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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캐피털 1조 투자 미뤄, 증시 급락에 기업공개도 철회

한국경제 피가 돌게하라〈하〉 

서울 논현동에 위치한 스타트업 ‘필드쉐어’는 오는 4~5월이 고비다. 스포츠 시설 예약을 중개해 주는 서비스로 1년 전 창업했지만 지난 2월 이후 대부분의 예약이 취소됐다. 최근엔 정부·공공기관이 운영하는 야구장·축구장 시설마저 폐쇄되면서 앞날이 더욱 깜깜해졌다. 김희준 대표는 “한두 달은 더 버티겠지만 8명의 인건비와 임대료를 어떻게 감당할지 고민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벤처의 싹도 사라질 위기
스타트업, 투자금 떨어지면 폐업
“미래가치 보는 기업, 적자 많아
지원자금 보증기준 통과도 어려워”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스타트업들이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 벤처의 싹이 사라진다는 얘기마저 나온다. 특히 여행·스포츠·교육 등 오프라인 대면 중심인 곳은 타격이 크다. 여행·숙박의 경우 코로나19 발생 후 매출은 평소 대비 절반 이하, 심하게는 평소의 10% 수준으로 떨어진 곳도 있다. 벤처투자업계 관계자는 “알 만한 여행·숙박 업체들도 신규 고객 확보는 물론이고 운영조차 쉽지 않다”며 “일부 업체는 매각설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코로나19로 인한 침체기가 언제 끝날지 모른다는 불확실성이다. 기업설명회(IR)나 비즈니스 미팅이 연달아 취소되면서 스타트업들은 사업 계획을 수립하는 것 자체가 어려워졌다. 세차 서비스업체 ‘세차왕’의 박정률 대표는 “소독방역 서비스를 만들어 코로나19에 대응하고 있지만 언제쯤이면 괜찮아질지 모르는 불확실성이 크다 보니 사업계획을 세우기가 쉽지 않다”고 했다.
 
스타트업·벤처 업계가 말하는 어려움

스타트업·벤처 업계가 말하는 어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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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계의 돈줄은 거의 말라가고 있다. 이기대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이사는 “지금은 기존에 받아둔 투자금으로 버티는 ‘캐시버닝’ 상황”이라며 “사업으로 돈을 벌어 버틸 자금을 만들거나, 새로운 투자를 받아야 하는데 둘 다 어려워졌다”고 했다. 오프라인 모임 주선 사업을 하는 스타트업은 올해 2월 기업설명회(IR)로 투자유치를 계획했지만 벌써 두 차례나 IR이 미뤄졌다. 이 회사 대표는 “기존 투자금이 거의 소진됐는데 IR이 언제 열릴지 몰라 어떻게 계획을 짜야 할지 고민스럽다”고 했다.
 
벤처캐피털(VC)도 투자를 미루고 있다. 코로나19로 깊게 팬 ‘죽음의 계곡’을 견뎌내고 살아남는 스타트업에 투자하겠다는 신중론이 퍼져 있다. 이들 VC가 1조3000억원에 달하는 정부 모태펀드를 집행하고 있다. 모태펀드 집행마저 느려지면서 스타트업의 고사 우려도 커지고 있다. 최성진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대표는 “스타트업은 투자금이 떨어지는 순간 바로 폐업할 수밖에 없다”며 “투자가 절실한 스타트업들에는 적절한 타이밍에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기업공개(IPO)를 통한 자금 조달도 어려워졌다. 폭락하는 주식시장에서 기업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코스닥 상장을 추진하던 SCM생명과학은 지난 20일 IPO를 철회하겠다고 신고했고, 화장품소재업체 엔에프씨도 19일 상장 철회를 요청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더 유연하게 정책을 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벤처캐피털 블루포인트파트너스의 이용관 대표는 “모태펀드 자금의 실제 집행률을 검토해 자금 경색이 오기 전에 현장에 돈이 풀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신용보증기금(신보)과 기업보증기금(기보)을 통한 긴급 자금지원의 실효성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많았다. 최성진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대표는 “정부 대책이 소상공인·자영업자 위주이다 보니 스타트업의 현실은 고려하지 못했다”며 “90% 이상의 스타트업이 당장 매출보다 미래가치로 승부하는 적자 기업인데, 이들은 신보·기보 보증 기준을 통과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정원엽·하선영 기자 jung.wonyeo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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