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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왕좌의 게임의 만남" 해외 'K좀비' 열풍 일으킨 킹덤2

     ‘킹덤’ 시즌 2. 상복을 입은 상태에서도 핏빛 전투는 계속된다. [사진 넷플릭스]

‘킹덤’ 시즌 2. 상복을 입은 상태에서도 핏빛 전투는 계속된다. [사진 넷플릭스]

“‘킹덤’은 ‘왕좌의 게임’의 정치적 음모와 ‘기생충’의 계급 갈등을 좀비와 함께 섞어놓은 드라마다.”  
미국 매체 옵저버는 지난 13일 공개된 넷플릭스 ‘킹덤’ 시즌 2를 이렇게 소개했다. 지난해 넷플릭스 첫 한국 오리지널 드라마로 ‘K좀비’ 열풍을 일으킨 ‘킹덤’이 아카데미 4관왕에 오른 영화 ‘기생충’과 만나 시너지를 내고 있는 것이다. 경제지 포브스는 “‘킹덤’을 보면 코로나19가 좀비 바이러스가 아니라는 사실에 안심할 것”이라며 “최고의 좀비쇼”라고 호평했다. 전 세계가 코로나19로 공포에 떨고 있는 팬데믹 상황과 맞물려 더 큰 관심을 얻고 있는 셈이다.

넷플릭스서 13일 시즌 2 공개한 ‘킹덤’
‘기생충’ ‘왕좌의 게임’ 합친 수작 호평
김은희 작가 “색다른 K좀비 관심 감사”
박인제 감독 “잔인함 최대치 보여주고파”

 
시청자 반응도 뜨겁다. 시즌 1의 6부작이 15~16세기 조선에서 어떻게 역병이 탄생하고, 좀비가 창궐하게 됐는지를 세세하게 보여줬다면, 시즌 2의 6부작은 앞서 깔아놓은 복선을 활용해 속도감 있게 달려나가는 덕분이다.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OTT)인 넷플릭스는 별도로 시청률이나 시청자 수를 발표하진 않지만 ‘오늘 한국의 톱 10 콘텐트’ 1, 2위를 다투며 선전하고 있다. 북미 영화 전문 사이트 IMDB 평점도 8.9점에 달한다. 시즌 1(8.3점)은 물론 ‘기생충’(8.6점)보다 높은 점수다. 넷플릭스가 서비스되지 않는 중국에서도 18일 포털사이트 바이두 드라마 순위 7위에 오르는 등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후 내용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지붕 추격신, 한국 조형미 보여주고파”

‘킹덤’ 대본을 쓴 김은희 작가. ’저도 빨리 시즌 3을 쓰고 싶다“고 말했다. [사진 넷플릭스]

‘킹덤’ 대본을 쓴 김은희 작가. ’저도 빨리 시즌 3을 쓰고 싶다“고 말했다. [사진 넷플릭스]

19~20일 화상으로 만난 제작진도 설렘을 감추지 못했다. 김은희 작가는 “‘기생충’과 ‘왕좌의 게임’ 모두 너무 좋아하는 작품인데 함께 언급해주셔서 영광”이라며 “서양 좀비물에 익숙한 분들에게는 한국 풍광은 물론 건축물도 색다르고, 총이나 창도 없어서 더 흥미롭고 위협적으로 다가온 것 같다”고 밝혔다. 극 중 등장인물들이 쓰고 나오는 갓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해외에서는 “안 멋진 모자를 쓰고 나온 사람은 모두 죽는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김 작가는 “우리 선조들이 멋을 알았던 것 같다”며 “화려한 여자 한복뿐 아니라 남자 도포나 패랭이 모자도 너무 멋있어서 이번에 다시 한번 반했다”고 했다.  
 
시즌 2는 피로 물든 궁궐이 주 배경인 만큼 한국의 건축미가 작품 곳곳에서 돋보인다. 창덕궁과 창경궁을 부감으로 그린 동궐도(東闕圖)를 인상 깊게 본 김 작가는 좀비를 지붕 위로 유인해 추격전을 벌이는 방식을 택했다. 박인제 감독은 “3m 이상 되는 지붕 위에서 액션신을 찍을 수가 없어서 세트를 만들어 촬영했다”고 밝혔다. 그는 “후원에서 펼쳐지는 대규모 전투신도 상당히 공을 많이 들였다”며 “얼음이 얼지 않아 컴퓨터 그래픽(CG)의 도움을 받았는데 불규칙한 균열 표현에 애를 먹었다. 공개 직전까지 작업했다”고 설명했다. 7년 후 이야기는 실제 종묘에서 촬영해 사실감을 높였다.  
 
‘킹덤’의 박인제 감독. ’좀비가 더 역동적으로 보인다는 평이 많아 감사하다“고 했다. [사진 넷플릭스]

‘킹덤’의 박인제 감독. ’좀비가 더 역동적으로 보인다는 평이 많아 감사하다“고 했다. [사진 넷플릭스]

시즌 1을 연출한 영화 ‘터널’(2016)의 김성훈 감독에 이어 시즌 2의 2~6화 메가폰을 잡게 된 박인제 감독은 “앞서 만들어진 세계관과 좀비의 특성을 계승하면서도 좀비물의 팬으로서 더 잔인하고, 더 고어하게 최대치를 보여주고자 노력했다”고 했다. 영화 ‘모비딕’(2011) ‘특별시민’(2017) 등을 만든 박 감독은 사극도, 좀비물도 처음이라는 사실이 무색할 정도로 핏방울이 렌즈에 튄 장면을 그대로 사용하거나 세자 이창(주지훈)이 입은 상복이 피로 물들어 곤룡포를 연상케 하는 장면 등이 인상적인 연출을 선보였다. 고래회충에서 모티브를 딴 촌충이 등장하는 장면도 눈길을 끌었다.
 

“시즌 1 감정 깃든 액션에 역동성 더해”

김은희 작가는 “같은 사람이 극본을 썼다 해도 영상으로 실현하는 것은 감독 몫이기 때문에 두 분과 대화를 많이 했다”며 “개인적으로는 시즌 1의 액션이 감정을 더 중시했다면, 시즌 2는 보다 역동적이고 볼거리가 더 많았던 것 같다”고 밝혔다. “안현대감(허준호)이 죽는 장면이나, 좀비들이 중전(김혜준)을 덮치는 장면은 쓰면서도 빨리 보고 싶었어요. 옥좌는 한 나라에서 단 한 명만 올라갈 수 있는 자리인데, 그 권위조차 무너졌을 때 오는 희열이 있잖아요. 이번 시즌에서 가장 상징적인 장면이라고 생각해요.”
 
‘킹덤’의 의상도 많은 화제를 모았다. 시즌 2에서는 보다 다양한 복장을 선보인다. [사진 넷플릭스]

‘킹덤’의 의상도 많은 화제를 모았다. 시즌 2에서는 보다 다양한 복장을 선보인다. [사진 넷플릭스]

일찌감치 시즌 1은 ‘배고픔’, 시즌 2는 ‘피’에 관한 이야기라고 예고하긴 했지만 “이렇게 많이 죽을 줄은 몰랐다”는 반응도 많았다. 김 작가는 “원죄가 있는 캐릭터가 많기 때문에 그들에게 가장 어울리는 죽음을 고민했다”고 했다. “조학주(류승룡)는 탐욕의 화신이잖아요. 그런 인물이 장엄하게 죽는 것은 원하지 않았어요. 도리어 가장 비참하되 핏줄을 중시하는 사람에게 어울리는 죽음이어야 한다고 생각했죠. 덕성(진선규)의 서사가 아쉽긴 했지만, 그에게는 비장함이 가장 잘 어울린다고 봤습니다.” 어린 이염(김강훈)에게 궁을 맡기고, 이창은 생사초의 비밀을 쫓아 북방으로 떠난 시즌 2 결말에 대해서는 “과연 왕족의 피만이 정답인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싶었다고.
 
마지막화에 아신(전지현)ㆍ문수(안재홍) 등 새로운 인물이 대거 등장하면서 벌써부터 시즌 3를 기다리는 팬들도 많다. 아직 제작이 확정되진 않았지만, 김 작가는 “시즌 10까지 하고 싶다”고 밝혔던 터다. “16부작 한국 드라마로 치면 시즌 1은 3부 중반, 시즌 2는 10부까지 온 것 같아요. 시즌 3, 4까지는 머릿속에 구상은 하고 있는데 사실 대본을 쓰다 보면 캐릭터가 알아서 굴러가는 경우가 많거든요. 시즌 3은 ‘한’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싶어요. 아무래도 조선 시대에선 하층민, 그중에서도 여성이 더 많은 착취를 당했기 때문에 여성 서사가 부각될 수밖에 없을 것 같긴 한데 모르죠. 영신(김성규) 등 아직 못다 한 이야기가 많은 캐릭터도 있고요.”  
 

“러브라인은 자신 없어…북방 고증 기대돼”

시즌 2 마지막화에 특별출연한 전지현. 시즌 3에서 활약을 기대하는 팬들이 많다. [사진 넷플릭스]

시즌 2 마지막화에 특별출연한 전지현. 시즌 3에서 활약을 기대하는 팬들이 많다. [사진 넷플릭스]

아신이 등장하는 장면에서 음악이 갑자기 현대풍으로 바뀌면서 퓨전 사극으로 바뀌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김은희 작가는 “생사초의 원산지에 대해 고민하다가 찬 성질을 좋아하는 특성을 살려 북방을 떠올리게 됐다”며 “북방은 복식도 다르고, 주거양식도 달라서 고증도 해야 하고 분위기도 달라지겠지만 큰 흐름이 달라지진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인제 감독은 “호불호가 갈리긴 했지만 한 왕조가 끝나고 새로운 왕조가 시작되는 느낌을 주고 싶었다”며 “팬의 한 사람으로서 시즌 3이 너무 궁금하다. 만약 새로운 감독을 추천해 달라고 한다면 고민을 좀 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창과 아신의 러브라인을 기대하는 팬들도 있다. 김은희 작가는 “저는 이창과 서비(배두나)가 지난 7년 동안 무슨 일이 있었을까 상상하긴 했는데 제 몸에 사랑 분자는 다 어디로 갔는지 모르겠다”며 절친인 김은숙 작가에게 조언을 구해보겠다고 했다. 반면 코로나19와 연관 짓는 시선에 대해서는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김 작가는 “‘킹덤’은 2011년부터 구상한 작품이고, 경상도에서 좀비가 창궐한다는 설정도 한국 지도를 봤을 때 백두대간으로 자연스러운 장벽이 만들어졌기 때문에 우연의 일치”라고 설명했다. 극 중 서비의 대사인 “추위가 물러가고 봄이 오면 이 모든 악몽이 끝날 것”을 인용하며 “정말 그렇게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덧붙였다. 
 
민경원 기자 story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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