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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냥의 시간' 갈등… 코로나는 천재지변, 이중계약 아니다?

코로나19로 인해 개봉을 연기했다가 넷플릭스 직행을 선택한 영화 '사냥의 시간'(사진). 왼쪽부터 주연 배우 이제훈, 안재홍, 최우식이다. [사진 리틀빅픽쳐스]

코로나19로 인해 개봉을 연기했다가 넷플릭스 직행을 선택한 영화 '사냥의 시간'(사진). 왼쪽부터 주연 배우 이제훈, 안재홍, 최우식이다. [사진 리틀빅픽쳐스]

코로나를 피하려다 법정 싸움까지 치르게 됐다. 100억 대작 영화 ‘사냥의 시간’이 23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영화를 극장 개봉 없이 넷플릭스(온라인 스트리밍 플랫폼)를 통해 세계 190여 개국에 단독 공개한다고 밝히면서 투자‧배급사(리틀빅픽처스)와 해외 배급 대행사(콘텐츠판다) 사이에 공방전이 벌어졌다. 콘텐츠판다는 지난해 리틀빅픽처스와 계약하고 ‘사냥의 시간’ 해외 배급 및 영화제 출품 등을 1년 이상 진행해왔기 때문이다.

영화계 갈등으로 번진 코로나 불똥
넷플릭스 직행 영화 '사냥의 시간'
해외 배급 계약 두고 법적 공방 예고

 

“이중계약 당황스럽다…한국영화 신뢰에 해 입혔다.”(콘텐츠판다)

“천재지변 등에 의한 대행계약 해지…법적 문제없다.”(리틀빅픽처스)

 
23일 넷플릭스행 보도자료가 나온 직후 콘텐츠판다 측은 “리틀빅픽처스가 충분히 논의 없이 일방적으로 계약 해지를 요청했다”고 공식 입장을 냈다. 또 “이중계약에 유감을 표한다”면서 “콘텐판다는 이미 지난달 베를린국제영화제 초청을 성사시켰고 현재까지 해외 약 30여 개국 선판매 및 추가 70개국과 계약을 앞둔 상황이라 당황스럽다”며 법적 대응까지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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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리틀빅픽처스도 발끈했다. 24일 공식 입장문을 통해 “이중계약 주장은 허위”라며 “해지 전 사전논의를 충분히 거쳤다. 모든 이해관계자를 찾아가 설득 과정 거쳤고 대부분 양해해줬음에도, 해외배급 ‘대행’사인 콘텐츠판다만 일관되게 넷플릭스와의 협상을 중지할 것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권지원 리틀빅픽처스 대표는 전날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어떻게 보면 해외 배급 대행사가 우리에게 역갑질을 한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리틀빅픽처스는 2013년 명필름, 리얼라이즈픽쳐스, 외유내강 등 주요 영화 제작사들이 대기업 중심 제작 환경을 개선하고 공정한 영화 유통 환경을 조성하겠다며 십시일반 투자해 설립한 회사다. 
 
현재로선 양측의 주장이 팽팽히 엇갈린다. 
 

코로나는 천재지변, 이중계약 아니다?

콘텐츠판다는 23일 입장문에서 “콘텐츠판다는 ‘사냥의 시간’의 해외 세일즈사임과 동시에 투자사”라며 “리틀빅픽처스가 넷플릭스 전체 판매를 위해 이달초 계약 해지를 요청해왔”을 때 “차선책을 제안하며 이미 해외판매가 완료된 상황에서 일방적인 계약해지는 있을 수 없다는 의사를 분명히 전했다”고 했다. “하지만 리틀빅픽처스는 3월 중순 공문 발송으로 해외 세일즈 계약 해지 의사를 통보했고, 투자사들에게 글로벌 OTT(온라인 스트리밍 플랫폼)사와 글로벌 계약을 체결할 계획을 알리는 과정에서 콘텐츠판다만을 누락시켰다”며 “23일 넷플릭스 공개 보도자료를 통해 이중계약 소식을 확인했다”고 했다.  
 
이에 리틀빅픽처스는 “보도자료를 통해 일방적으로 통보받았다는 주장은 터무니없다”고 반박했다. “콘텐츠판다는 지난 9일부터 ‘넷플릭스와 협상이 잘 안 될 수 있으니 중지하라’고 수차례 요구했다”고 밝혔다. 또 “일반적으로 해외 판권 판매의 경우, 개봉 전에는 계약금 반환 등의 절차를 통해 해결하곤 한다”면서 “충분한 사전협상을 거친 뒤, 천재지변 등에 의한 사유로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는 계약서 조항에 따라 법률검토를 거쳐 적법하게 해지했다. 넷플릭스와 계약은 그 이후에 체결된 것”이라며 이중계약 주장을 일축했다.
 

베를린영화제 초청 기여했다, 안 했다?

콘텐츠판다는 “다수 국제 필름마켓에 참가해 ‘사냥의 시간’을 전 세계 판매하는 동시에 국제영화제에 초청받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며 “리틀빅픽처스도 콘텐츠판다가 이룬 해외 성과들을 보도자료화하며 대외적으로 알리기도 했다”고 전한 바 있다.

 
리틀빅픽처스는 이런 기여에 대해서도 깎아내렸다. “감독과 배우, 제작진이 땀 흘려 만든 영화의 성과로 베를린영화제에 간 것이지 특정회사가 해외 배급 대행을 맡아서 베를린영화제에 선정된 것이 아니”라며 “베를린영화제 과정에 필요한 비용은 리틀빅픽처스 쪽에서 집행했다”고 밝혔다.  
 

해외 시장에서 한국영화 신뢰 훼손됐다?

해외 영화사들과의 신뢰 문제도 이번 공방전의 관건이다. 양측의 견해차가 가장 팽팽한 부분이기도 하다. 콘텐츠판다는 “리틀빅픽처스는 극장 개봉을 준비하고 있는 해외 영화사들로부터 기존에 체결한 계약을 번복할 의사가 없음을 직접 확인했음에도 불구하고 넷플릭스와의 계약을 강행했음을 기사를 통해 확인했다”고 했다.
 
또 “코로나19의 세계적인 유행으로 인해 전 세계 영화계가 겪고 있는 어려움을 공감하지만 해당 건은 당사를 포함해 해외 영화사들이 확보한 적법한 권리를 무시하고 국제분쟁으로 이어질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다. 당사를 포함해 합법적인 계약을 바탕으로 업무를 진행하는 국내 해외세일즈 회사들의 생존권을 위협할 수 있는 위험한 선례를 남기는 것”이라면서 “한국영화 자체의 신뢰에 해를 입히는 행위”라 주장했다.  
'사냥의 시간'은 독립영화 '파수꾼'(2011)으로 데뷔해 신인감독상을 휩쓴 윤성현 감독이 주연 배우 이제훈(사진)과 다시 뭉친 새 영화다. 미래 없는 암흑도시에서 인생역전을 노리려다 쫓기게 된 청년들을 그렸다. [사진 리틀빅픽쳐스]

'사냥의 시간'은 독립영화 '파수꾼'(2011)으로 데뷔해 신인감독상을 휩쓴 윤성현 감독이 주연 배우 이제훈(사진)과 다시 뭉친 새 영화다. 미래 없는 암흑도시에서 인생역전을 노리려다 쫓기게 된 청년들을 그렸다. [사진 리틀빅픽쳐스]

 
리틀빅픽처스는 ”전 세계 극장들이 문을 닫는 상황에서 세계 각국 영화사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도 불가피한 상황이었다”고 거듭 설명했다. “‘사냥의 시간’ 판매계약에 대한 손해를 보상하겠다는 내용의 e메일도 해외 판매사에 모두 직접 보냈다. 일부 해외수입사의 경우 다행스럽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오히려 “콘텐츠판다는 리틀빅픽처스가 계약 해지 요청을 하기 전일인 8일까지도 해외 세일즈 내역을 전혀 공개하지 않았으며, 이는 매월 정산내역을 통보해야 하는 계약의무에도 어긋난다”고 밝혔다. 또 공식 입장문에 “관행적인 ‘끼워팔기’ 또는 ‘덤핑판매’식의 패키지 계약이 행해졌는지도 콘텐츠판다로부터 동의 요청이나 통보를 받은 바가 없다”는 구절을 넣어 변칙 계약 여부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다만 “원만한 해결을 위한 협상도 열어놓고 대응하겠다”고 여지를 남겼다. 코로나19로 인한 피해가 영화계의 갈등으로 번지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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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원정 기자 na.wo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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