작아졌을 것이다. 대략 계산하면 이번 증시 하락으로 국채와 주식의 비중이 7대 3 정도가 됐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정한다. 콜라노비치는 “최근 몇 주 동안 여러 종류의 투자자들이 (마진콜과 강제매매 등으로) 매우 낮은 비중의 주식을 보유하게됐다”며 “앞으로 몇 주, 몇 달간 최대 8000억~9000억달러의 리밸런싱 수요가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곧, 주식에는 쇼커버링과 리밸런싱 수요가 맞물리면서 급등한반면, 비트코인에는 상승폭을 끌어올릴 만한 수요가 없었기 때문에 상승폭이 상대적으로 작았던 셈이다.

 

#Rani’s note 안심은 이르다

아직 안심은 이르다. 실물 지표가 안 좋다. 한 주간 20% 오른 미국 증시 역시 숏커버링과 리밸런싱이 마무리되면 다시 현실 지표를 마주할 것이다. 시장이 아직 안심하지 못한다는 증거는 27일(한국시간) 오전 11시 현재 미국 선물 시장이 1% 하락하고 있다는 점에서 찾을 수 있다. 27일 코스피 지수도 4% 넘게 출발했지만 현재는 1%로 상승폭을 반납했다.

 

27일 나온 국내 소비자심리지수는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으로 하락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0년 3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를 보면, 이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전달보다 18.5포인트 급락한 78.4로 나타났다. 2008년 7월 이후 최대 하락 폭이다. 또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컸던 2009년 3월(72.8)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건 시작에 불과하다. 소비자들은 앞으로를 더 안 좋게 본다. 앞으로의 경기가 지금보다 좋을지에 관한 지수인 향후경기전망 CSI도 14포인트 내린 62로, 2008년 12월(55) 이후 가장 낮았다. 경기전망에 관한 심리가 그만큼 비관적으로 돌아선 셈이다. 전세계적으로 확진자 증가세가 꺾이지 않은 상황에서 안심하기엔 이르다. 당장은 돈의 힘이 이겼지만 실물 경기의 침체가 이어진다면 증시 반등을 기대할 수는 없다. 이건 비트코인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고란 기자 ne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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