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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유의 올림픽 연기, 진천선수촌 떠나는 선수들

2020 도쿄올림픽 개최 1년 연기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으로 진천선수촌이 휴촌에 들어간 26일 진천 국가대표선수촌 앞에서 김택수 탁구 남자대표팀 감독이 선수들에게 당부의 말을 전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2020 도쿄올림픽 개최 1년 연기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으로 진천선수촌이 휴촌에 들어간 26일 진천 국가대표선수촌 앞에서 김택수 탁구 남자대표팀 감독이 선수들에게 당부의 말을 전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달라진 건 아무 것도 없다. 전화위복으로 삼고 준비하자."


김택수(50) 남자 탁구대표팀 감독의 말에 마스크를 낀 채 둥글게 모여 선 선수들이 기운찬 대답으로 화답했다.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올림픽 연기'라는 악재 속에서도, '시간을 더 벌었다'는 전화위복의 마음으로 상황을 받아들이는 모습이었다.
 
탁구 대표팀은 7주간의 선수촌 생활을 마치고 26일 오전 충북진천선수촌에서 퇴촌했다. 지난달 9일 가장 먼저 입촌했던 탁구 대표팀은 15개 종목 490여 명의 선수들 중 가장 먼저 퇴촌 절차를 밟았다. 진천선수촌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2020 도쿄 올림픽이 1년 연기되면서 26일과 27일 양일에 걸쳐 선수들을 퇴촌시킨 뒤 휴촌에 들어간다.
 
선수촌 아침에서 식사를 마친 뒤 숙소로 돌아가 방 청소를 마친 뒤 웰컴센터에 모인 선수들의 표정은 그리 어둡지 않았다. 취재진과 만난 몇몇 선수들은 "차라리 빨리 결정돼 다행"이라며 밝은 기색을 보이기도 했다. 외출, 외박도 통제된 채 올림픽이 정상적으로 개최될 지, 아니면 연기되거나 취소될 지에 촉각을 곤두세우느라 심신이 지쳐있었기 때문이다. 2020 도쿄 올림픽만 보고 달려온 선수들에게 코로나19로 인해 대회가 취소될 수 있다는 소식은 불안 그 자체였다. 이상수(30·삼성생명)는 "마음이 많이 왔다갔다 했다. 결정이 내려지기 전까지는 무조건 간다는 마음, 그저 취소만 안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이었다"고 초조했던 시간을 돌이켰다.
 
"7월 올림픽을 목표로 몸과 마음을 모두 준비해왔는데 연기돼 허탈한 면도 있다"고 덧붙인 이상수는 "하지만 그만큼 시간이 주어졌다고 생각하고 몸도 더 끌어올려서 올림픽을 준비하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전지희(28·포스코에너지) 역시 "코로나19 때문에 전세계가 곤란한 상황이니 어쩔 수 없다. 좋게 생각하면 시간이 많이 생겼으니 열심히 훈련해서 기술을 끌어올리겠다"고 강조했다.
 
진천선수촌이 휴촌에 들어간 26일 충북 진천 국가대표선수촌 앞에서 탁구 남자대표 정영식이 인터뷰를 마친 뒤 경례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진천선수촌이 휴촌에 들어간 26일 충북 진천 국가대표선수촌 앞에서 탁구 남자대표 정영식이 인터뷰를 마친 뒤 경례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해산한 선수들은 소속팀으로 복귀해 휴식과 훈련을 병행할 예정이다. 이 중 국군체육부대 소속인 정영식(28)은 집에 들릴 틈도 없이 문경으로 이동, 미뤄뒀던 4주 군사훈련을 받기 위해 훈련소에 입소한다. 도쿄 올림픽을 위해 군사훈련 일정을 미뤘지만 대회가 연기되면서 다음달 6일 훈련소에 입소하게 됐다. 정영식은 "올림픽까지 며칠 남았는지 세어가면서 힘들게 운동해왔는데 갑자기 목표로 했던 날짜가 없어진 셈"이라며 허탈했던 심경을 전했다. 하지만 대회 연기로 주어진 1년 여의 시간을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겠다는 각오는 같았다. 정영식은 "생각해보니 긍정적인 부분이 많다. 실력을 갖출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하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초유의 사태에 고민이 깊은 건 이들을 이끄는 김 감독도 마찬가지다. 각종 투어와 오픈이 줄줄이 취소되고 원래대로라면 한창 진행 중이어야했을 부산 탁구세계선수권대회(단체전)도 연기되는 등, 계획을 수립할 수 없는 상황에서 올림픽마저 연기됐다. "탁구 인생은 물론 내 인생 전체에서도 이런 경험은 처음"이라며 헛웃음을 지은 김 감독은 "SNS 등을 통해 빠르게 정보를 접하다 보니 선수들의 두려움이 컸다"고 당시 분위기를 설명했다.
 
"제일 어려운 부분이 불확실이었다. 계획이 없으니 선수들의 목표의식, 동기부여에 어려움이 크다. 가장 우려되는 부분"이라고 덧붙인 김 감독은 "티켓을 확보한 상태라 부담감은 덜하다. 선수들이 퇴촌 후에도 긴장을 풀지 않고 자기 관리를 잘해서 돌아와 에너지를 축적했으면 좋겠다. 1년 남은 올림픽에서 에너지를 모아 터뜨리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같은 날 퇴촌한 양궁 남자 국가대표 김우진(28·청주시청)은 이 상황을 담담하게 받아들였다. 김우진은 "올림픽을 위해 많이 준비했으나 전세계적으로 힘든 상황 아닌가. 백신 없이 올림픽 여는 것 자체가 혼란인 만큼 연기 결정이 맞다고 생각한다"며 "상실감이나 허탈함은 없다. 컨디션 좋지 않았던 선수들은 본인 기량을 찾아가는 시간도 될 것"이라며 흔들림 없는 모습을 보였다. 양궁은 출전권을 모두 확보했으나 코로나19로 인해 국가대표 선발전 일정을 중단한 상태다.
 
진천=김희선 기자 kim.he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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