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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한국인 SOS 요청 느는데···정부의 전세기 투입 딜레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국제선 항공편 운항이 중단되고 있는 가운데 12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계류장에 대한항공 여객기들이 멈춰 서있다. [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국제선 항공편 운항이 중단되고 있는 가운데 12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계류장에 대한항공 여객기들이 멈춰 서있다. [뉴스1]

 
“전 세계적 항공노선 대폭 감소와 예약 폭주로 당초 미국·한국 간 구입 가능한 항공권이 현실적으로 어려워져…키토·플로리다 간 항공 계획을 부득이 취소하게 되었음을 양지해 주시기 바랍니다.”

정부 국민 세금 들어가는 전세기 운용 ‘부담’
현지선 항공편 줄고, 티켓가격 치솟아 이중고
에콰도르선 항공편 부족에 전세기 추진 취소

 
주에콰도르 한국대사관이 18일(현지시간) 올린 공지다. 대사관 측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자, 에콰도르에서 활동 중인 코이카(KOICA) 봉사단의 비필수 인력과 우리 국민 등 70여명의 귀국을 추진해왔다. 정부가 현지 교민의 안전을 위해 일시 귀국 조치 검토를 재외공관에 지시한 데 따른 것이다. 에콰도르 정부는 앞서 16일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대사관 측은 다행히 수도 키토와 플로리다 간 항공편은 구했다. 하지만 정작 플로리다에서 한국으로 가는 항공편을 찾지 못하면서 플로리다행 전세기 운항을 취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해외 각국이 불과 며칠 새 국경을 봉쇄하고, 특정국가로의 항공편을 중단하거나 운항을 줄이면서 한국 여행객과 현지 교민들의 발이 묶이는 상황이 속출하고 있다.
 
페루에선 17일(현지시간) 자정을 기해 갑자기 국경이 폐쇄되면서 한국인 관광객 150여명이 귀국길이 막혔다. 외교부에 따르면 140여 명이 조기 귀국을 희망해 정부가 페루 및 멕시코 항공사와 협의 중이라고 한다.
  
한국 교민 5만~6만 명이 거주하는 루손 섬을 봉쇄한 필리핀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필리핀의 경우 아직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운행되고 있지만, 최대 1만 명이 귀국을 희망하는 가운데 대형 기종으로 증편해도 전체 좌석이 5000석 미만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에선 “한국행 비행기 표 구하는 게 하늘의 별 따기”란 말이 나온다. 
  
특히 코로나19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는 이탈리아, 스페인, 프랑스 등 유럽에선 현지 교민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이 심각해 귀국하고 싶어도 항공편 찾기가 녹록지 않은 데다 티켓 값도 치솟고 있어서다.
 
15일(현지시간) 밤 카타르 도하 하마드 국제공항 대합실이 텅 비었다. 하마드 국제공항은 중동의 대표적인 환승 공항으로 평소 승객으로 붐비는 곳이지만 신종 코로나 확산으로 항공편이 대거 취소되면서 이용객도 큰 폭으로 줄었다. [연합뉴스]

15일(현지시간) 밤 카타르 도하 하마드 국제공항 대합실이 텅 비었다. 하마드 국제공항은 중동의 대표적인 환승 공항으로 평소 승객으로 붐비는 곳이지만 신종 코로나 확산으로 항공편이 대거 취소되면서 이용객도 큰 폭으로 줄었다. [연합뉴스]

 
이 때문에 정부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국민 안전을 위해 임시 항공편 투입을 지속적으로 살펴보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지만, 현재 정부는 전세기 투입 관련 해당 지역에 이동수단이 남아있을 때까진 ‘자력 귀국’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이탈리아가 여기에 해당한다. 
이런 정부 방침에 이탈리아에선 현지 한인회가 직접 대한항공 측과 만나 임시 항공편 확보에 나서고 있다.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기자들과 만나 “정부 부담이 덜 들어가는 모델이 될 수 있어 눈여겨보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고위 당국자는 이날 ‘귀국을 희망하는 한국인에 대한 지원 방안’ 질문에 “현지 항공·교통편을 활용해 귀국이 가능한 경우 최대한 지원하고 있고, 마지막 수단으로 임시 항공편(전세기) 투입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부연했다.  
 
 
실제 정부가 코로나19 발병 후 전세기를 투입한 건 중국 우한과 이란, 일본 크루즈선 3차례가 전부다. 일본 크루즈선엔 대통령 전용기를 보냈다. 세계 곳곳에 한국인이 고립되는 지역이 늘고 있지만 정부가 추가로 전세기 투입을 추진하는 곳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일각에선 전 세계적인 이동 제한 국면에서 정부의 인식이 안일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외교부의 전세기 운영지침에 따르면 ‘해외 위난 상황 발생 지역에 이동수단이 부족한 경우’, ‘기타 외교부장관이 전세기 등의 투입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는 경우’도 전세기를 투입할 수 있다고 나와 있다.
  
12일 인천국제공항 제1 여객터미널 출국장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뉴스1]

12일 인천국제공항 제1 여객터미널 출국장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뉴스1]

 
외교부 당국자는 “이란도 현지에 귀국 항공편이 완전히 끊긴 건 아니지만, 현실적으로 힘들어서 전세기를 투입했다”며 “하지만 상업 항공노선이 중단되지 않았을 경우엔 최대한 이를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이어 “전세기 투입 시 이용객에게 실비를 받지만, 전세기 임차 등 지출 비용을 충당하기엔 많이 부족하다”고 덧붙였다.
 
백민정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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