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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생 대표팀과 1998년생 대표팀은 '완전 다른 팀'이다

 
올림픽에서 연령제한이 적용되는 종목은 단 하나, 남자축구다. 

올림픽 남자축구, 1997년생 출전 허용해야

 
1992 바르셀로나올림픽부터 남자축구는 23세 이하 선수들만 참가하고 있다. 이 제도는 왜 탄생했을까. 국제축구연맹(FIFA)이 힘을 과시한 결과물이었다. FIFA는 자신들이 주최하는 월드컵을 세계 최고의 대회로 키우기 위해 '라이벌' 올림픽과 차별화를 주도했고, 이 과정 속에서 나이제한 제도가 나왔다. 축구에 한해서 최고의 선수와 최고 수준의 경기력은 월드컵에서만 가능하기로 만든 것이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도 FIFA의 힘 앞에 움츠릴 수 밖에 없었고, 24세 이상 3명까지 출전할 수 있는 와일드카드 제도를 도입하며 그나마 자존심을 지킬 수 있었다. 
 
28년 전 시작된 제도. 올림픽축구의 패러다임이 바뀌었다. 올림픽 종목 중 유일하게 연령제한의 한계 속으로 밀어넣었고, 올림픽을 준비하는 국가들이 최고의 23세 선수를 찾도록 만들었다. 그렇게 28년 동안 23세 주축 대표팀이 올림픽 예선을 치렀고, 올림픽 본선 무대를 밟았다. 쉬운 과정이 아니다. 축구 영재들이 차고 넘치는 유럽과 남미는 그마나 걱정을 덜 수 있겠지만, 인적 자원이 부족한 아시아에서는 언제나 큰 고민이었다.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2020 도쿄올림픽을 준비하면서도 그랬다. 김학범 올림픽대표팀 감독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따낸 뒤 올림픽 준비를 위해 제로베이스에서 다시 시작했다. 새로운 얼굴, 2020년에 23세가 될 새로운 인물을 데리고 새롭게 출발했다. 새로운 출발선에서 김 감독의 고민은 컸다. 제한된 자원 속에서도 김 감독은 매의 눈으로 선수들을 발굴했고, 이들을 원팀으로 만들었다. 이렇다 할 스타선수 하나 없는 '골짜기 세대'라는 평가 속에서도 끈끈한 조직력과 투혼으로 그들은 올림픽 본선 티켓을 거머쥐었다. 
 
지난 1월 태국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한국은 세계 최로로 9회 연속 올림픽 본선을 확정지었다. 김학범호도 당연히 23세가 주축이다. 우승 멤버 중 무려 11명이 1997년 생이다. 대회 MVP를 차지한 원두재(울산 현대)를 비롯 이동준(부산 아이파크) 이동경(울산) 송범근(전북 현대) 등이 해당한다. 김 감독과 이들은 2020 도쿄올림픽에 맞춰 준비된 팀이다.  
 
그런데 이들이 도쿄올림픽에 나가지 못할 위기에 처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도쿄올림픽 1년 연기가 확정됐다. 그렇게 된다면 이들은 24세가 되고, 규정 상 와일드카드가 아니면 올림픽에 나설 수 없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사진=대한축구협회

 
이렇게 둬서는 안 될 일이다. 2020년에 맞춰 23세가 주축이 된 대표팀을 만들게 한 건 FIFA다. 규정대로 착실히 준비했을 뿐이다.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이런 과정과 노력을 뭉개버릴 수는 없다. 현재 도쿄올림픽 출전권을 확정한 비율은 57%다. IOC는 출전 자격을 내년까지 인정한다고 약속했다. 이를 남자축구에도 적용시켜야 한다. 
 
1년 연기됐다고 이들을 출전시키지 않는 것이 오히려 형평성에 어긋난다. 예선에 참가해 본선 진출권을 획득한 이들이 본선에 나서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예선과 본선에 전혀 다른 팀이 출전하는 건 동네축구에서도 볼 수 없는 일이다. 
 
1997년 생이 주축인 팀과 1998년 생이 주축인 팀은 '완전히 다른 팀'이다. 
 
1997년 생을 배제한 채 정말 공정성을 따진다면 올림픽 예선은 다시 치러야 한다. 1997년 생 주축으로 올림픽 본선에 올랐지만, 만약 1998년 생 주축으로 바뀌었을 때 올림픽 본선을 장담할 수 있겠는가. 1997년 생이 출전할 수 없다면 올림픽은 1998년 생이 주축인 대회가 된다. 대회의 정체성이 달라지는 것이다. 그렇다면 1998년 생 주축 팀으로 다시 예선을 치러야 한다. 1997년 생이 올려놓은 대회를 1998년 생이 대신 치른다는 건 말이 안 된다.  
 
또 올림픽 예선이라는 치열한 경쟁을 뚫고 올라온 이들의 노력과 열정을 막아선 안 된다. 군면제로 결부시킬 문제가 아니다. 1997년 생 선수들은 자신들이 노력으로 얻은 결실을 누릴 자격이 충분하다.  
 
1년 연기됐지만 2021이 아니라 2020 도쿄올림픽 명칭을 고수하는 것. 이 명분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남자축구 1997년 생 출전을 허해야 한다. 그들은 2021년이 아니라 2020년 올림픽을 위해 준비한 팀이다. FIFA와 IOC가 협의하면 될 일이다. 
 
최용재 기자 choi.yongjae@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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