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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국의 반작용, 야구팬 '태도 변화' 주시하는 구단

 
위기는 곧 기회다.  
 
전례 없는 바이러스 정국으로 인해 입은 타격은 매우 크다. 그러나 10구단은 콘텐트 수용자의 인식과 태도 변화를 주시하고 예측하며, 변화하는 미래를 대비해야 한다는 경각심이 생겼다. 구단 운영은 내실 강화를 도모할 수 있는 계기를 맞이했다. 
 
◈개막도 못 한 프로야구, 불확실성만 증가



안그래도 콘텐트 파워와 수익성 약화에 시달리던 야구 산업도 악재를 맞이했다. 시즌 개막을 준비하던 시점에 불확실성이 커졌다. 시범경기가 취소되고, 개막 시점이 불투명하자 구단 수익과 관련 있는 이해관계자의 의사 선택도 달라졌다.  

 
불과 지난주까지도 예정된 144경기를 모두 소화할 가능성은 낮았다. 각 구단의 시즌권, 스폰서십 등 수익에서 큰 비율을 차지하는 항목들은 모두 144경기(홈 72경기) 전제로 계약을 진행한다. 손해가 불가피한 수정안이 재검토될 수밖에 없었다.  

 
무관중 경기 진행도 대안이었다. 마케팅 담당자들에겐 최악의 시나리오다. 코로나19 변수가 없이도 전광판, 옥외 광고 유치가 어려웠다. 개막조차 불투명한 상황에 놓이자, 기업의 주머니는 좀처럼 열리지 않고 있다. 계약 포기 사례도 나왔다.  

 
식음료, 상품 판매 등 부대사업의 타격도 크다. 관중이 없으면 운영이 무의미하다. 한 관계자는 "입장 관중의 소비 패턴을 감안하면 더블헤더도 수익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고정 임대료 대신 매출액에 따라 매장 수수료를 받는 구단은 일정 기간 수익이 날 수 없다. 구장 안전 관리(경호), 내부 영상 콘텐트 생산, 응원단 등 경기가 있어야 일을 할 수 있는 외주 업체도 마찬가지다. 
 
지난 25일,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코로나19펜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인해 2020 도쿄 올림픽을 내년으로 연기한다고 밝혔다. 올림픽 브레이크가 사라진 KBO 리그는 일정 편성에 숨통이 트였다. 144경기를 모두 소화할 계획이다. 그러나 코로나19 정국은 예측 불허다. 구단 수익도 정상화를 예단하기 어렵다. 


◈야구팬 행동 예측에 돌입한 야구단


극복이라는 단어가 시국의 화두로 떠올랐다. 야구단도 앓는 소리만 하지 않는다. 이 시국이 남긴 어려움과 교훈을 자양분으로 삼으려는 움직임이 있다. 

 
우선 건강한 관람 문화를 지원하는 새 매뉴얼이 정착할 전망이다. 대중은 이미 바이러스나 감염이라는 단어에 민감해졌다. 구단 관계자 A도 "평범한 일상이 도래해도 안전·건강을 추구하는 사고와 행동이 두드러질 것이다. 일시적인 현상으로 볼 수 없다"는 의견을 전했다. 

 
야구단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가 유행한 2015년에는 이 시국만큼 경각심을 갖지 않은 모양새다. 당시에 화두는 그저 관중 감소였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해 현행 방역 체계를 돌아보며 안전 가이드를 고도화시키고 있다. B구단 관계자는 "절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상황도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안전 관리 매뉴얼을 더 디테일하게 재설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존에도 야구팬의 안전을 위협하는 상황을 대처하는 매뉴얼은 있었다. 강풍이 불면 풍속을 확인하고 외부 시설을 정비했고, 기온이 올라가면 식중독이 발생할 수 있는 위험 요소를 제거했다. 
 
그러나 바이러스 감염은 처음 겪는 상황. 몇몇 구단은 이미 장내 지침을 만들고, 예비 시설 구축을 검토하고 있다. 기존에는 한 달에 한 번(하절기 두 번)만 하던 구장 방역도 늘어난다. C팀은 관리팀이 자체적으로 약품과 용품을 구매했다. 매일 전문 업체를 부를 수 없기 때문에 직접 나서기 위해서다. 
 
잠실야구장 정문에 설치된 검역시설. IS포토

잠실야구장 정문에 설치된 검역시설. IS포토

 
KBO의 지원도 강화된다. 향후 각 구장은 열화상 카메라, 비접촉식 체온계를 더 확보할 수 있다. 구단 관계자 C는 "감염 방비를 넘어 야구장이 깨끗한 문화공간이라는 인식을 줄 수 있길 바란다. 미국, 일본 야구와 비교해서도 앞서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방역 매뉴얼뿐 아니라 마케팅 전략도 고도화될 전망이다. 
 
최악의 시국이 주는 유일한 위안은 야구 경기를 향한 갈증이 커지고 있는 현상이다. 구단 청백전의 자체(앱·웹) 중계도 동시 접속자 수가 예년보다 많다. 사회적 거리 두기가 권고되는 상황. 국민은 평범한 일상을 그리워한다. 물론 경기를 중계로 즐기는 팬도 많다. 그러나 이 시국으로 인해 현장에서 현실감이 있는 경기를 만끽하고 싶어 하는 욕구가 그 어느 때보다 커진 상황이다. 
 
위기도 있다. 코로나19 정국으로 인해 50~60대도 스스로 마스크 구매처를 알아보고, 식품 배송을 주문해야 했다. 새 문물이 익숙해졌다는 얘기다. 기존에 야구장을 찾던 연령층까지 모바일 중계를 시청하는 것으로 만족하게 될 상황을 우려하는 현장의 목소리도 있다.
 
구단 관계자 D는 "이러한 역작용이 기대되고 있기 때문에 생동감이 주는 강점을 강조하고, 야구장을 찾은 팬이 행복감을 느낄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다양한 방식으로 팬과 야구단의 접점을 만들어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철저한 준비가 이뤄지지 않으면 손안의 경기에 만족하는 팬이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의견도 전했다.  
 
관중 감소 추세와 코로나19 여파가 겹치며 변곡점이 될 수 있는 상황을 맞이했다. 현실감을 그리워하는 팬이 야구장을 찾았을 때 이전과 다른 즐거움을 줄 수 있어야 관중 동원력을 회복할 수 있다. 경각심이 있는 구단은 이미 움직이고 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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