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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딱한데 일리 있는 『악마의 사전』…영어 블랙유머 이해의 관문

영어 이야기

『악마의 사전 증보판』 표지

『악마의 사전 증보판』 표지

예수가 최고의 풍자가(satirist)라는 주장이 있다. 주장이 맞는다면, 로마제국의 압제에 신음하는 민중은 예수의 말에 박장대소했을 것이다. “원수를 사랑하라”는 ‘신국(神國)이 오면 불쌍하게 될 원수 로마 놈들을 사랑하자’는 뜻. “네 이웃을 사랑하라”는 ‘로마에 맞서려면 갈릴레아·사마리아·유대아 민중이 구원(舊怨)은 일단 접고 뭉치자’는 뜻.
 

20세기 초 당시 미국 최고 언론인 작
단어풀이 빙자해 세상 냉소적 풍자
‘100대 미국 문학 명작’에 뽑히기도

이런 해석이 정본적(定本的)이지는 않지만, 이본(異本)도 필요하다. 이본이 정본을 빛나게 하며 깊은 뜻을 더한다. 불가지론자 앰브로즈 비어스(1842~1914?)가 쓴 『악마의 사전』은 옥스퍼드사전·웹스터사전·헤리티지사전을 찬란하게 만들어준다. 어둠 없는 빛은 없다. 『악마의 사전』은 어둠의 역할을 자임한다.
 
『악마의 사전』을 ‘미국혁명200주년기념청(ARBA, 1973~1977)’이 ‘100대 미국 문학 명작’으로 선정했다. 1906년에 초판 제목은 『The Cynic’s Word Book(냉소가의 단어 책)』이었다. 1911년 지금 제목으로 새로 나왔다.
 
좌파·진보파 시각으로 보면 자본주의적인 기성 질서를 비판한 책이다. 그런 해석도 일리가 있지만, 꼭 그런 것은 아니다. 저자는 세상의 모든 것이 속속들이 못마땅했던 것 같다. 저자 앰브로즈 비어스는 모든 삐딱한 사람들의 사도다. 비어스는 『악마의 사전』에서 단어 뜻풀이를 빙자해 이렇게 말한다.
 
◆Happiness(행복)=An agreeable sensation arising from contemplating the misery of another(타인의 고통을 깊이 오래 생각함으로 말미암아 발생하는 기분 좋은 느낌)
 
◆Preference(선호)=A sentiment, or frame of mind, induced by the erroneous belief that one thing is better than another(한 가지가 다른 것보다 더 낫다는 잘못된 믿음이 유도하는 감정이나 마음의 틀)
 
◆Education(교육)=That which discloses to the wise and disguises from the foolish their lack of understanding(그들, 즉 현자·우자(賢者·愚者) 공히 이해가 결핍됐다는 것을, 현자에게는 드러내고 우자에게는 숨기는 그것)
 
◆Diplomacy(외교)=The patriotic art of lying for one’s country(내 나라를 위해 거짓말하는 애국적인 기예(技藝))
 
◆Saint(성인)=A dead sinner revised and edited(수정과 편집 과정을 거치며 (미화된) 죽은 죄인)
 
비어스는 고등학교를 1년 정도 다니고 중퇴했다. 독학으로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언론인 반열에 올랐다. 누구도 그의 예봉(銳鋒)을 피할 수 없었다. 1913년 멕시코혁명(1910~1920)에 가담하기 위해 떠났다. 그가 애초에 과연 멕시코로 갔는지, 또 갔다면 어떻게 별세했는지 명확한 증거가 없다.
 
김환영 대기자 / 중앙콘텐트랩 whan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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