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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컬프리즘] 봄꽃이 지기만 기다리는 남도 주민들

최경호 광주총국장

최경호 광주총국장

지리산을 끼고 있는 전남 구례군은 대부분 산지로 이뤄진 산간 농촌 지역이다. 군민 2만6000여명 중 55%가 농업에 종사하는 구례에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이 남의 일처럼 여겨졌다. 최근 구례군이 산수유축제를 취소하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조한 것을 놓고도 “별걱정을 다한다”는 반응이 나올 정도였다.
 
하지만 코로나19에 대한 공포는 시골 오지(奧地)도 비껴가지 않았다. 경북 경주의 35번째 코로나19 확진자 A씨(60·여)가 최근 구례 산수유마을 일대를 다녀간 사실이 확인됐다. 지난 18일 오전과 오후 산수유마을과 화엄사 인근 식당, 사성암을 찾았다고 한다. A씨는 사흘이 지난 21일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구례군까지 코로나19 불똥이 튀었다.
 
구례군은 A씨의 확진 소식이 알려지자 즉각 방문 지역에 대한 방역에 나섰지만, 불안감은 여전하다. 축제를 취소했는데도 매년 축제가 열리던 산수유마을을 중심으로 연일 관광객이 몰려들고 있어서다. 구례군에 따르면 지난 10일 산수유꽃이 핀 후 주말과 휴일이면 하루 평균 3만여 명이 이곳을 찾고 있다.
 
평일까지 몰려드는 상춘객 규모와는 달리 지역 상권에는 이렇다 할 도움이 되지 못하는 것도 고민거리다. 관광객들이 코로나19를 의식해 지역 내 식당이나 카페, 관광지 방문을 꺼리고 있어서다.
 
이런 상황은 구례와 인접한 지자체들도 비슷하다. 전남 광양시는 매화축제를 일찌감치 취소했는데도 주말·휴일이면 4만 명 이상이 다압면 매화마을을 찾고 있다. 광양시는 올해 매화가 핀 후 매화마을 일대를 방문한 인파가 31만 명에 달한 것으로 보고 있다. 매화마을 주민들이 “관광객들 때문에 외출도 못 하고 꽃이 지기만을 기다리는 신세”라고 하소연할 정도다.
 
구례군은 당장 산수유 꽃이 지기만을 기다릴 수도 없는 입장이다. 산수유와 함께 구례를 대표하는 봄꽃인 벚꽃이 3~4일 뒤면 개화하기 때문이다. 구례군은 일대에 방역초소나 방역시설 등을 설치할 예정이지만 관광객 유입에 따른 불안감을 해소하기엔 역부족이라는 입장이다. 김순호 구례군수는 “군민들을 생각할 때 ‘제발 구례 방문을 자제해주십시오’라는 현수막이라도 걸고 싶은 심정”이라고 말했다. 산간 농촌마을까지 번진 주민들의 불안감을 잠재우기 위해서라도 전 국민적인 사회적 거리두기가 절실한 시점이다.
 
최경호 광주총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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