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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창수 “한국경제 ‘퍼펙트 스톰’…기업 살릴 시한 길지 않아”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이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코로나19 확산과 관련 '경제계 긴급 제언문'을 발표하고 있다. 뉴스1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이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코로나19 확산과 관련 '경제계 긴급 제언문'을 발표하고 있다. 뉴스1

허창수 “기업 지키겠다는 정부 의지에 감사”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22년 만에 처음으로 '역성장' 위기에 놓인 산업계가 생존을 위해 본격적인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허창수 회장이 직접 나서 25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코로나19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경제계 긴급제언’을 발표했다.  
 
이날 허창수 회장은 “어제 비상경제회의에서 반드시 기업을 지키겠다는 정부의 의지를 느낄 수 있었다. 감사드린다”며 “우리 경제가 실물과 금융의 복합위기인 ‘퍼펙트 스톰(초대형 경제위기)’의 한가운데에 놓여있는 만큼 특단의 비상경제조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허 회장은 이어 “매출 제로 상황까지 내몰린 소상공인, 자영업자는 물론 극심한 자금경색을 겪고 있는 우리 기업을 살릴 수 있는 시한이 그리 길지 않다”고 호소했다.
 
진경련은 긴급제언으로 ▶한시적 규제유예 도입 ▶기업활력법(‘원샷법’) 대상 확대 ▶주식 반대매매 일시 중지 등을 포함한 15대 분야 54개 과제를 제시했다. 
 

대형마트 규제, 주52시간 한시 완화

전경련은 가장 시급한 과제로 한시적 규제완화를 꼽았다. 권태신 전경련 부회장은 “규제 개혁은 재정부담 없이 기업투자를 촉진해 내수를 살릴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인 만큼 일정기간 규제 효력을 정지하거나 집행을 유예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례로 코로나19로 생필품 수요는 급증하고 있지만 대형마트는 휴일 영업이 금지돼 매장은 물론 온라인 배송도 못한다. 당장 생산 차질을 빚고 있는 기업도 주52시간 근로 규제에 따라 신축적인 대응이 어렵다. 화학물질을 다루는 산업들도 올해부터 신규 화학물질을 0.1t 이상 제조하거나 수입할 때 신고 등록하도록 규제가 강화돼 절차를 맞추기 위해 생산을 시작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참고로 신규 화학물질 등록 대상의 국제 기준은 1t 이상이다.  
권태신 전경련 부회장이 25일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코로나19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경제계 긴급제언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권태신 전경련 부회장이 25일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코로나19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경제계 긴급제언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기업 사업재편 ‘원샷법' 대상 넓혀달라

기업이 자발적으로 사업재편을 할 수 있는 소위 ‘원샷법(기업활력법)’의 적용 대상도 모든 업종과 기업으로 확대해 달라고 제언했다. 원샷법은 기업이 선제적·자발적으로 사업재편을 할 때 절차를 간소화하고 규제를 유예하는 등 특례를 주는 제도다. 현재는 그 대상이 과잉공급 업종으로 제한돼 코로나19 사태의 직격탄을 맞은 항공·운송업이나 정유업계조차 원샷법을 활용할 수 없다.  
 
주가가 떨어질 때 금융사가 담보로 잡은 주식을 강제로 팔아버리는 반대매매도 일시적으로 중지해 줄 것을 요구했다. 주가가 폭락하는 와중에 주식이 헐값으로 매각되면 폭락장이 심화되고 금융시장이 경색돼 주주 피해는 물론 기업 경영권이 흔들려, 기업의 적극적인 투자활동에 악영향을 준다는 이유에서다.  
 
이 밖에 전경련은 기축통화를 가진 미국·일본·유럽연합(EU) 등과 무기한·무제한 통화 스왑을 체결해 외환위기 가능성을 완전히 차단하자고 건의했다. 또 현재 3624명에 달하는 사업장 의료진들을 활용해 의사가 있는 기업 사내 진료소를 코로나19 진단을 위한 선별 진료소로 활용할 것도 제안했다.  
 
허 회장은 "이번 건의엔 생존의 기로에 놓인 기업 현장의 목소리가 담겨 있다"며 "정책 당국의 긍정적인 검토와 신속한 추진을 간절히 부탁한다"고 밝혔다.  
한편 최근 주목을 받고 있는 재난기본소득과 관련해 권태신 부회장은 “미래가 불안한데 돈을 주면 사람들이 저축하거나 빚을 갚지 바로 소비를 하겠는가”라며 “과거 한국이 위기를 빨리 극복할 수 있었던 건 국가 재정이 건전했기 때문인데 모두 퍼주면 재정 악화→국가 신용등급 하락→금융시장 악화→경제위기 가속화로 이어질 것”이라며 반대 입장을 나타냈다.

 
전경련은 또한 대기업이 현재 위기에서 예외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권 부회장은 “대기업과 중소·영세기업은 대립 관계가 아니라 공동운명체”라며 "과거 대우그룹의 1~2차 협력업체가 1만개, 1차 협력 종사자만 16만명에 달했는데 외환위기 때 해체되면서 수천 개의 협력업체가 연쇄 도산하고 근로자와 가족들이 고통을 겪게 됐다”고 예를 들었다. 그러면서 “대기업은 ‘무적함대’가 아니다. 외환위기 때 30개 중 16개 무너졌다”며 “대기업을 적대 대상으로 생각하지 말고 (경제위기 지원 대상으로) 포용하고 가야한다”고 덧붙였다.   
 
이소아 기자 ls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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