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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유가는 항상 옳다? 악재 돌변한 코로나 저유가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 간의 원유 증산 경쟁과 세계적 수요 감소가 맞물리며 국제 유가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러시아 에너지 기업 가즈프롬네프트의 옴스크 정유공장. [로이터=연합뉴스]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 간의 원유 증산 경쟁과 세계적 수요 감소가 맞물리며 국제 유가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러시아 에너지 기업 가즈프롬네프트의 옴스크 정유공장. [로이터=연합뉴스]

역대급 저(低)유가마저 꽁꽁 얼어붙은 우리 경제를 녹이지 못하고 있다. ‘저유가=경제 호재’ 공식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선 통하지 않았다. 오히려 디플레이션(경기 침체와 맞물린 지속적 물가 하락)을 부추기는 불쏘시개로 작용할 거란 전망까지 나온다.
 

18년 만에 최저 유가, 한국경제 강타
사우디·러시아 치킨게임에 폭락
항공·차 죽쑤고 정유·화학도 피해
산유국·신흥국 침체로 수출도 타격
디플레 부추기는 불쏘시개 가능성

24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5월 인도분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24.0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1월 2일 종가(배럴당 61.18달러)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로이터는 “2002년 2월 이후 약 18년 만의 최저 수준”이라고 전했다.
 
저유가 추세는 한동안 쉽게 꺾이지 않을 전망이다. 중동 산유국의 맹주인 사우디와 자원 부국 러시아가 증산 경쟁을 벌이며 ‘치킨 게임’에 들어가서다.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

보통 저유가는 원유 100% 수입국인 우리에게 호재로 작용한다. 유가가 내리면 원재료 값, 물류비가 줄어 기업 투자를 늘린다. 기름값뿐 아니라 유가에 연동한 생활물가가 따라 내리면서 가계에 소비 여력이 생긴다. 하지만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는 진단이 나온다. 석유 수요를 크게 위축시킨 신종 코로나 변수 때문이다.
 
바닥 찍은 국제유가.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바닥 찍은 국제유가.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골드만삭스는 각국 정부가 신종 코로나 확산을 잠재우기 위해 경제활동을 위축시키면서 하루 800만 배럴의 석유 수요가 줄어들 것으로 예측했다. 전 세계 하루 소비량(1억 배럴)의 8%가 감소할 수 있다는 얘기다. 올해 연간 석유 수요가 감소하면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저유가가 수요를 창출하는 경제 선순환의 고리가 끊길 수 있다. 신종 코로나 변수를 제외하고라도 과거 대비 세계 경제의 석유집약도(석유투입량/국내총생산)가 낮아졌다. 저금리 추세가 장기화하면서 유가 하락분이 물가 인하로 예전만큼 이어지지 않는 추세다.
 
이달석 에너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신종 코로나 확산 와중에 저유가를 “음(陰)의 부작용이 양(陽)의 선순환을 먹어치웠다”고 진단했다. 그의 진단을 요약하면 아래와 같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

푸틴 러시아 대통령

“과거 저유가 수혜를 입은 대표 업종이 신종 코로나 사태에서 가장 피해를 보고 있다. 항공업이라든지, 운수업, 자동차 업종이 대표적이다. 글로벌 이동이 끊기면서 이쪽 산업으로 갔던 저유가 혜택은 거의 나타나지 않고, 반대로 저유가로 피해를 보는 정유·화학 같은 업종의 피해가 두드러진다. 이런 상황에선 저유가가 경제에 미치는 긍정적인 효과가 예상보다 훨씬 적게 나타나는 것만은 분명하다.”
 
유가 급락 시 브라질·베네수엘라 같은 중남미 산유국 경기가 타격을 입는 것도 악재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의 경우 대외 변수에 취약한 신흥국 경기가 나빠질 경우 수출에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지난해 신흥국이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3%에 달한다. 저유가 장기화로 부채 비율이 높은 미국 셰일가스 기업들이 위기 상황에 내몰리고 있는 점도 부담이다. 채굴 단가가 높은 셰일 기업들로서는 저유가를 감당할 수 있는 곳이 몇 곳 안 된다는 것이다. 이들이 발행한 채권이 휴지조각이 되면 세계 금융시장의 대형 악재가 될 수 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0%대를 예상하는데 실물·금융이 복합 위기를 맞은 상황에 저유가까지 덮치면서 디플레이션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며 “직격탄을 맞은 정유·화학업계가 소나기에 버틸 수 있도록 ‘우산’부터 마련하고 디플레이션으로 빠지지 않도록 경제 대책으로 보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조영화 석유공사 팀장은 “에너지 안보 측면에서 국가 비축유 개념으로 원유를 싼값에 대량 확보하고 MB정부 이후 위축한 해외 자원 탐사에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세종=김기환 기자 kh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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