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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그머니 간판 내린 윤리특위…의원 징계안 47건 중 처리 ‘0’

국민 선택, 4·15 총선 〈3〉 20대 국회 성적표 ③ 

20대 국회는 국회 자정 역할을 해야 할 윤리특별위원회가 ‘휴업’ 상태에 들어가면서 의원 징계와 자격 심사 등 제 기능을 하지 못했다.  
 

20대 국회서 9회, 2시간52분 회의
대상엔 이해찬·나경원 등도 포함
42건 계류, 임기만료로 폐기될 듯

상설 위원회였던 윤리특위는 20대 국회 후반기 들어 비상설 위원회로 전환됐고, 지난해 6월 위원회 운영을 연장하지 못한 채 활동이 종료됐다. 윤리특위가 구성조차 되지 못함에 따라 계류 중인 42건의 징계안은 20대 국회 종료와 함께 임기만료로 폐기될 공산이 커졌다.
 
20대 국회에 접수된 의원 징계안은 총 47건이었다. 역대 국회 가운데 18대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이 중 3건은 철회됐고 2건은 징계요구시한(10일)을 넘겨 접수된 건이어서 심사대상에서 제외됐다. 실질적으로 윤리특위가 처리한 안건은 없는 셈이다. 부실한 운영은 회의 현황에서도 나타났다. 20대 국회 동안 윤리특위는 총 9회에 걸쳐 2시간52분 동안 회의한 게 전부였다.
 
계류 중인 42건에는 ‘5·18은 북한군이 주도한 게릴라전’이라는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킨 김진태·김순례·이종명 의원, ‘문빠, 달창’ 등 부적절한 표현으로 논란이 된 나경원 의원, 해외 출장 중 유흥업소에 출입해 논란이 제기된 최교일 의원, 부동산 투기 의혹이 제기된 손혜원 의원, 성희롱성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킨 한선교 의원에 대한 징계안 등이 포함돼 있다. 음주운전 사실 적발됐던 이용주 의원의 경우처럼 징계요구시한 열흘을 넘기도록 징계안이 제출되지 않아 안건에 오르지도 않은 채 유야무야 넘어간 사례도 있다. 법률소비자연맹은 ‘20대 국회 의정평가 국민보고서’에서 “계류 중인 42건의 징계 대상에는 이해찬·나경원·심재철·홍영표 의원 등 전·현직 당 대표와 원내대표 등도 포함돼 있어 사실상 징계가 이뤄지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윤리특위가 있으나 마나라는 비판을 받은 건 이번 20대 국회가 처음은 아니다. 1991년 윤리특위가 설치된 이래 의원 징계안이 가결된 건 딱 한 차례다. 18대 국회 때 성희롱 발언으로 문제가 된 강용석 의원 제명 건으로, 본회의에서는 제명안이 부결되고 ‘30일 본회의 출석정지’가 의결됐다. 19대 국회에서는 성폭행 혐의로 수사를 받은 심학봉 의원 제명안이 윤리특위를 통과했으나 본회의 표결 전 본인이 자진해서 사퇴해 징계안은 폐기됐다. 그 외에는 대부분 기한 만료로 폐기되거나 철회 또는 부결돼, 국회 도덕성을 감시해야 할 윤리특위가 결국 ‘제 식구 감싸기’를 반복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최은혜 기자 choi.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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