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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혜수의 카운터어택] 축구와 정치의 ‘선수 임대’에 관한 비교

장혜수 스포츠팀장

장혜수 스포츠팀장

벨기에의 로멜루 루카쿠(26·인테르 밀란)는 16세였던 2009년, 자국 명문 축구클럽 안데를레흐트에 입단했다. 2009~10시즌 15골을 넣어 리그 최연소(16세 10개월) 득점왕이 됐다. 2011년 잉글랜드 첼시가 그를 영입했다. 빅클럽에서 그의 입지는 좁았다. 그는 다른 팀에 임대할 것을 요구했다. 2012~13시즌 웨스트 브롬위치 알비온(WBA)에 임대됐다. 시즌 17골. 이 정도 활약이면 첼시로 돌아갈 듯했다. 하지만, 첼시 공격 라인업은 막강했다. 페르난도 토레스·뎀바 바·안드레 쉬얼레·사무엘 에투 등. 2013~14시즌에는 에버튼에 임대됐다. 시즌 16골. 기대에 어긋나지 않았다. 선수 임대의 모범 사례다.
 
스페인의 페르난도 모리엔테스(44·은퇴)는 라울 곤살레스와 함께, 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레알 마드리드의 빛나는 투톱이었다. 2000년대 레알은 ‘갈락티코스(은하수)’ 정책을 내세우며, 지네딘 지단·데이비드 베컴·호나우두 등을 영입했다. 모리엔테스의 설 땅은 좁았다. 2013~14시즌 AS모나코에 임대됐다. 그의 나이 28세 때다. 여기서 축구 인생을 꽃피웠다. 모나코를 유럽 챔피언스리그 준우승으로 이끌었다. 9골로 대회 득점왕이 됐다. 이후 리버풀·발렌시아·올랭피크 드 마르세유로 커리어를 이어갔다. 선수 임대의 또 다른 모범 사례다.
 
잉글랜드 에버튼에서 임대선수로 활약하던 시절의 로멜루 루카쿠. [AFP=연합뉴스]

잉글랜드 에버튼에서 임대선수로 활약하던 시절의 로멜루 루카쿠. [AFP=연합뉴스]

축구에서는 왜 멀쩡한 선수를 다른 구단에 ‘꿔주는’ 걸까. 우선 어린 유망주에게 경험 쌓을 기회를 주기 위해서다. 주전 경쟁에서 밀린 유망주를 벤치에 앉혀 두지 않고 경기에 내보내려는 것이다. 또 루카쿠처럼 선수가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 보내는 팀은 인건비를 아낄 수 있다. 팀 사정에 따라서는 인건비까지 주면서 임대 보낼 때도 있긴 하다. 임차하는 팀은 고액 이적료 없이 좋은 선수를 쓸 수 있다. 이런 걸 ‘누이 좋고 매부 좋고’라고, 영어로는 ‘Win-Win’이라고 표현한다. 모리엔테스처럼 선수 요구와 무관하게 임대 보내는 경우도 있다.
 
참, 선수 임대에는 제한 조항이 있다. 임대 선수는 원소속팀과 맞붙는 경기는 뛸 수 없다. ‘이익의 충돌’ 방지를 위한 배려다. 다음 시즌(2020~21시즌)부터는 국제축구연맹(FIFA)이 22세 이상의 임대 선수 숫자를 제한할 계획이다. 어린 유망주에게 출전 기회를 준다는 제도의 취지가 훼손되는 걸 막기 위해서다. 축구는 ‘선수 꿔주기’에 있어서도 공익과 대의를 중시한다.
 
4·15 총선을 앞두고 비례위성정당을 둘러싼 여야의 작태가 목불인견이다. 최악은 ‘의원 꿔주기(임대)’가 아닐까 싶다. 더불어민주당이 25일 비례대표 의원 3명을 제명해, 사실상 자매정당인 더불어시민당으로 보냈다. 앞서 지역구 의원 4명도 꿔주기로 했다. 더하면 7명이다. 꿔주기의 ‘원조’ 미래통합당은 한참 전에 의원 9명을 자매정당인 미래한국당으로 보냈다. 임대 의원 면면을 봤다. 어린 유망주에게 기회를 주는 차원도 아니고, 스스로 임대를 요구한 것도 아니다. 임대 관련 제한 규정은 커녕, 국민의 손가락질이 쏟아지는데도 관리·감독 기관은 존재감도 없다. 결론: 비교는 축구에 대한 모욕이다.
 
장혜수 스포츠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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