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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냉키·옐런이 '헬리콥터 파월' 부른다 "Fed, 회사채 사들여라"

지난 1월 미 애틀랜타에서 열린 전미경제학회에는 전현직 연방준비제도 의장들이 총출동했다. 왼쪽부터 제롬 파월 현 의장, 재닛 옐런, 벤 버냉키 전 의장.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1월 미 애틀랜타에서 열린 전미경제학회에는 전현직 연방준비제도 의장들이 총출동했다. 왼쪽부터 제롬 파월 현 의장, 재닛 옐런, 벤 버냉키 전 의장. [로이터=연합뉴스]

“회사채를 사들여라!”

 
벤 버냉키와 재닛 옐런 전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이 모처럼 의기투합해 제롬 파월 의장에게 공개적으로 직언을 날렸다. 올해 미국의 경제 성장률이 최악의 경우 2분기에 -14%(JP모건·연율 환산)까지 빠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초강수를 둬야 한다는 경고다. Fed의 회사채 매입은 2008년 금융위기를 비롯해 9·11 테러·닷컴 버블 때도 쓰지 않았던 전례 없는 카드다.

"현 상황, 2008년 금융위기와 꽤 달라"
'헬리콥터 벤' 뛰어넘는 대부자 필요해
9·11테러 때도 안쓴 '회사채 매입' 카드
JP모건, 미국 2분기 -14% 역성장 전망
특정 기업 특혜 논란 피하기 어려울수도

 
버냉키와 옐런은 18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칼럼에서 “금융 시스템이 붕괴 직전까지 갔던 2008년과 (코로나19발) 지금의 위기는 다르다”며 전통적인 통화 정책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Fed의 주요 목표는 신용이 확보되도록 하는 것”이라며 “자산 매입의 범위를 넓히기 위해 ‘투자적격 등급 회사채’를 제한된 규모로 살 권한을 의회에 요청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유럽중앙은행(ECB)과 영란은행(BOE)은 이미 회사채 등을 사들일 법적 권한을 갖고 있고 적절하게 사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당시 Fed 의장이었던 벤 버냉키가 경기를 살리기 위해 현금을 살포한 것을 두고 미국 언론은 '헬리콥터 벤'이라는 별명을 달아주었다. [로이터=연합뉴스]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당시 Fed 의장이었던 벤 버냉키가 경기를 살리기 위해 현금을 살포한 것을 두고 미국 언론은 '헬리콥터 벤'이라는 별명을 달아주었다. [로이터=연합뉴스]

파월이 버냉키와 옐런의 제안을 받아들인다면, Fed는 미 국채와 장기주택담보대출(모기지)담보부증권(MBS) 외에 처음으로 회사채를 사들여 미 양적 완화 역사의 새로운 장을 열게 된다.  
 
버냉키 시절 Fed는 기업어음(CP)을 대거 매입한 이력이 있다. 투자은행 리먼 브러더스가 파산하고 관련 채권을 다량 보유하고 있던 ‘리저브 프리머리 펀드’가 액면가 이하로 떨어지며, 펀드 런(fund run·펀드에서 자금이 탈출하는 것) 사태에 직면했을 때다. 이로 인해 단기금융시장이 망가지자, Fed는 2008년 10월 CP매입용기금(CPFF)을 조성하는 전례 없는 초강수를 꺼내 들었다. 사실상 중앙은행이 최종 대부자로서 시장에 직접 돈을 쏟아부은 것이다. 당시 버냉키가 공중에서 돈을 뿌리는 ‘헬리콥터 벤’이라는 별명을 얻은 이유이기도 하다. 과감한 통화정책으로 미국은 최악의 금융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고, 잭 웰치 전 GE 최고경영자(CEO)는 버냉키 의장을 ‘국가적 영웅’이라고 칭송했다.
옐런은 104년의 연준 역사 중 최초의 여성 의장으로, 양적완화 정책 이후 성공적으로 금리를 정상화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로이터=연합뉴스]

옐런은 104년의 연준 역사 중 최초의 여성 의장으로, 양적완화 정책 이후 성공적으로 금리를 정상화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로이터=연합뉴스]

지금이 2008년 만큼 실물 경제가 얼어붙은 건 아니지만, 버냉키와 옐런이 일찌감치 강력한 부양책을 권하는 이유는 미국 경제가 이미 위기 상황에 진입했다는 판단에서다. 미국 올해 2분기 성장률 전망치에 대해 JP모건과 골드만삭스는 각각 -14%, -5%를 제시했다. 2008년 4분기 -8.4%보다 훨씬 가파른 속도로 경제가 위축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아울러, 골드만삭스는 미국이 하반기 강하게 반등해 연간 성장률 0.4%로 플러스 성장할 것으로 봤으나, JP모건은 미국이 올해 성장률 -1.5%로 추락한다고 예측했다.
 
다만, Fed가 회사채 매입에 나서기 위해서는 의회의 승인부터 받아야 한다. 2010년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발표한 금융개혁법안 ‘도드-프랭크법’은 Fed가 ‘금융시스템의 광범위한 필요성’이 있을 경우에만 제13조 3항에 따라 ‘긴급 유동성 프로그램’을 발동하도록 규정했다.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맨큐의 경제학’으로 잘 알려진 그레고리 맨큐 하버드대 교수도 전직 Fed 의장들과 비슷한 의견을 내놨다. 그는 13일 블로그에 “지금 Fed는 기준금리 설정보다 최종대부자의 역할에 집중해야 한다”며 “도드-프랭크법 때문에 (Fed의 역할이) 크게 제약을 받는다면 의회는 신속하게 풀어줘야 한다”고 촉구했다.  
버냉키·옐런의 조언에 따라 제롬 파월 의장이 회사채 매입을 통한 새로운 양적완화에 나설지 투자업계의 관심이 주목된다. [로이터=연합뉴스]

버냉키·옐런의 조언에 따라 제롬 파월 의장이 회사채 매입을 통한 새로운 양적완화에 나설지 투자업계의 관심이 주목된다. [로이터=연합뉴스]

에릭 로젠그렌 보스턴 연은 총재도 “바이러스가 유도한 경기 침체 국면에서 영구적인 타격을 피하기 위해서는 지금 당장 소득 감소에 직면한 채무자가 금융권에서 돈을 빌릴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FT는 “Fed의 회사채 매입은 링거를 놓듯 자금이 필요한 기업에 직접 유동성을 주입하는 효과를 주지만, 세금을 동원해 기업 부실을 메워주는 사상 초유의 조치여서 특정 기업이나 산업에 대한 특혜 논란을 피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배정원 기자 bae.jung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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