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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갑생 기자 사진
강갑생 중앙일보 교통전문기자

KTX 특실은 왜 2~4호차일까?...특실 위치에 담긴 속뜻

KTX는 특실이 2~4호차에 위치해 있다. [사진 코레일]

KTX는 특실이 2~4호차에 위치해 있다. [사진 코레일]

 여객기를 타면 가장 비싼 좌석인 일등석과 비즈니스석은 대부분 기내 앞쪽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일등석과 비즈니석의 배치를 두고 일부에선 안전 때문이라는 해석도 하는데요. 사고가 날 경우 상대적으로 항공기 앞쪽이 안전하다는 주장입니다. 
 
 하지만 국내 항공사 관계자는 "사실 사고가 어떻게 나느냐에 따라서 충격 규모와 부위가 각기 다르기 때문에 어느 위치가 더 안전하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말합니다. 
 
 안전보다는 오히려 기내 앞부분이 타고 내리는 동선이 짧고, 엔진 소음이 훨씬 적기 때문에 항공기 제작사들이 일등석과 비즈니스석을 앞쪽에 배치한다는 게 일반적인 설명입니다. 
항공기 일등석은 승객의 동선과 소음을 고려해서 기내 앞쪽에 배치한다. [사진 대한항공]

항공기 일등석은 승객의 동선과 소음을 고려해서 기내 앞쪽에 배치한다. [사진 대한항공]

 

 KTX, 도입 당시부터 열차 앞쪽에 특실 

 그렇다면 지상에서 가장 빠른 교통수단인 KTX(고속열차)의 특실 위치는 어떻게 정해진 걸까요. 2004년 첫선을 보인 20량짜리 KTX의 특실은 애초 2~5호차까지 모두 4량이었습니다. 그러다 코레일이 3년 전 5호차를 일반실로 개조하면서 현재는 2, 3, 4호차만 특실로 운영 중인데요. 
 
 코레일에 따르면 초기에 KTX를 프랑스 알스톰사에서 들여올 당시부터 특실 위치가 열차 앞쪽인 2~5호차로 지정되었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프랑스, 즉 유럽 방식을 준용했다는 건데요. 
KTX 특실 내부. [사진 코레일]

KTX 특실 내부. [사진 코레일]

 
 권병구 코레일 차량기술단장은 "프랑스 등 유럽에서는 역의 출구가 대부분 북쪽에 만들어진 경우가 많다. 그래서 열차 방향을 기준으로 북쪽에 가깝게 특실을 배치하면 특실 승객이 열차를 타고 내릴 때와 역을 빠져나갈 때 동선이 짧아지는 등 편리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합니다. 
 

 "특실 승객의 빠른 이동 위한 배치"    

 비행기와 마찬가지로 요금이 비싼 특실 승객의 이동 편의를 고려해 특실 위치를 정했다는 얘기인데요. 우리가 국내 기술로 개발한 10량짜리 KTX-산천도 KTX 사례를 준용해 3호차를 특실로 운영하고 있다는 게 홍범석 코레일 고속차량처 부장의 설명입니다. 
 
 그런데 프랑스의 경우처럼 특실 승객의 동선만을 고려한다면 아예 1호차부터 특실로 하는 게 더 나을 수도 있을 텐데요. 이렇게 하지 않은 데에는 한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바로 소음 때문입니다. 
KTX는 애초 2~5호차를 특실로 운영했으나 3년 전 5호차를 일반실로 개조했다. [사진 코레일]

KTX는 애초 2~5호차를 특실로 운영했으나 3년 전 5호차를 일반실로 개조했다. [사진 코레일]

 
 KTX는 일반 열차와 달리 엔진이 아닌 모터를 가동해 달리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소음이 덜하지만 그래도 기관차와 모터카(동력 객차)에서 나오는 "웅"하는 소음이 적지 않다고 합니다. 그래서 모터카에 이어진 1호차는 특실로 사용하지 않는다고 하네요. 
 

 국내 역은 특실 승객에 혜택 적어 

 이렇게 프랑스 방식을 따라서 KTX의 특실 위치를 정했지만, 국내 철도역의 구조상 특실 승객의 이동이 더 편리하다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오송역, 울산, 경주역 등 KTX 정차를 위해 새로 만든 역은 그나마 조금 나은 편이지만 서울역, 용산역 등 기존 역을 활용한 경우는 특실 승객의 동선이 일반실보다 그다지 짧지는 않습니다.
국내 KTX역은 특실 승객의 동선이 일반실에 비해 그다지 짧지 않다. [중앙포토]

국내 KTX역은 특실 승객의 동선이 일반실에 비해 그다지 짧지 않다. [중앙포토]

 
 권병구 단장은 "서울역의 경우 오히려 특실 승객이 더 많이 걷는 문제가 있어서 2013년에 플랫폼을 남영역 방면으로 50m를 더 늘였다. 그래서 지금은 특실인 4호차에서 내리면 대합실로 올라가는 계단과 바로 만날 수 있게 됐다"는 에피소드도 소개합니다. 
 
 올해 안에 중앙선에 투입될 예정인 신형 준고속열차 EMU-250(6량 한 편성)은 KTX와 달리 1호차를 특실로 운영할 예정인데요. EMU-250은 앞에서 기관차가 끌고 가는 동력집중식인 KTX와 달리 기관차가 별도로 없고 지하철처럼 모터가 객차들 밑에 설치된 동력 분산식 차량입니다.   
EMU-250은 1호차를 특실로 운영할 계획이다. [사진 현대로템]

EMU-250은 1호차를 특실로 운영할 계획이다. [사진 현대로템]

 

 새마을·무궁화호는 명확한 원칙 없어

 이 중 1호차는 운전실이 설치된 객차로 모터가 없기 때문에 소음이 가장 적다고 합니다. 여기에 같은 동력분산식 차량인 독일의 고속열차 ICE의 사례를 벤치마킹해 특실에 앉으면 운전실과 열차 앞 풍경도 함께 볼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계획이었는데요. 하지만 안전 등을 이유로 운전실과 객실 사이에 격벽을 설치키로 하면서 이런 풍경을 즐기지는 못할 것 같습니다. 
지금은 사라진 새마을호 특실. [사진 코레일]

지금은 사라진 새마을호 특실. [사진 코레일]

 
 현재는 모두 사라졌지만, 과거 새마을호와 무궁화호에서 운영되는 특실의 위치는 어떨까요. 대체로 2호차를 특실로 운영했다고 하는데요. 철도사 전문가인 배은선 코레일 송탄역장은 "일반열차는 맨 앞과 맨 뒤가 가장 진동이 심한 데다 기관차에 바로 붙어있는 객차에는 소음과 냄새 등이 많이 나기 때문에 이를 건너뛰고 주로 2호차를 특실로 운영한 것으로 안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열차에 따라서 1호차나3호차를 특실로 운영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결국 새마을호나 무궁화호의 경우 소음과 진동을 고려하긴 했지만, 특실 위치를 정하는 명확한 기준은 따로 없었던 것으로 판단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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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간혹 일반실 표를 구하기 어려울 때, 또는 장거리를 편하게 가고 싶을 때 이용하게 되는 KTX 특실. 그 위치에 얽힌 사연을 되새겨보면 더 특별한 여행이 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강갑생 교통전문기자 kksk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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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갑생의 바퀴와 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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