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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살균제 피해 범위 확대된다…입증책임도 완화

지난달 19일 서울 경복궁역 메트로미술관에서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가족 및 참석자들이 가습기살균제 참사 희생자를 기리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19일 서울 경복궁역 메트로미술관에서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가족 및 참석자들이 가습기살균제 참사 희생자를 기리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가습기살균제의 피해 범위가 확대되고 소송에서 피해자의 입증책임도 완화된다.
 
환경부는 ‘가습기살균제 피해구제를 위한 특별법’ 개정안이 24일 공포 후 6개월 후부터 시행된다고 23일 밝혔다.
 
환경부는 “이번 개정안은 정부의 피해구제대상을 확대하고 소송에서의 피해 사실을 입증하는 요건을 완화해 가습기살균제로 장기간 아픔을 겪고 있는 피해자에게 도움을 주고자 마련됐다”고 개정 이유를 설명했다.
 
개정안은 우선 피해질환을 특정하지 않고 가습기살균제에 노출돼 발생하거나 악화된 피해를 포괄적으로 인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지금까지는 폐 질환, 천식, 태아 피해, 아동·성인 간질성폐질환, 기관지확장증, 폐렴 등 특정한 피해질환을 앓는 경우에만 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피해자로 인정받을 수 있었으나 법 개정으로 그 제한을 두지 않아 폭넓은 구제가 가능하게 됐다. 
 
이에 따라, 현행법에서 구제받지 못했던 사람들도 개별적으로 심사를 거쳐 피해자로 인정받고 정부의 지원을 받을 수 있다.
 

“피해 입증책임 기업에 전환”

지난해 8월 28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열린 ‘가습기 살균제 참사 진상 규명 청문회’에 출석해 가습기 살균제 개발 경위와 원료 선정 경위 등을 설명하는 기업 분야 증인들. [뉴스1]

지난해 8월 28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열린 ‘가습기 살균제 참사 진상 규명 청문회’에 출석해 가습기 살균제 개발 경위와 원료 선정 경위 등을 설명하는 기업 분야 증인들. [뉴스1]

또 손해배상소송에서 피해 사실을 입증하기가 쉬워진다. 피해자가 역학적 상관관계 등 일정 부분을 증명하면 기업이 반증하지 못하는 이상 인과관계를 추정하도록 법을 개정했다. 역학적 상관관계란 위험인자에 노출된 집단에서 질환에 걸린 비율이 노출되지 않은 집단에서 걸린 비율을 초과한다는 사실을 통계적으로 밝히는 것을 말한다.
 
피해자가 ① 가습기살균제에 노출된 후 ② 질환이 발생·악화되고 ③ 노출과 질환 발생 간에 역학적 상관관계가 확인된 경우 등 3가지 요건을 입증하면 기업은 가습기살균제 피해가 아니라는 것을 반증해야 한다. 
 
환경부 관계자는 “이는 사실상 입증책임이 기업에 전환된 것으로 지금까지 환경소송에서 대법원판례와 비교하면 획기적인 진전이 이루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환경부는 피해자가 역학적 상관관계를 입증하기는 쉽지 않으므로 환경부에서 조사·연구 및 전문가들의 심의를 거쳐 ‘역학적 상관관계’가 확인된 질환을 올해 안에 고시할 예정이다. 또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비염, 후두염, 기관지염 등 ‘역학적 상관관계’가 규명되는 질환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 밖에도 구제급여와 특별구제계정을 통합하는 피해자 지원체계 개편으로 1월 기준 특별구제계정을 받던 2207명이 법 시행과 함께 모두 구제급여 수급자가 된다. 그동안 특별구제계정 대상자는 구제급여 대상자와 달리 건강피해인정을 받지 못해 소송에서 차별받고 있다는 논란이 제기돼 왔다.
 
하미나 환경부 환경보건정책관은 “이번 ‘가습기살균제 피해구제법’ 개정은 정부의 피해구제를 강화하고, 소송에서의 입증책임를 전향적으로 완화한 법안으로 가습기살균제로 고통을 겪는 분들이 정부의 구제를 받고 소송에서 피해 사실을 입증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천권필 기자 fee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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