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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코로나19에 생계 위협, 이때 되새겨야 할 한가지

기자
신성진 사진 신성진

[더,오래] 신성진의 돈의 심리학(65)  

언제 끝날지 모르는 위기가 계속되고 있다. 전쟁 같은 날들이다. 대한민국 국민의 코로나 위기 대응역량을 세계가 칭찬하기 시작했고, 해외에서 일어나고 있는 사재기 같은 일들이 일어나지는 않고 있지만 결코 만만한 상황은 아니다.
 
특별히 이번 코로나 위기의 피해는 예전과 달리 자영업자들과 프리랜서 등에 집중되고 있다. 대기업이나 공공영역에서 일하는 사람들, 의료기관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고생하고 있지만 그들은 경제적인 의미에서 생존의 위협을 느끼지는 않는다. 하지만 한 달 한 달 벌어서 사는 사람들이 느끼는 경제적인 두려움은 코로나19에 감염되는 것보다 더 크게 다가온다.
 
빅터 프랭클의 책 『죽음의 수용소에서』.

빅터 프랭클의 책 『죽음의 수용소에서』.

 
이런 위기 속에서 생뚱맞게 빅터 프랭클의 책 『죽음의 수용소에서』를 다시 읽어보게 되었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전쟁, 언제 풀려날지 모르는 수용소 생활, 늘 죽음을 옆에 두고 살았던 저자는 어떤 마음으로 그 시간을 살아낼 수 있었을까?
 
“인간에게서 모든 것을 빼앗으려 해도 빼앗을 수 없는 한 가지, 즉 인간의 마지막 자유는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의 태도를 선택할 수 있는 자유, 자신만의 길을 선택할 수 있는 자유다.”
 
죽음의 수용소에서도, 언제 끝날지 모르는 코로나 19 위기에서도 우리가 마지막까지 가지고 갈 수 있는 자유는 ‘지금 상황에 대해 어떻게 선택할 것인지에 대한 자유’다. 막다른 골목에 들어와 있다는 생각 때문에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은 사람도 있을 것이다. 아무리 찾아봐도 무언가 할 수 있는 것이 보이지 않는 현실에 절망할 수도 있다.
 
주 수입이 강사료였던 많은 강사 선후배들도 비슷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달 한달 진행되는 강사료 수입으로 생계를 유지해 왔는데, 2월부터 하나씩 강의가 없어지더니 3월에는 모든 강의가 취소되었고 4월 이후에는 강의 계획이 전혀 없다. 3개월 이상 수입 없이 살아남을 수 있는 개인이 그리 많지는 않을 것이다.
 
식당이나 카페, 사람들이 모여서 무언가를 함께 소비해야 하는 먹고 사는 자영업자들도 비슷하다. 가끔 착한 건물주들의 이야기가 감동을 주지만 일부의 이야기다. 매월 들어가는 임대료에 직원들 인건비와 다양한 부대비용을 감당하기 힘든 현실이 한달 한달 연장되어 간다.
 
대기업이나 공공영역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경제적인 의미에서 생존의 위협을 느끼지는 않는다. 하지만 한 달 한 달 벌어서 사는 사람들이 느끼는 경제적인 두려움은 코로나19에 감염되는 것 만큼 크게 다가온다. [사진 pexels]

대기업이나 공공영역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경제적인 의미에서 생존의 위협을 느끼지는 않는다. 하지만 한 달 한 달 벌어서 사는 사람들이 느끼는 경제적인 두려움은 코로나19에 감염되는 것 만큼 크게 다가온다. [사진 pexels]

 
가장 고통스러운 것은 끝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백신이 개발된다느니, 날이 따듯해지면 소강상태에 들어갈 것이라는 등 희망 섞인 전망이 있지만 과학적이지도 않고 합리적이지도 않다. 어떻게 해야 할까? 이런 상황에서 내가 선택할 수 있는 자유, 이 위기와 고통의 시간에 대한 나의 반응은 어떤 것이어야 할까?
 
수용소에서 어떤 사람들은 꿈을 꾸고 그 꿈으로 막연하게 희망적인 스토리를 만들었다. ‘3월 30일이 되면 독일이 항복한 데.’ 하지만 독일은 항복하지 않았고, 막연한 희망을 가지고 있었던 사람은 독일이 항복하는 4월이 오기 전에 시름시름 앓다가 세상을 떠났다. 우리도 그럴 수 있다. 막연한 희망, ‘곧 백신이 개발될 거야, 따뜻한 봄이 되면 나아질 거야’라는 생각으로 대처할 수 있다. 이런 태도를 선택하는 사람들이 가장 위험했다. 희망고문, 꿈에 당하는 사기는 견디기 힘들다.
 
나치 수용소에 있었던 사람들은 수감자 중에서 자기가 해야 할 일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사람들이 더 잘 살아남았다는 사실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빅터 프랭클도 그랬다. 그는 살아야 할 의미를 찾았다. 그는 살아서 ‘이 어려움 속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세상에 남기겠다’는 선택을 하고 살아남았다. 빅터 프랭클은 니체의 말을 자주 인용하면서 의미치료(로고테라피)로 발전시켰다.
 
“살아야 할 이유가 있는 사람은 어떤 고난도 견딜 수 있다.”
 
지금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삶의 의미’를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내가 꾸고 있던 나의 꿈은 진정 나의 것이었던가?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내가 살아가고 싶었던 삶은 어떤 것이었을까? 나는 지금 왜 살아가야 할까?
 
내가 하고 있는 일, 내가 하고 있는 일들이 어떤 의미와 가치를 가지는 것인지, 한 번뿐인 인생, 정말 이루고 싶은 꿈이 있는지 생각해 보자. 사랑하는 사람들을 생각하며 삶의 의미를 되새겨보자. [사진 pxhere]

내가 하고 있는 일, 내가 하고 있는 일들이 어떤 의미와 가치를 가지는 것인지, 한 번뿐인 인생, 정말 이루고 싶은 꿈이 있는지 생각해 보자. 사랑하는 사람들을 생각하며 삶의 의미를 되새겨보자. [사진 pxhere]

 
책을 읽으면서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방법, 살아야 할 의미를 강화해주는 몇 가지 의미들과 방법들을 생각해 봤다.
 
첫째는 일이다. 내가 하고 있는 일, 내가 하고 있는 일들이 어떤 의미와 가치를 가지는 것인지 생각해 보자. 내가 하고 있는 일이 무엇인지 의미를 생각하고 그것을 어떻게 실현할까 곰곰이 생각해 보면 의미를 찾을 수 있고 방법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내가 하는 일이 ‘강의를 통해 삶과 성공에 필요한 지식과 지혜를 전달하는 것’인 사람들은 모이지 않는 사람들을 모으려고 하지 않고 온라인 강의로 옮겨가고 있다. 북적이던 식당에서 맛있는 닭갈비로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던 사장님은 SNS 홍보를 통해 가치를 배달하는 것으로 바꾸고 간단하게 며칠 매상을 올린다.
 
둘째는 사랑이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 내 일의 의미가 되는 사람을 생각하면 살아야 할 의미가 강화된다. 가족들, 함께 행복하게 살아가야 할 가족을 생각하면서 삶의 의미를 되새겨보자. 많은 가정에서 세끼를 다 먹는 삼식이와 학교에 가지 않는 자녀들 때문에 엄마들이 힘들어하기도 한다. 조금 바꾸어 생각하면 평생에 다시 오기 힘든 가족들 간의 시간이다. 이런 위기를 함께 겪어낸 가족들과 그런 어려움이 없었던 가족들은 사랑의 밀도가 다르다. 격리의 시간, 사랑에 좀 더 집중해 보자.
 
셋째는 꿈이다. 한 번뿐인 인생, 정말 이루고 싶은 꿈이 있는지 생각해 보자.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에서 시간의 밀도라는 단어가 나온다. 주인공 새로이와 교도소에서 만난 승권이가 7년 만에 이태원에 포차를 개업한, 자신의 말대로 살아가는 새로이를 보면서 이렇게 말한다. ‘시간은 똑같이 흘렀지만, 그와 나는 시간의 밀도가 달랐다.’ 모든 사람에게 공평하게 주어지는 24시간, 그리고 누구에게나 비슷하게 다가온 위기의 시간, 이 시간을 좀 더 밀도 있게, 의미 있게 보내는 방법은 새로이처럼 꿈에 집중하는 것이다.
 
‘위기는 반드시 회복된다.’
 
어떤 위기든 시간이 지나면 제자리를 찾았다.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위기도 그럴 것이다. IMF 때가 그랬고, 2008년 금융위기가 그랬다. 세상이 끝날 것 같았지만, 시간이 조금 흐르고 난 다음 언제 그랬냐는 듯이 일상으로 돌아왔다. 아마 코로나 위기도 그럴 것이다. 위기가 끝난 어느 날, 일과 사랑과 꿈 때문에 이겨낸 스토리가 있으면 좋겠다. 그리 만만한 일은 아니지만, 우리는 반드시 이겨낼 테니까 기왕이면 좀 더 멋진 스토리로 이겨내면 좋지 않을까?
 
한국재무심리센터 대표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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