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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전사의 일기] "이젠 며칠인지도 헷갈려...보호 장비에 어지러워 뛰쳐나가기도"

오성훈 간호사의 그림일기 2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대구·경북 지역을 강타할 무렵, 스타트업 대표인 오성훈(28)씨는 서랍 속 간호사 면허증을 꺼냈다. 2018년까지 전남대병원에서 일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코로나19 치료에 작은 힘이라도 보태고 싶었다. 파견 지원서에 "가장 도움이 필요한 곳에 보내달라"고 적었다. 지난달 29일부터 경북 청도대남병원에서 일주일 근무했다. 이후 6일부터 안동의료원에서 근무 중이다. 그는 웹툰 작가이기도 하다. 코로나 현장을 담은 그림일기를 연재한다.

오성훈 간호사의 그림일기. [오성훈 제공]

오성훈 간호사의 그림일기. [오성훈 제공]

 
오성훈 간호사의 그림일기. [오성훈 제공]

오성훈 간호사의 그림일기. [오성훈 제공]

 
오성훈 간호사의 일기 전문
어느덧 파견 근무 18일 차다. 시간이 어떻게 흘렀는지 모르겠다. 주말과 주중의 경계가 무너졌다. 오늘이 며칠인지 무슨 요일인지 헷갈린다. 가끔 숙소에만 있다 보면 내가 있는 곳이 어디인지 내가 왜 여기 있는지 모르겠다.

 
출근을 하니 나이트 근무자 분들이 반겨준다. 인수인계가 한창이었다. 가장 반가운 인계는 환자분들의 상태가 호전돼 퇴원을 하거나 생활치료센터로 이송 된다는 소식이다. 하루하루 힘들긴 하지만 우리가 간호한 환자분들이 퇴원을 할 땐 뿌듯하고 보람된다. 이 맛에(?) 그나마 버틸 수 있는 거 같다.
 
심리적으로만이 아니라 육체적으로도 체력소모가 심하다. 보호구를 입고 활동을 하면 10분만 지나도 온몸에 수도꼭지를 틀듯 땀이 주르륵 흐른다. 전신을 감싸고 있기에 열기가 배출될 곳이 없다. 유일하게 뚫려 있는 곳이 얼굴이다. 온몸의 열기가 얼굴에 올라온다. 그 열기로 인해 고글에 습기가 차오른다. 시야가 점점 흐려진다. 조금 더 지나면 땀방울이 눈에 들어간다. 그 땀이 눈에 들어가 눈물로 변해 얼굴로 흐른다. 감염의 위험 때문에 그 눈물을 닦을 수 없다.  
 
그렇게 한 번 들어가면 담당 환자에 대한 간호를 마칠 때까지 나올 수 없다. 혹여나 특이사항이 생기면 3~4시간 이상씩 머물고 오기도 한다. 실제 그러다보면 구토, 두통, 어지러움 등의 증상이 일어난다. 도저히 못 버티겠다며 동료에게 부탁하고 병실 밖을 뛰쳐나가는 일도 생긴다. 언제쯤 이 보호구가 익숙해질까.
 
근무를 마치면 위험을 최소화하며 보호구를 해제한다. 이때가 가장 행복한 순간이다. 땀으로 젖은 간호복 사이로 시원한 바람이 들어올 때 그 기분은 말로 설명할 수 없다. 보호복을 벗고 주변 동료들의 얼굴을 보니 하나 같이 밴드나 반창고, 상처 테이프, 심지어 A4용지를 잘라서 얼굴에 붙이고 있다. 
 
얼굴에 반창고를 붙이는 이유는 보호구를 착용하고 장시간 환자를 간호해야 해야하기 때문이다. 고글이나 마스크를 너무 많이 썼다 벗었다해서 피부가 짓눌리고 쓸려서 상처가 난다. 물자를 여러 곳에서 후원 받다 보니 가끔은 불량 고글이나 마스크가 보급될 때가 있다. 그런 보호장비를 착용하면 이마가 깊게 파여 흉터가 생기기도 한다.  
 
코로나 19와의 싸움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환자들과 보내는 건 간호사다. 얼굴엔 비록 상처가 생겼지만 국민의 마음 속엔 이들을 향한 훈장이 있지 않을까.이들이 미소를 잃어버리지 않고 끝까지 힘을 냈으면 좋겠다.  
 
정리=이우림 기자 yi.wool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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