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더오래] 나이가 들수록 필요해요, 춤 추면 생기는 이 감각

기자
강신영 사진 강신영

[더,오래] 강신영의 쉘 위 댄스(25)

30년간 댄스스포츠를 했다 하니 좋아진 점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자주 받는다. 좋아진 점은 여러 면에서 얘기할 수 있으나 우선은 균형 감각이다. 물론 개인 차는 있을 수 있다. 댄스를 오래 한 사람들은 ‘균형 감각’이 탁월하다. 댄스 용어로는 ‘밸런스(Balance)’라고 한다. 나이 들수록 낙상을 예방하기 위해서도 강조되는 부분이다. 
 
댄스를 오래한 사람들은 균형 감각, 밸런스가 탁월하다. 댄스에서 익힌 남다른 균형 감각은 일상생활에서도 빛을 발한다. [사진 pexels]

댄스를 오래한 사람들은 균형 감각, 밸런스가 탁월하다. 댄스에서 익힌 남다른 균형 감각은 일상생활에서도 빛을 발한다. [사진 pexels]

 
다른 포유동물들은 네 발로 걷는다. 그런데 인간은 두 발로 걷는다. 네 발로 걸으면 넘어질 일이 거의 없다. 그러나 두 발로 걷다 보니 두 발로 그 위의 체중을 받쳐서 넘어지지 않도록 감당을 해야 한다. 말이 두 발이지, 땅을 딛는 발의 면적은 발가락을 포함해서 얼마 되지 않는다. 젊은 사람들은 운동신경이 잘 발달해 있어서 넘어지는 일은 별로 신경 쓰지 않는 편이다. 그러나 노인들은 넘어졌다 하면 골밀도가 떨어져 손으로 땅을 짚으면서 팔목이 부러지거나, 머리가 먼저 땅에 닿으면서 얼굴 정면이면 치아도 상할 수 있다. 뇌진탕이 일어날 수도 있다. 특히 겨울철에는 춥다 보니 두 손을 주머니에 넣고 걷다가 넘어지면 부상 정도가 심하다. 
 
넘어지는 이유는 몸이 한쪽으로 지나치게 쏠리거나 쏠리는 것을 제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두 발이 넘어지지 않게 받쳐줘야 하지만, 한계를 넘어가면 체중을 감당하지 못한다. 몸이 앞으로 쏠리면 발이 따라가야 하는데 돌부리에라도 걸리면 상체는 앞으로 가려 하고 발은 못 가게 잡아당기니 상체가 앞으로 쏠리며 넘어지는 것이다. 상대방의 힘을 역 이용하는 유도의 원리를 알면 넘어지는 이유를 알 수 있다. 뉴턴의 운동 법칙에서도 ‘관성의 법칙’이라는 것이 있어 상체가 진행하다 보면 계속 가려는 성질이 있다. ‘가속도의 법칙’도 함께 작용한다면 가속도까지 붙어 발이 빨리 감지하고 따라가서 그에 맞는 받침 역할을 해야 넘어지지 않는다.
 
그렇다면 발의 역할이 중요하다. 상체의 움직임에 맞춰 빨리 가서 상체를 받히는 역할과 딛고 나서 버티는 역할을 해야 한다. 때로는 체중의 몇 배를 감당하기도 해야 한다. 말은 쉽다. 걸음마를 뗀 이후로 늘 걸었기 때문에 걷는 것에 대한 문제점을 따로 생각해 본 일이 없을 것이다.
 
사람들이 걷는 형태를 보면 대개 3가지로 나눠 볼 수 있다. 첫 번째는 앞꿈치로 발이 먼저 나가고 그 위에 체중을 옮기며 따라가서 얹는 형태, 두 번째는 체중은 뒷발에 있으면서 전진은 뒤꿈치부터 앞발이 나가 정착되면서 체중을 옮기는 형태, 세 번째는 그 중간인 체중과 발이 동시에 이동하는 형태다.
 
자동차가 전륜구동형식, 후륜구동형식이 서로 다른 것과 비슷하다. 일반인들은 대부분 첫째 또는 두 번째 형태로 걷는다. 이렇게 걸어도 이제까지는 문제가 없었을 것이다. 문제가 있어도 재수 없어 돌부리에 걸려 넘어졌다고 생각하고 넘어간다. 그러나 징검다리 개울을 건너갈 때 이렇게 걷는 사람의 이동 형식을 보면 불안하다. 고정되어 있지 않은 징검다리 돌을 그런 방식으로 디뎠다면 그대로 물에 빠지는 것이다. 댄스에서는 두 번째 방식으로 체중을 옮긴다. 징검다리의 돌을 디딜 때 그 돌이 안정되어 있지 않으면 딛으려던 발을 조심스럽게 안정되도록 만든 다음에 발을 딛거나 그 발을 다시 되돌리면 된다.
 
댄스도 걷는 방식의 일종이다. 빨리 걷고 회전하고 박자와 리듬에 맞춰 춤을 추는 것이다. 파트너와 같이 하기 때문에 균형 감각이 더 필요하다. [사진 pxhere]

댄스도 걷는 방식의 일종이다. 빨리 걷고 회전하고 박자와 리듬에 맞춰 춤을 추는 것이다. 파트너와 같이 하기 때문에 균형 감각이 더 필요하다. [사진 pxhere]

 
댄스를 오래 한 사람이면 누구나 파트너와 발을 정면으로 부딪쳐 발톱이 뒤집힌 경험이 있을 것이다. 댄스는 파트너와 전진 동작과 후진 동작을 서로 교차하도록 반대로 하는 동작이 대부분이다. 일반적으로는 한 사람이 발을 전진시키면 파트너는 그 발을 후진해서 발끼리 부딪치는 일이 없다. 그러나 동작이 복잡해지고 템포가 빠르다 보면 박자를 놓치거나 스텝이 틀리게 되면서 그런 사고가 나는 것이다. 이때 전진하는 발에 체중을 얹어 이동하는 사람과 부딪히면 체중을 실은 엄지발톱이 들어 와 교차하면서 대형사고가 나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발톱이 뒤집히거나 시커멓게 멍들어 몇 년간 고생하게 된다. 심하게 고통이 오며 밟히는 경우도 있다.
 
댄스를 제대로 한 사람이라면 발끼리 정면충돌하더라도 그렇게까지 큰 사고는 나지 않는다. 아직 체중이 얹혀지지 않은 발이기 때문에 위력이 적기 때문이다. 스탠더드 댄스를 하는 사람들은 이 보행법을 먼저 익혀야 한다. 루틴을 대충 흉내 낼 줄 안다고 해서 잘 추는 춤이 아니다. 
 
지인들과 산에 간 일이 있다. 겨울 산행이라 낙엽 아래 얼음이 있어 미끄러운 하산 길이었다. 동행한 다른 두 사람은 미끄러져 엉덩방아를 찧으며 넘어졌다. 나는 미끄럼을 타며 버티면서 안 넘어졌다. 결과적으로는 넘어진 사람들이 엉덩이만 좀 아팠을 뿐 경과가 좋았다. 나는 안 넘어지려고 버티다 보니 무릎 인대에 무리가 간 모양이었다. 엉덩이 아픈 것은 금방 낫지만, 무릎 인대 뻐근한 것은 오래 간다. 지나친 균형 감각 때문에 손해를 본 경우이긴 하다. 그러나 균형 감각이 역시 남다르다는 것은 실증된 기회였다.
 
등산 갔을 때 오르막은 몰라도 내리막에서는 발군의 실력이 나온다. 왈츠 방식으로 무릎을 느슨하게 하여 빠르게 이동하면서도 체중을 조절하는 것이다. 앞발 체중이라면 내리막길에서 고전하게 되어 있다. 몸이 앞으로 쏠리면서 자꾸만 넘어지려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뒷발 체중이면 넘어지지도 않지만, 넘어져도 엉덩이가 땅에 가깝기 때문에 안전하다.
 
나이가 들면 상체가 앞으로 굽어진다. 머리도 앞으로 숙여지고 어깨도 앞으로 굽는다. 그러나 댄스를 오래한 사람들은 자세도 바르다. 머리가 똑바로 서야 그 아래 몸도 균형을 잡는다. [사진 pxhere]

나이가 들면 상체가 앞으로 굽어진다. 머리도 앞으로 숙여지고 어깨도 앞으로 굽는다. 그러나 댄스를 오래한 사람들은 자세도 바르다. 머리가 똑바로 서야 그 아래 몸도 균형을 잡는다. [사진 pxhere]

 
버스를 타면 흔들림이 많다. 급브레이크를 밟으면 다른 사람들은 몸을 가누지 못해 넘어지지만, 나는 어렵지 않게 몸의 균형을 잡는다. 별것 아닌 것 같지만, 댄스에서 익힌 균형 감각이 생활에도 적용이 되는 것이다.
 
10년 만에 골프를 치는데 생각보다 공이 잘 맞았다. 10년 만에 처음 쳐보는 것이라는데 주변 사람들은 믿지 않았다. 댄스로 익힌 균형 감각 덕분이었다. 자전거, 스키 등 모든 스포츠는 균형 감각이 필요하다.
 
댄스도 걷는 방식의 일종이다. 빨리 걷고 회전하고 박자와 리듬에 맞춰 춤을 추는 것이다. 초보자들은 회전하고 나면 제 몸 하나 컨트롤 못 하고 균형을 잃는 경우가 많다. 댄스에서는 혼자가 아니라 파트너와 같이하기 때문에 균형 감각이 더 필요하다. 한쪽 다리에 체중을 다 얹어 균형을 유지해야 하는 동작도 많다. 
 
나이가 들면 상체가 앞으로 굽어진다. 머리도 앞으로 숙여지고 어깨도 앞으로 굽는다. 그러나 댄스를 오래 한 사람들은 자세도 바르다. 바른 자세가 균형을 유지하기 좋은 자세다. 머리가 똑바로 서야 그 아래 몸도 균형을 잡는다. 머리에 큰 쟁반을 이고 가는 시장 밥집 아줌마들을 보면 알 수 있다.
 
댄스 칼럼니스트 theore_creator@joongang.co.kr
 

관련기사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