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 간의 원유 증산 경쟁과 세계적 수요 감소가 맞물리며 국제 유가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러시아 에너지 기업 가즈프롬네프트의 옴스크 정유공장. [로이터=연합뉴스]](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003/26/e23f2686-cefe-4060-a34b-438ca651b60c.jpg)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 간의 원유 증산 경쟁과 세계적 수요 감소가 맞물리며 국제 유가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러시아 에너지 기업 가즈프롬네프트의 옴스크 정유공장. [로이터=연합뉴스]
18년 만에 최저 유가, 한국경제 강타
사우디·러시아 치킨게임에 폭락
항공·차 죽쑤고 정유·화학도 피해
산유국·신흥국 침체로 수출도 타격
디플레 부추기는 불쏘시개 가능성
저유가 추세는 한동안 쉽게 꺾이지 않을 전망이다. 중동 산유국의 맹주인 사우디와 자원 부국 러시아가 증산 경쟁을 벌이며 ‘치킨 게임’에 들어가서다.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

바닥 찍은 국제유가.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이달석 에너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신종 코로나 확산 와중에 저유가를 “음(陰)의 부작용이 양(陽)의 선순환을 먹어치웠다”고 진단했다. 그의 진단을 요약하면 아래와 같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
유가 급락 시 브라질·베네수엘라 같은 중남미 산유국 경기가 타격을 입는 것도 악재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의 경우 대외 변수에 취약한 신흥국 경기가 나빠질 경우 수출에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지난해 신흥국이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3%에 달한다. 저유가 장기화로 부채 비율이 높은 미국 셰일가스 기업들이 위기 상황에 내몰리고 있는 점도 부담이다. 채굴 단가가 높은 셰일 기업들로서는 저유가를 감당할 수 있는 곳이 몇 곳 안 된다는 것이다. 이들이 발행한 채권이 휴지조각이 되면 세계 금융시장의 대형 악재가 될 수 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0%대를 예상하는데 실물·금융이 복합 위기를 맞은 상황에 저유가까지 덮치면서 디플레이션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며 “직격탄을 맞은 정유·화학업계가 소나기에 버틸 수 있도록 ‘우산’부터 마련하고 디플레이션으로 빠지지 않도록 경제 대책으로 보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조영화 석유공사 팀장은 “에너지 안보 측면에서 국가 비축유 개념으로 원유를 싼값에 대량 확보하고 MB정부 이후 위축한 해외 자원 탐사에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세종=김기환 기자 khkim@joonga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