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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 꿔주고 "사돈 만난 기분"…민주당·시민당 '노골적 합심'

더불어민주당이 소속 비례대표 의원 3명을 더불어시민당(이하 시민당)에 보내기 위해 25일 제명했다. 
 
심기준·정은혜·제윤경 의원은 이날 오후 당 의원총회에서 동료 의원들의 만장일치로 당적을 박탈당했다. 비례대표는 탈당하면 의원직을 상실하지만 제명당하면 의원직을 유지한다. 
 
이날 오전에는 우희종·최배근 시민당 공동대표가 국회를 찾았다. 의원을 보내는 이해찬 민주당 대표를 예방하기 위해서다. 이 자리에서 이 대표는 “꼭 사돈을 만난 기분”이라고 했고, 최 대표는 “저희가 시댁 입장이 되는 것 같다”고 화답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5일 오전 국회에서 더불어시민당 우희종(왼쪽), 최배근 공동대표(오른쪽)를 만나 손을 맞잡고 있다. 변선구 기자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5일 오전 국회에서 더불어시민당 우희종(왼쪽), 최배근 공동대표(오른쪽)를 만나 손을 맞잡고 있다. 변선구 기자

 
민주당은 이미 시민당 이적을 결심한 지역구 의원 4명(이종걸ㆍ신창현ㆍ이규희ㆍ이훈) 외 추가로 1명 이상의 지역구 의원을 설득해 시민당에 보낼 예정이다. 공직선거법 150조에 따라 후보자 등록 마감일(27일) 기준으로 5석 이상의 지역구 의원을 가졌거나 직전 선거에서 3% 이상을 득표한 정당에 상위 기호가 우선 부여돼서다. 시민당 소속 지역구 의원이 4명에 그칠 경우 민생당(지역구 13석)-미래한국당(지역구 8석)-정의당(지역구 2석, 3% 이상 득표)에 이어 시민당은 네 번째 기호를 부여받는다. 반면 5명 이상이면 시민당은 정의당을 제치고 세 번째 기호를 받는다. 

 
최 대표는 “위성정당이라는 표현에 동의할 수 없다”고 했지만, 이미 두 정당은 자유롭게 의원을 보내고 받는 등 모(母)정당과 위성정당의 관계를 뚜렷하게 구축했다. 앞서 시민당 후보 공모 과정에 민주당 당직자들이 관여해 함께 후보자를 물색했으며, 시민당 공천관리위원회 심사에선 민주당 검증 방식을 그대로 차용했다.
 
심지어 양당은 4·15 총선 선거운동도 같이한다. 선거법 88조는 다른 정당·후보자를 위한 선거운동을 금지하고 있지만,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 조항이 적용되는 대상을 후보자와 그 관계자(선거사무장·선거사무원·연설원 등)에 국한된다고 해석했다. 당 대표라도 출마만 안 하면 다른 당 선거운동을 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해찬 대표가 “민주당은 정당법과 선거법의 허용 범위에서 물심양면으로 시민당을 최대한 지원할 것”이라며 “민주당 의원들도 제각기 상황이 허용되는 대로 최대한 시민당을 지원해주실 것을 간곡히 당부드린다”고 말하는 이유다. 일각에선 “민주당-시민당의 종속성이 미래통합당-미래한국당보다 한술 더 뜬다”는 지적이 나온다. 
 
비례정당인 열린민주당의 박홍률(왼쪽부터), 손혜원 최고위원, 이근식 대표, 정봉주 최고위원, 김성회 대변인이 25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비례대표 후보 관련 안건을 논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비례정당인 열린민주당의 박홍률(왼쪽부터), 손혜원 최고위원, 이근식 대표, 정봉주 최고위원, 김성회 대변인이 25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비례대표 후보 관련 안건을 논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당과 시민당이 합동작전을 펴는 이유는 또 있다. “민주당 파트너는 오직 시민당이라는 것을 선명히 보여줘야 열린민주당으로 표가 분산되지 않을 것”(민주당 핵심관계자)이란 계산이다. “민주당은 지역구, 시민당은 비례대표에서 승리를 만들겠다”(최 대표)는 전략이다. 민주당이 선출한 비례대표는 시민당 11번 이후 순번에 배치돼 있다. 
 
결국 시민당 득표율에 따라 민주당 몫 비례대표 의석수가 좌우된다. 뒷순위 배치는 일종의 ‘배수의 진’이다. 물론 선거 이후 시민당은 물론 열린민주당까지 민주당에 합류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지만, 향후 시나리오는 예측불허다.  
 
이런 기류를 반영하듯 열린민주당은 이날 “국민은 열린민주당과 더불어민주당이 함께 가길 원하고 있다”(김성회 대변인)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해찬 대표는 “(열린민주당은) 민주당과 문재인 정부를 사칭하는 것에 불과하다. 정치적 도의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인영(앞줄 왼쪽) 원내대표와 윤후덕(앞줄 오른쪽) 원내수석부대표 등 의원들이 25일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당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변선구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인영(앞줄 왼쪽) 원내대표와 윤후덕(앞줄 오른쪽) 원내수석부대표 등 의원들이 25일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당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변선구 기자

 

한편 이날 제명된 제윤경 의원은 당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직에서 물러났다. 그는 “이런 일이 나오지 않도록 선거법이 재개정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의총에 참석하지 않은 심기준 의원은 “연동형 비례제 취지를 바로 잡기 위해서 당이 부여한 역할을 하는 것이지만, 막상 언론을 통해 제명 소식을 들으니 마음이 짠하다”고 했다.
 
하준호 기자 ha.junh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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