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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부 릴레이 이어져 코로나로 힘든 이웃 용기 내는 계기 되길”

구두수선공 김병록씨(오른쪽)가 아내 권점득씨와 함께 지난 23일 파주시청을 방문해 ’코로나로 어려움을 겪는 분들을 돕고 싶다“며 자신의 땅 1만평을 기부하는 내용의 기부채납 서약서에 인감도장을 찍고 있다. [사진 파주시]

구두수선공 김병록씨(오른쪽)가 아내 권점득씨와 함께 지난 23일 파주시청을 방문해 ’코로나로 어려움을 겪는 분들을 돕고 싶다“며 자신의 땅 1만평을 기부하는 내용의 기부채납 서약서에 인감도장을 찍고 있다. [사진 파주시]

 
“앞으로 우리 사회 곳곳에서 기부 릴레이가 이어진다면, 코로나로 위기에 놓여 실의에 빠진 분들이 조금이나마 용기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50년간 구두 닦아 장만한 땅 1만평 기부 서약한 김병록씨


 
50년 가까이 평생 구두를 닦아 모은 돈으로 장만한 경기도 파주시 광탄면 마장리 땅 3만3000㎡(1만평, 임야)를 코로나로 위기에 처한 이웃을 돕기 위해 지난 10일 아무 조건 없이 내놓겠다고 중앙일보에 밝혔던 김병록(61)씨의 말이다. 〈중앙일보 3월 12일자 1면〉
그는 지난 23일 당초 계획대로 경기도 파주시청을 방문, 이 땅에 대한 기부채납 서약서를 제출한 후 이런 말을 건넸다.

 

파주시, 곧바로 땅 매각 착수  

이수호 파주시 기획경제국장은 “기부하신 분의 뜻에 따라 곧바로 해당 임야의 매각에 나서 코로나로 위기에 처한 이들을 경제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방안 마련에 착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 국장은 “코로나19 여파로 파주 지역 경제도 몹시 어려운 상황”이라며 “이렇게 어려운 때에 자산을 기증하는 뜻깊은 결정을 해준 데 대해 감사드리며 파주시도 지역 경제를 살리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평생 모은 땅을 기부한 구두수선공 김병록씨. 변선구 기자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평생 모은 땅을 기부한 구두수선공 김병록씨. 변선구 기자

 
파주시에 따르면 김씨 부부가 기증한 땅의 현재 공시지가는 ㎡당 7330원으로, 3.3㎡(1평)당 2만4200원이다. 3만3000㎡ 전체의 공시지가는 2억4200만원이다. 현재 시가로는 5억∼7억원이다.  

 

“나라가 이렇게 어려울 때, 이웃 돕고 싶어”  

김씨에게 이 땅은 특별한 의미가 있다. 11세 때부터 50년 가까이 구두를 닦고 수선해 온 김씨는 6년 전 이 땅을 매입했다. 그는 “노후에 오갈 곳 없는 이웃들과 함께 어울려 농사지으며 살려고 사 두었던 곳”이라고 했다.  
 
김씨는 고양시 행신동 노점에서 구두 수선을 해왔다. 그러다 2008년부터는 서울 상암동에 10㎡(3평) 크기의 점포를 임대해 아내 권점득(59·여)씨와 구두수선점을 운영 중이다. 현재 큰딸(34)을 출가시키고 아내·작은딸(30), 다운증후군을 앓는 1급 지적장애인 아들(27)과 행신동의 66㎡(20평)짜리 아파트에서 살고 있다.  

지난 10일 오후 김병록씨가 코로나로 위기에 처한 어려운 국민들을 돕기 위해 아무 조건 없이 기부하기로 한 자신의 경기도 파주시 광탄면 마장리 임야를 가리키고 있다. 전익진 기자

지난 10일 오후 김병록씨가 코로나로 위기에 처한 어려운 국민들을 돕기 위해 아무 조건 없이 기부하기로 한 자신의 경기도 파주시 광탄면 마장리 임야를 가리키고 있다. 전익진 기자

 
이렇게 살아오면서 노후도 준비하고 장기적으로 사회에 도움도 되는 일을 하려고 사놓은 땅이라고 한다. 김씨는 “이번 코로나 확산으로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 때보다 더 심한 점포 운영난을 겪게 되면서 지금의 경제위기를 실감한 게 땅을 기부하기로 마음먹은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라가 이렇게 어려울 때 내가 가진 것을 내놔 어려움에 부닥친 사람들을 조금이나마 돕고 싶다”고 했다.
 
김씨는 앞서 1996년부터 2017년까지 21년간 헌 구두 5000여 켤레를 수선해 어려운 이웃들에게 전하기도 했다. 때로는 헌 우산·양산을 고쳐 건넸다. 97년부터는 이발 기술을 배운 뒤 매달 4~5차례 요양원·노인정 등을 찾아 이발 봉사활동도 하고 있다.  
 
2010년부터는 고속도로 톨게이트 등에서 ‘뒤차 돈 내주기’ 캠페인을 하고 있다. 그동안 400여 차례 뒤차의 톨게이트비를 대신 내줬다. 김씨는 “별것 아닌 일이지만 단돈 몇천 원으로 다른 누군가에게 그날 하루 행복함과 고마움을 느끼게 하고 싶어 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파주=전익진 기자 ijj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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