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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 동호회 여성들과 하이킹 간 남편, 너무 화가납니다

기자
배인구 사진 배인구

[더,오래] 배인구의 이상가족(92)

저는 경기도에 살고 있고 아이 둘이 있는 엄마입니다. 워킹맘으로 정신없이 살았습니다. 남편과 저 모두 성실하고 제 몸 아끼지 않고 일하는 성격이라 가사도우미의 도움 없이 지금까지 아이 키우고 회사 다니고 살림하며 살았습니다. 큰 아이가 고등학생이 되자 저도 여가라는 것이 생겼어요. 남편과 같이 문화센터에 등록하러 가니 행복했습니다. 그것이 화근이었습니다. 처음에는 같은 수업을 들었는데 아이들 학원비로 지갑이 얇아지니 저는 더는 수강을 하기 어려웠습니다. 남편은 계속 등록을 하고요. 물론 건강이 최고란 것을 잘 압니다. 남편의 건강은 더 말할 필요도 없지요. 문제는 그렇게 집만 알고 성실하던 남편이 같이 운동을 하는 사람들과 어울리면서 다른 사람으로 변한 것입니다. 처음에는 수영을 하다가 배드민턴, 자전거까지 운동에 미친 사람 같고 아이들도 뒷전인 것 같아 속이 상했습니다.

 
성실하던 남편이 같이 운동을 하는 사람들과 어울리면서 변했습니다. 여성 동호회원들과 하이킹을 다녀온 뒤로 남편이 미덥지 않고, 저에게도 싸늘합니다. 남편과 잘 지내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할까요. [사진 pxhere]

성실하던 남편이 같이 운동을 하는 사람들과 어울리면서 변했습니다. 여성 동호회원들과 하이킹을 다녀온 뒤로 남편이 미덥지 않고, 저에게도 싸늘합니다. 남편과 잘 지내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할까요. [사진 pxhere]

 
그런데 더욱 화가 나는 일이 생겼습니다. 제게는 같이 자전거 타는 사람들끼리 북한강 길을 다녀온다고 해서 십수 명이 같이 간 줄 알았는데 여성 2명과만 다녀온 것이에요. 화가 났지만 화를 낼 수가 없었어요. 분명 그 사람 중 특히 친한 사람, 위험한 사람이 있다는 직감이 들었지만 제가 말을 하면 더 확실해질 것 같아서요. 그 이후부터 남편이 미덥지 않고 남편도 제게 싸늘합니다. 코로나19 여파로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다른 집은 부부관계가 좋아졌다는데 저희는 더 벌어지고 있어요. 저는 남편과 잘 지내고 싶습니다. 도와주세요.
 
배인구 변호사가 답합니다
코로나19가 여러 가지로 영향을 미치고 있죠. 다행히 코로나19를 피해 건강하게 지내시는 듯합니다. 집에서 잠만 잘 뿐 식사를 하지 않았던 가족들이 집에서 식사를 같이하는 횟수가 늘어나면 가족애가 증대될 것 같지만 꼭 그런 것은 아닙니다. 어떤 부부는 월드컵 경기를 같이 시청하면서 승리의 기쁨과 패배의 슬픔을 같이 나누며 부부애가 깊어지지만, 불화한 부부는 오히려 월드컵 기간에 상대방과 이혼해야겠다는 생각이 강해지기도 합니다.
 
한창 아이들에게 신경이 많이 쓰이는 이 시기에 사례자는 학원비에 한 푼이라도 더 지출하려고 애를 쓰는데 남편은 필요하지 않은 곳에 돈을 쓰면서 다른 이성과 시간을 보낸다고 생각하니 얼마나 속상하시겠어요. 그래도 사례자는 남편과 잘 지내려고 노력할 맘이 있으니 이 어려운 시기를 잘 살아내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지난해 비슷한 고민을 들었습니다. 그때 제가 그분께 이런 말씀을 드렸어요.
 
“남남처럼 살다가도 언제 그랬나 싶게 알콩달콩 살 수 있는 것이 부부라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나의 미래를 알 수 없다는 것이죠. 배우자의 마음도 알 수 없고요.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듯이 이대로 계속 살 것인지, 끝을 내야 할 것인지는 선생님이 판단하셔야죠. 저는 많은 부부의 이별 이야기를 들으면서 운명론자가 되었습니다. 사주팔자를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너무 본인을 힘들게 하지 말라는 말씀을 드리는 것입니다. 참고 사시는 것이 바보 같은 것도 아니고, 이혼하는 것이 꼭 정답일 수도 없습니다. 전혀 위로가 안 되겠지만 어제까지 완전 남남이 만나 부부가 되었듯이, 남편에 대해 가지고 있는 의지와 기대를 조금씩 줄여가시면 남자사람친구처럼 생각해 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그러면 어쩌면 이혼을 하지 않고도 잘 지내실 수 있을지 몰라요.”
 
같은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모쪼록 건강하게 지내시길 빕니다.
 
변호사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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