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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컷오프 모임” vs “중도주의 환상” 두 비례당 향한 쓴소리

24일 여의도 더불어시민당 당사로 당 관계자들이 출입하고 있다. [연합뉴스]

24일 여의도 더불어시민당 당사로 당 관계자들이 출입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을 기반으로 한 비례정당 두 곳(더불어시민당·열린민주당) 후보 명단이 24일 각각 최종 윤곽을 드러냈다. 
 
‘본진’ 민주당이 주도한 더불어시민당은 전문성에 방점을 둔 친여(親與) 인사를 앞번호에 포진시켰고, ‘외곽’ 열린민주당에선 정파적 선명성을 강조한 친문(親文) 인사를 상위권에 여럿 올렸다. “문재인 정권 유지·재창출”을 똑같이 외치면서도 ‘마이웨이’를 고집하는 두 당의 미묘한 기류 차이가 반영됐다는 평이다. 상위 순번(1~10번)을 중심으로 두 비례당 후보들의 차별점을 들여다봤다.
 
◇검찰개혁이냐 친조국이냐=두 당의 선명한 차이는 검찰 관련 인물의 포진이다. 열린민주당은 2번에 최강욱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 8번에 황희석 전 법무부 인권국장을 배치했다. 정봉주 공동대표는 둘을 “문재인 대통령의 칼”이라고 홍보한다. 문 대통령은 후보 시절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를 1호 공약으로 내세웠다. 2009년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를 계기로 검찰개혁이란 명분은 여권 지지자를 응집시키는 기폭제가 됐다.
 
반면 시민당은 당초 제한경쟁분야 6개 중 하나로 검찰개혁을 선정해 후보를 공모했다. 총 6명이 응모했는데 적합한 인물을 찾지 못했다고 한다. “검찰·종교의 경우 민감한 분야라 짧게 주어진 시간에 빠르게 접근하기 어려워서 고심 끝에 추천이 어렵다고 판단했다”(김솔하 공관위 대변인)고 최종 발표했다. 민주당이 자당 기준을 적용해 진행한 자격 검증을 한 명도 통과하지 못한 것 아니냐는 관측과 함께 “친조국 프레임을 경계한 것”(민주당 당직자)이란 해석도 있다.
 
이 때문에 열린민주당은 시민당을 겨냥해 "중도주의 환상에 빠져있어 무기력하다"는 쓴소리를 한다.
이근식 열린민주당 대표와 손혜원, 정봉주 최고위원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계단에서 열린 비례대표 후보 경선 참가자 공개 기자회견에서 비례대표 후보 경선 참가자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스1]

이근식 열린민주당 대표와 손혜원, 정봉주 최고위원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계단에서 열린 비례대표 후보 경선 참가자 공개 기자회견에서 비례대표 후보 경선 참가자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스1]

 
이와 관련 민주당 핵심관계자는 이날 “검찰개혁이 한 두 사람 힘으로 되는 건 아니다. 반드시 관련 후보를 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반면 출마 인터뷰 및 기자회견에서 “검찰로부터 기소 쿠데타를 당했다”(최강욱),“(검찰을) 올해 안에 정리하겠다”(황희석)고 선전포고한 열린민주당 두 후보와 다른 태도다.
 
◇경제·여성·언론 ‘온도차’=시민당은 공당(민주당) 기준에 맞춰 ‘소외계층 챙기기’에 후보 추천 방점을 뒀다. 경제계에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제한경쟁분야를 선정해 남성 상위 앞번호 2번(김경만 중소기업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 4번(이동주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부회장)을 채웠다. 
 
반면 열린민주당의 경제전문가는 자본시장에서 십수년 활동한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대표(6번)다. 지난 20대 총선 때 민주당 출마가 공론화됐다 무산된 그는 23일 음주운전 등 문제가 불거졌다. 손혜원 공동대표는 이를 두고 “12년 전 단 한 번 음주. 너무 당연히 문제가 없다”고 했다.
 
여성 분야에서 시민당은 ‘여성인권’(권인숙 한국여성정책연구원장), ‘위안부’(윤미향 정의기억연대 이사장) 등 피해구제·보호 전문가를 선별해 3번·7번에 배치했다. 반면 열린민주당 여성 후보들은 허숙정 전 30기계화보병사단 장교(5번), 이지윤 서울시설공단 이사장(9번) 등 ‘유리천장’ 극복 경력을 내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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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인 출신은 각 1명이다. 더불어시민당 8번을 받은 정필모 전 KBS 부사장은 기존에 거론된 이창현 전 KBS 이사를 제치고 10번 안쪽 순번에 들었다. KBS기자협회는 24일 “공영방송 부사장이 자리에서 물러나자마자 정당에 줄을 섰다니 개탄스럽다”고 밝혔다. 2년 전 한겨레신문에서 청와대로 직행할 때 비슷한 지적을 받았던 김의겸 전 대변인은 열린민주당 4번이 됐다. 그는 민주당에서 전북 군산 공천을 신청했다가 당의 부정적 기류에 자진 사퇴한 지 한 달여만에 당적을 옮겨 출마했다.
 
◇패자부활 논란…“배수진”=열린민주당 내 민주당 후보 탈락자는 또 있다. 허숙정 전 장교가 앞서 김두관 의원이 떠난 경기 김포갑에 예비후보로 등록, 경선을 희망했지만 김주영 전 한국노총 위원장의 전략공천으로 출마 기회를 잃었다. 김성회 정치연구소 씽크와이 소장(10번)은 앞서 민주당 비례대표 공천을 신청했다 탈락했다. 신계륜·정청래·손혜원 의원실 보좌관 출신이다.
 
황희석 전 국장은 2012년 19대 총선 때 민주당 예비후보로 등록한 경력이 있다. 민주당 핵심관계자는 “황 전 국장이 이번에도 출마 의지가 있어 남양주병 전략공천 등을 검토했지만 지지도가 부족해 접었다”고 말했다. 패자부활을 노리는 후보들이 많다 보니 열린민주당을 놓고 “여론 주목도는 높을 지 몰라도, 사실상 민주당 컷오프 모임”이라는 말이 나온다.
 
발언하는 황희석 전 법무부 인권국장. [연합뉴스]

발언하는 황희석 전 법무부 인권국장. [연합뉴스]

 
한편 최배근 시민당 공동대표는 24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열린민주당을 찍게 되면 (더불어시민당) 11번부터 30번에 있는 후보들이 뒤에서부터 떨어져나간다. 모두 다 (우리에게) 집결해 달라고 배수진을 친 것”이라고 강조했다. 같은날 손혜원 열린민주당 공동대표는 “더불어민주당 측에서 조국 장관과 가까이 있던 분들을 직접 공천할 수 없는 그런 상황이기 때문에 여러 가지 의견들이 나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심새롬 기자 saer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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