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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기 '쏴' 소리에 "화장실 누구"…코로나에 '웃픈' 사이버수업

서울 주요대학이 온라인 강의를 실시한 지 이틀 째인 17일 오후 서울 마포구 홍익대학교 인근 한 카페에서 대학생 및 시민들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주요대학이 온라인 강의를 실시한 지 이틀 째인 17일 오후 서울 마포구 홍익대학교 인근 한 카페에서 대학생 및 시민들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연합뉴스]

혼잣말한 비속어, 수업 중 생중계

고려대 학생 박모(26)씨가 대학 강의를 듣고 있는 도중 스피커로 지하철 환승 음악이 울려 퍼졌다. 사이버 강의를 듣고 있던 다른 학생의 마이크에서 흘러나온 소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대학이 사이버 강의로 수업을 전면 대체하면서 교수와 학생 모두 혼란을 겪고 있다.

 
박씨는 수업 도중 지하철 환승 소리에 이어 욕설까지 들었다고 한다. 비속어를 섞은 "이거 어떻게 하는 거야”하는 혼잣말이 마이크가 켜져 있던 학생을 통해 교수와 수업을 듣던 다른 학생들에게 모두 전달된 것이다. 잠깐의 정적이 흐른 뒤 교수와 학생들 모두 박장대소가 터졌다고 한다.  
 
한 대학 커뮤니티에는 마이크를 켜놓은 채로 화장실을 이용한 학생 때문에 변기 물 내리는 소리가 수업 도중 생중계됐다는 글도 올라왔다. 실시간으로 사이버 강의를 진행하던 교수가 “지금 화장실 이용하는 학생은 누구냐”고 물었다고 한다.
 

새로운 고민 “강의 어디서 듣나”

강의를 어디서 들어야 하는지도 학생들의 새로운 고민 중 하나다. 컴퓨터만 있으면 강의를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학생들은 대부분 집을 선호한다. 충남의 한 대학에 재학 중인 이모(21)씨는 “집에선 집중이 잘 안 돼서 카페나 도서관에서 강의를 들을지 매번 고민한다”며 “그래도 강의는 웬만하면 집에서 듣고 있다”고 했다.  
16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자대학교. [뉴스1]

16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자대학교. [뉴스1]

건국대에 재학 중인 정규진(26)씨는 “강의실에 앉아서 들어도 수업에 집중하는 게 쉽지 않은데 집에서 수업을 들으면 솔직히 집중이 잘 안 된다”며 “코로나19 때문에라도 집에서 듣고 있긴 한데 집에선 강의를 듣는 도중 밥을 먹기도 한다”고 했다.  
 

서버 다운에…인터넷 바꾸기도

한 번에 여러 학생이 접속을 하다 보니 서버에 문제가 생기는 일도 있다. 고려대·국민대·서울대·중앙대·서울시립대·한국외대 등이 개강 첫날인 16일 서버가 다운됐다. 이후 고려대 측은 학생들에게 ”안정적인 유선 인터넷으로 접속해 수강해 주고, 여러 기기에서 동시 로그인을 지양해 주길 바란다“고 공지했다. 
17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 체육문화교육연구동 내 강의실에서 한 학생이 노트북을 이용해 온라인 강의를 듣고 있다. [뉴스1]

17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 체육문화교육연구동 내 강의실에서 한 학생이 노트북을 이용해 온라인 강의를 듣고 있다. [뉴스1]

이에 대해 박씨는 "요즘은 다 와이파이를 사용하지 누가 유선 인터넷을 사용하냐"며 "학교가 너무 무책임하다"고 토로했다. 고려대에 재학 중인 장모(27)씨는 “사이버 강의 서버 문제로 학생들의 화면과 마이크는 모두 끄고 교수님 화면만 켠 채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수업을 진행하던 교수님이 학생들이 이해했는지 모르니 답답해하며 ‘알아들었으면 채팅으로라도 답을 하라’고 지시하는 일도 있었다”고 말했다.
 
서울의 한 대학원에 재학 중인 이모(26)씨는 “실시간 강의를 듣기 위해 '기가인터넷(초당 기가비트 단위의 데이터 전송을 지원하는 차세대 인터넷)'을 새로 설치한 친구도 있다”며 “여러 명이 동시에 접속하다 보니 인터넷망과 컴퓨터 사양이 중요하기 때문이다”고 전했다.  
16일 전북 전주시 전북대학교 단과대학에서 한 교수가 온라인 강의 영상 녹화 준비를 하고 있다. [뉴스1]

16일 전북 전주시 전북대학교 단과대학에서 한 교수가 온라인 강의 영상 녹화 준비를 하고 있다. [뉴스1]

교수들도 사이버 강의에 난처

교수들도 혼란스러운 건 마찬가지다. 송상근 이화여대 특임교수는 “수업 중간중간 학생들 반응을 알 수가 없고 사이버 강의가 낯설다 보니 학생들이 질문도 잘 하지 않는다”며 “교육 효과가 대면 수업에 비해선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건국대의 한 교수는 “사이버 강의가 준비할 게 많고 진행도 어려워 교수들도 어려운 상황이다”며 “이런 상황에서 ‘무책임하다’는 식으로 교수들에게 욕을 하는 학생도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했다. 또 그는 "이렇게 된 게 우리 때문은 아니지 않냐"고 덧붙였다.
 
정희윤·정진호 기자 chung.hee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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