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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도, 미 국채도 불안 ‘무조건 팔아 현금만’ 시장은 이미 전쟁 중

세계 금융시장은 이미 전장 한가운데 서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표현 그대로 “보이지 않는 적(invisible enemy)”과의 사투 중이다. 전 세계적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과 이로 인한 경제위기라는 보이지도, 또 과거에 경험해본 적도 없는 적과의 전쟁이다. 금도 미국 국채도 더는 안전 자산이 아니다. 믿을 건 당장 주머니를 채울 수 있는 현금뿐이다.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세계 금융시장에선 '팔자' 행렬만 이어지고 있다. 달러로 대표되는 현금 품귀 현상이 나타날 정도다. 연합뉴스

세계 금융시장에선 '팔자' 행렬만 이어지고 있다. 달러로 대표되는 현금 품귀 현상이 나타날 정도다. 연합뉴스

 
19일 코스피 1500선이 무너졌다. 장중 한때 낙폭은 10%에 육박했다. 1600선이 무너진 지 불과 하루 만의 일이다. 이날 주가지수가 가파르게 하락하며 코스피·코스닥 시장 모두에서 서킷 브레이커(주식 매매 일시 중단)가 발동됐다. 서킷 브레이커 발동은 이제 흔한 일이 됐다. 1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증시에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지수가 급락하며 서킷 브레이커가 발동됐다. 최근 열흘 사이 벌써 네 번째다.  
 
이날 아시아 주식시장에서도 한국(-8.39%)과 대만(-5.83%) 증시의 낙폭이 특히 컸다. 코로나19 방역과 진단ㆍ치료에서 모범적이란 찬사가 두 나라에 쏟아지고 있지만 금융시장에선 통하지 않는 얘기다. 외국인 투자자의 ‘팔자’ 행렬이 이들 국가에 집중되는 이유는 단순하다. 아시아 증시 중에서도 현금화가 쉽고 중화권같이 자금 유출에 통제를 받는 나라가 아니라서다.
 
지난 1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연방분비제도(Fed) 건물. 미국 중앙은행과 정부가 대규모 경기 부양책을 내놨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증폭된 시장 공포를 가라앉히지 못했다. 연합뉴스

지난 1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연방분비제도(Fed) 건물. 미국 중앙은행과 정부가 대규모 경기 부양책을 내놨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증폭된 시장 공포를 가라앉히지 못했다. 연합뉴스

공포로 가득 찬 금융시장에 남은 구호는 하나다. ‘팔 수 있는 건 모두 팔아 현금을 확보하라’. 경제위기가 터졌을 때마다 방공호(safe haven) 역할을 톡톡히 했던 금과 미국 국채도 외면받기 시작했다.  
 
19일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연 1.2%선을 넘어섰다(국채가치 하락).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제로(0)’ 선언과 맞물려 0.5%선까지 내려갔던 미 국채 금리가 빠르게 역주행하기 시작했다.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금 가격에서도 이상 신호가 잡혔다. 국제 금 시세는 온스당 1400달러대로 떨어졌다. 코로나19 유행 초기 금융시장이 흔들렸을 때 몸값이 상승했던 금의 처지도 달라졌다. 지난 9일 1680.47달러까지 치솟았던 금 가격은 19일 장중 1465.16달러로 내려앉았다. 2주 사이 12.8% 값이 내렸다.  
 
증시 폭락 속에 투자자들이 금과 미국 국채까지 투매하는 상황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 때도 볼 수 없었던 일이다. 코로나19가 시장에 안긴 충격의 강도가 유례없이 높다는 얘기다.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그나마 비견되는 건 제1차, 2차 세계 대전 사이 터졌던 1930년대 대공황 정도다. 전례가 없고 예측이 불가능하다는 점에서다. 현 상황을 전시(戰時)에 비교했던 트럼프 대통령의 말은 과장이 아니다. 블룸버그통신 경제 칼럼니스트 노아 스미스는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코로나19는 대공황 때보다 더 극심하고 가혹한 경기 침체를 가져올 수 있다”고 적었다.  
 
몸값이 오르고 있는 건 단 하나다. 미국 달러화, 바로 현금이다. 달러 자체의 투자 가치가 높아져서가 아니다. 자산의 종류를 가리지 않고 무조건 팔고 보자는 행렬이 이어지다 보니 이례적인 달러 품귀 현상이 나타났다. 미국 달러 인덱스는 지난 18일 100선을 넘어선 이후 빠르게 상승 중이다. 19일 장중 101.437을 찍었다.  
 
미국 재무부가 1조2000억 달러(약 1500조원) 현금을 직접 국민에게 지급하고, 유럽중앙은행(ECB)이 7500억 유로(약 1050조원)어치 기업어음(CP)을 직접 사들인다고 잇따라 발표했지만 시장 반응은 싸늘했다. 물량에서나 내용 면에서나 유례를 찾기 힘든 경기 부양책이 각국 정부, 중앙은행에서 쏟아져도 세계 시장에 먹히지 않았다.
 
1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연합뉴스

1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연합뉴스

로이터통신은 “시장에 산다고 나서는 이는 아무도 없다. 모두 탈출하려는 사람들뿐”이라며 이로 인해 “주식ㆍ채권ㆍ금ㆍ상품 모두 가격이 급락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전 세계 투자자, 기업 할 것 없이 현금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에 돌입했다”고 전했다.
 
조현숙 기자 newear@joongang.co.kr
 
미국 달러 인덱스(US Dollar Index)=유럽 유로, 일본 엔, 영국 파운드, 캐나다 달러, 스웨덴 크로네, 스위스 프랑 등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지수. 각 지역의 경제 규모에 따라 가중치를 둬서 수치를 낸다. 1973년 3월 달러화 가치를 100으로 기준 삼은 다음 등락을 보여준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에서 산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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