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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분석]속도전으로 개설한 ‘달러 마이너스 통장’ …‘외환 팬데믹’ 한 숨 돌렸다

 예상보다 빠르고 전격적이었다. 한국과 미국의 통화스와프 체결이라는 양국의 선제적 대응으로 불안감이 고조되던 외환시장에 숨 돌릴 틈이 생겼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의 확산으로 최근 국내 외환시장에선 달러 유동성이 부족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커지던 상황이었다. 1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화가치는 전날보다 40원 하락(환율 상승)한 1285.7원에 마감했다. 달러당 원화값이 1280원 선으로 밀린 건 2009년 7월 이후 10년 8개월 만이다. 외환 전문가들은 코로나19발 신용 경색 우려로 안전자산인 달러화로 수요가 쏠리면서 자칫 달러당 1300원대까지 뚫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에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통화스와프는 서로 다른 통화를 미리 약정된 환율에 따라 일정한 시점에 상호 교환하는 외환 거래다. 상대국 중앙은행에 일종의 마이너스 통장을 개설하는 것으로, 미국과 체결하면 달러를 더 쌓는 효과를 볼 수 있다.
미국과 통화스와프 체결을 미국 달러를 마이너스 통장처럼 쓸 수 있게 됐다. 연합뉴스

미국과 통화스와프 체결을 미국 달러를 마이너스 통장처럼 쓸 수 있게 됐다. 연합뉴스

 
앞서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7일 국회에서 “한미 통화스와프는 든든한 안전망이 될 것”이라며 “정부가 내막적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통화스와프를 추진하고 있음을 처음 밝힌 것이었다. 그리고 예상보다 훨씬 빠른 19일 양국 중앙은행이 600억 달러 규모의 통화스와프를 체결하는 성과를 거뒀다. 코로나19로 신흥국 금융시장 불안이 고조되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전격적으로 나섰기 때문이다. 미국 입장에서 한국과 교역규모를 감안할 때 한국 시장의 불안이 결국은 부메랑이 되서 미국 경제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계산도 작용했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통화스와프 체결은 한도를 열어주는 미국 판단에 달려 있었다”며 “G7 국가뿐 아니라 신흥국에서도 금융불안이 지속되고 주가가 급락하면 미국 증시에도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통화스와프 체결이 필요하다고 Fed가 판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오정근 한국금융ICT융합학회 회장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학습효과가 있어서 어떻게든 애를 쓰겠구나 했는데 생각보다 빠른 조치가 나와 놀랐다”며 “미국이 그만큼 아시아에서 한국시장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미국과의 통화스와프 체결 효과는 2008년 외환위기 때 이미 검증됐다. 한·미 양국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10월 300억 달러 규모의 통화스와프를 체결했다. 통화스와프 체결 소식에 주가는 사상 최대 상승폭(코스피지수 115.75포인트)과 상승률(11.95%)을 기록했다. 원화가치는 달러당 118원 급등(환율 하락)해 1997년 12월 외환위기 이후 11년 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이후 한은은 통화스와프를 통해 달러화를 조달해 5회에 걸쳐 163억5000만 달러를 시중에 공급함으로써 시장을 안정시킬 수 있었다.  
 
이번에도 외환시장의 불안을 잠재우는 효과는 충분히 기대할 수 있다. 실제 이날 통화스와프 체결 직후 뉴욕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당 원화가치는 1260원대로 거래됐다. 이날 종가보다 15원가량 하락하며 안정을 찾았다. 조영무 연구위원은 “유사 시 사용할 수 있는 제2의 외환보유고 역할을 하는 금액이 늘었다는 점에서 원화가치 하락이나 국내 증시 하락을 불안해 했던 시장 참가자의 심리를 안정시키는 효과가 있다”며 “당장 통화스와프 체결된 금액을 사용하지 않더라도 금융시장 전반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팬데믹(세계적 전염병 대유행)이라는 예측 불가 상황에 대한 공포까지 해소할지는 미지수다. 팬데믹으로 인한 글로벌 소비 위축, 가동 중단이 이어진다면 기업의 자금줄이 마르는 신용경색 문제를 해소할 길이 없어서다. 백석현 신한은행 연구원은 “지금은 미국에서 신용경색 문제를 해결해야 환율도 안정을 찾을 수 있다”며 “근본 원인(신용경색 우려)이 사라지지 않으면 또다시 순식간에 원화가치가 달러당 1300원선을 위협할 수 있는 상황이 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오정근 회장은 “통화스와프로 급한 불을 끄는 효과가 있겠지만 이걸로 끝이 아니다”라며 “경상수지가 줄어든다면 국가신용 차원에서 걱정스럽기 때문에 수출관리에 만전을 기할 때”라고 말했다. 황의영·장원석 기자 apex@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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