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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리 대국민 담화 발표 비웃듯···불토 되자 클럽 몰린 20대

20일 밤 서울시 강남 번화가에 위치한 클럽과 술집 인근에 손님들이 몰려 있다(사진 위). 총리의 대국민 담화가 발표된 21일 밤에도 강남 번화가의 한 클럽 앞에 손님들과 차량이 뒤섞여 있다. 정진호 기자

20일 밤 서울시 강남 번화가에 위치한 클럽과 술집 인근에 손님들이 몰려 있다(사진 위). 총리의 대국민 담화가 발표된 21일 밤에도 강남 번화가의 한 클럽 앞에 손님들과 차량이 뒤섞여 있다. 정진호 기자

'사이토카인 폭풍' 발표에도… 

21일 오후 11시 50분, 주말을 맞아 강남 번화가는 평일보다 더 많은 사람으로 붐볐다. 강남의 한 클럽 앞에는 얇은 재킷이나 코트 등을 차려입은 30여명이 입장을 위해 줄을 서 있었다. 이들은 대부분 20대로 토요일을 맞아 이른바 ‘불토’를 즐기기 위해 클럽을 찾았다. 이 클럽뿐 아니라 근처 감성주점이나 헌팅술집 등에도 사람이 가득 찼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21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관련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세균 국무총리가 21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관련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정세균 국무총리는 대국민 담화문을 통해 유흥시설은 앞으로 보름간 운영을 중단할 것을 권고하고 사적인 모임이나 약속을 연기하거나 취소할 것을 강력하게 권고했다. 전날엔 대구시와 중앙방역대책본부가 ‘사이토카인 폭풍’으로 인한 20대 위중 환자가 있다고 발표했다. ‘사이토카인 폭풍’은 신종 바이러스에 면역 체계가 과도하게 반응해 정상 세포까지 공격하는 증상으로 면역력이 강한 젊은 층에서 주로 발생한다고 한다.
 

"클럽 다니는 사람이 제일 건강해" 

그러나 주말을 맞은 강남 클럽의 상황은 딴 세상 같았다. 전날 새벽까지 수십명이 줄을 섰던 클럽 앞엔 여전히 대기 줄이 이어졌다. 직장인 김모(28)씨는 "20대도 '사이토카인 폭풍'으로 인해 코로나19가 위험할 수 있다는 기사를 봤지만, 총리의 권고 수준의 말은 강제성이 없어서인지 와 닿지 않는다"며 "놀지도 못하게 할 거면 직장 출근이나 대중교통 이용 자체를 막아야 하는 게 아니냐"고 했다.
20일 오후 강남 번화가에 위치한 클럽과 술집 인근에는 금요일 밤을 즐기기 위해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이가람 기자

20일 오후 강남 번화가에 위치한 클럽과 술집 인근에는 금요일 밤을 즐기기 위해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이가람 기자

전날 친구 4명과 클럽에 놀러 온 대학생 조모(19)씨는 “친구들끼리 원래 클럽 다니는 사람들이 면역력이 제일 강하다고 얘기하면서 왔다”며 “몸 약하고 코로나19 걸린 사람은 애초에 클럽에 안 오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조씨는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클럽 앞에 줄을 서 있었다.

 

영업 재개 클럽 늘어

19일엔 강남에 위치한 클럽 중 문을 연 곳은 세 곳이었으나 21일엔 여섯 곳으로 늘었다. 코로나 19로 인해 문을 닫았던 클럽 중 일부가 금요일과 주말을 맞아 영업을 재개한 것이다. 코로나19 확진자가 계속 증가하는 상황이지만 클럽은 영업 손실 등의 이유를 들어 영업을 재개하고 있다.

21일 오후 11시 50분시쯤 강남 번화가에 위치한 클럽 앞에 사람과 차량이 뒤섞여 있다. 정진호 기자

21일 오후 11시 50분시쯤 강남 번화가에 위치한 클럽 앞에 사람과 차량이 뒤섞여 있다. 정진호 기자

 
클럽 측도 억울한 사정을 토로하고 있다. 강남 번화가의 클럽 관계자는 "문을 닫아 손해를 본다고 해도 임대료는 어떻게든 지불하겠지만 200명이 넘는 클럽 직원들의 임금을 아예 주지 않을 수는 없다. 직원들에겐 생계의 문제다"며 "지자체에 보고하고 하루에도 몇번씩 협의하면서 방역과 예방 절차를 지키고자 한다"고 했다. 또 그는 "클럽 등도 생계가 달린 문제인데 강제 영업 중단을 하려면 정부가 직원들 월급이라도 보전해줬으며 좋겠다"고 덧붙였다. 

클럽 "기사 봤다…직원들 월급 어떡하냐"

22일 오전 3시가 넘어 클럽에서 나온 신모(26)씨는 "시간이 늦어서인지 클럽 내부에서 마스크를 쓰고 노는 사람은 몇명 보이지 않았다"며 "입장할 때는 발열 여부와 마스크 착용을 꼼꼼히 확인하지만 내부에서는 그렇지 않은 것 같다"고 했다. 또 그는 "새벽 시간임에도 클럽 안엔 사람이 가득했다"고 전했다. 본지 보도 이후 클럽 측에서는 마스크 착용 등을 신경 쓰고 있지만 내부에서는 통제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었다.
 
백화점에서 근무하는 김모(22)씨는 “백화점 명품관에서 일해서 중국인 관광객 많이 상대하는데 지금까지 아프거나 문제 있던 적 없다”며 “코로나19 그다지 신경 쓰지 않는다”고 했다. 또 그는 마스크를 제대로 착용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답답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1달 만 재오픈에 테이블 매진

20일 1달 만에 영업을 재개한 청담동의 한 클럽은 영업 시작 1시간 전부터 50개의 테이블 중 46개가 예약이 끝났다. 이 클럽 관계자는 기자에게 “테이블을 잡을 생각이 있으면 얼른 예약해야 한다”는 문자를 보내기도 했다. 나머지 4개의 테이블도 곧 예약이 이뤄졌다고 한다. 금요일인 데다 오랜만에 영업을 다시 한다는 소식에 오히려 사람이 몰린 것이다. 
21일 오후 11시 50분쯤 강남 번화가에 위치한 술집에 들어가기 위해 사람들이 줄을 서 있다. 정진호 기자

21일 오후 11시 50분쯤 강남 번화가에 위치한 술집에 들어가기 위해 사람들이 줄을 서 있다. 정진호 기자

21일 오전 1시쯤에는 강남 번화가에 술에 취해 바닥에 쓰러진 사람도 눈에 띄었다. 새벽임에도 클럽과 주점 등에서 술을 마신 사람과 택시, 발렛을 기다리는 외제차 등이 뒤엉겨 거리마다 혼잡스러울 정도였다. 친구 3명과 함께 놀러 나온 대학생 이모(24)씨는 “걱정이 되는 것도 사실이지만 내 몸엔 문제가 없다”고 했다.
 

WHO "젊은이들, 천하무적 아니다"

사이토카인 폭풍에 대한 우려가 국내에서도 제기되는 가운데 세계적으로도 20대의 ‘사회적 거리두기’ 동참을 호소하고 있다.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젊은이들, 당신들은 천하무적(invincible)이 아니다”며 “코로나19가 노인들에게 가장 치명적이지만 젊은 사람들도 살려주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도 최근 20~40대도 코로나19로 심각한 위험에 처할 수 있다는 보고서를 내놨다.

 
정진호·이가람 기자 jeong.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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