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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라임 추가피해 막을수 있었다

서울 여의도에 있는 금융감독원

서울 여의도에 있는 금융감독원

라임자산운용이 지난 1월 환매중단 펀드에서 195억원을 빼내 스타모빌리티에 투자했다가 이를 대부분 잃게 됐다는 사실을 최근 고객들에게 알렸다. 중앙일보가 입수한 라임 내부 문건에 따르면 라임운용은 이미 두 달 전 이 문제를 인지하고도 침묵해온 정황이 드러난다. 고객에게 돈을 돌려주지 못해 환매가 중단된 펀드에서 고객이 받아야 할 돈이 엉뚱한 곳으로 빠져나가는 사고를 막지 못한 금융감독원 책임론도 커지고 있다.
 

1월 환매중단 펀드서 195억 빠져
라임은 최근에야 고객에 손실 공지
금감원, 자금흐름 보고받고도 몰라
“감독 부실이냐 무능이냐” 책임론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라임자산운용은 지난 23일자 안내문을 통해 고객들에게 환매중단 펀드인 플루토 FI D-1호(이하 플루토) 기준가격의 10.4% 추가 하향 조정 사실을 알렸다. 라임운용은 지난해 4월(364억원)과 올해 1월(195억원) 투자한 스타모빌리티에서 민·형사상 고소건(횡령)으로 만기에 투자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기한이익상실(EOD) 사유가 발생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라임자산운용이 지난 23일자로 고객들에게 발송한 고객 안내문. 플루토 펀드의 기준가를 10.4% 추가 하향 조정한다고 쓰여있다.

라임자산운용이 지난 23일자로 고객들에게 발송한 고객 안내문. 플루토 펀드의 기준가를 10.4% 추가 하향 조정한다고 쓰여있다.

스타모빌리티는 장모 대신증권 전 센터장의 녹취록에서 ‘라임을 살릴 회장님’으로 언급된 김모 회장이 실소유한 회사다. 김 회장은 라임운용과 청와대에 파견된 금감원 출신 행정관의 연결고리로 지목되는 인물이다.
 
라임운용이 스타모빌리티에 투자한 건 총 세 차례다. 먼저 지난해 4월 11일과 22일 다른 자산운용사를 통해 스타모빌리티 전환사채(CB)를 각각 200억원씩 총 400억원어치를 우회 투자했다. 이 중 90% 이상인 364억원은 플루토 자금이었다.
 
세 번째 투자는 라임이 환매중단을 선언한 지 3개월 뒤인 지난 1월 13일 이뤄졌다. 라임은 당시 이 회사가 발행한 11회차 CB 195억원을 직접 매입했다. 이 투자금은 전액 플루토 펀드에서 빠져나갔다. 김 회장은 라임운용이 195억원을 투자한 바로 다음날 192억원을 빼돌렸다. 당시는 플루토가 유동성 부족 등으로 환매중단된 상태였고 금감원 검사도 한창 진행되던 때인데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
 
중앙일보가 입수한 라임운용 내부문건에 따르면 라임운용은 당시 스타모빌리티의 앞선 투자금 200억원을 돌려받는 것을 전제로 195억원을 추가 투입했다. 그런 내용의 진술보장서와 확약서까지 받아냈다.  
 
라임자산운용이 지난 1월 13일 스타모빌리티 11회차 전환사채(CB) 195억원어치 투자 당시 스타모빌리티 측으로부터 받아낸 매수확인서.

라임자산운용이 지난 1월 13일 스타모빌리티 11회차 전환사채(CB) 195억원어치 투자 당시 스타모빌리티 측으로부터 받아낸 매수확인서.

하지만 스타모빌리티는 약속한 1월 29일까지 기존 CB를 상환하지 않았다. 라임운용도 1월 말에는 195억원의 투자에 문제가 생겼음을 알 수 있었다는 얘기다. 결국 라임운용이 추가 투입한 금액까지 포함해 총 595억원의 투자금 대부분이 김 회장의 횡령으로 사라졌다.
 
금감원 관계자는 “라임의 1월 스타모빌리티 CB 투자 때 보고를 받거나 의견을 내지 않아 몰랐으며, 문제가 발생했다는 사실도 최근에야 알았다”고 밝혔다. 펀드 재산의 운용 행위는 자산운용사 고유 권한인 만큼 제3자인 금감원이 여기에 사전에 관여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1월은 이른바 ‘라임사태’가 터진 뒤다. 플루토는 환매중단 펀드 가운데서도 규모가 가장 컸다. 당시 라임운용은 환매중단된 플루토 펀드의 자금 유출입 내역을 매일 금감원에 보고했다. 금감원이 환매중단 펀드의 자금 흐름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책임론이 나온다. 195억원의 투자가 기존 CB 환매용이었다면 근질권 설정이나 에스크로 계좌 등 안전장치를 마련해 투자자들의 추가 손실을 막을 수 있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라임의 1월 투자를 금감원이 알았다면 감독 책임을 다하지 못한 거고, 이를 몰랐다면 무능하다는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글·사진=정용환 기자 jeong.yonghwa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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