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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드러난 유럽의 민낯…경제·동맹·사회 총체적 '위기'

13일 이탈리아 로마의 콜로세움 앞을 마스크를 쓴 남성이 지나가고 있다. 신종 코로나 사태 이후 이탈리아의 관광산업은 마비 상태다. [AP=연합뉴스]

13일 이탈리아 로마의 콜로세움 앞을 마스크를 쓴 남성이 지나가고 있다. 신종 코로나 사태 이후 이탈리아의 관광산업은 마비 상태다. [AP=연합뉴스]

 
유럽이 신종 코로나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의 새로운 진원지가 되면서 유럽 사회의 경제·사회적 문제를 비롯해 유럽연합(EU)의 연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바이러스 앞에서 모래성처럼 무너진 EU 동맹이 국제사회에 목격되면서 ‘EU무용론’까지 제기되고 있다.  

 

◇한순간에 무너진 25년 동맹의 균열

EU 27개 회원국 정상들은 17일(현지시간) 화상회의를 갖고 신종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해 30일간 외국인의 EU 입국을 막는 여행 금지 조치 도입에 합의했다. EU는 외국인, 즉 비회원국 국민 EU 진입을 막는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이를 보는 전문가들은 EU 회원국 간 장벽을 없앤 '솅겐조약'이 사실상 25년만에 무력화된 것으로 보고있다.  
 
시작은 독일이었다. 독일은 16일부터 프랑스와 오스트리아, 스위스, 룩셈부르크, 덴마크와의 국경에서 화물과 통근자를 제외한 모든 사람들의 통행을 제한했다. 스페인도 17일 0시부터 스페인 국적자와 스페인 정부로부터 거주 허가를 받은 사람, 외교관, 국경을 넘어 출퇴근하는 직장인, 불가항력을 입증할 수 있는 사람만 입국을 허용하는 방향으로 국경을 통제하겠다고 발표했다.  
 
유렵연합(EU)이 17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유럽 내 외국인의 여행을 금지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신종 코로나로 인해 기자들이 거의 참석하지 않았다. [ EPA=연합뉴스]

유렵연합(EU)이 17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유럽 내 외국인의 여행을 금지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신종 코로나로 인해 기자들이 거의 참석하지 않았다. [ EPA=연합뉴스]

 
워싱턴포스트(WP) 집계에 따르면 솅겐조약 가입국 가운데 신종 코로나를 계기로 국경통제에 들어간 국가는 19곳에 이른다. 이렇게 회원국들이 하나둘 ‘자국 우선주의’에 기반해 국경을 닫자 EU차원에서 이런 움직임을 상쇄하기 위한 제스쳐를 취한 것이 이번 조치라는 것이다. 
 
특히 유럽의 쌍두마차로 불리는 프랑스와 독일은 마스크와 같은 방호 의료장비의 수출을 금지해 EU 내에 장벽을 쌓기도 했다. 지난주에 이뤄진 이 수출규제는 EU 지도부의 만류로 완화되긴 했으나 유럽의 연대 의식을 심각하게 저해한 사건으로 평가됐다.이탈리아처럼 신종 코로나 사태로 중상을 입은 데다가 소외까지 당한 회원국들이 체감하는 메시지는 심상치 않을 것이란 게 중론이다. 
 

◇제조ㆍ관광 흔들리자 경제 ‘휘청’ 

특히 코로나 사태로 유럽 경제가 전체가 휘청이고 있다. 유럽 내 최대 확진국인 이탈리아와 스페인은 관광산업이 국내총생산(GDP)의 14%가량을 차지하는 ‘관광대국’이다. 신종 코로나로 하늘길이 막히면서 이탈리아와 스페인은 사태 초기부터 경제 위기 우려가 터져나왔다. 
 
제조업도 문제다. 유럽 자동차 ‘빅4’인 폴크스바겐, FCA(피아트ㆍ크라이슬러), 르노, PSA(푸조ㆍ시트로앵)는 이번 사태로 한꺼번에 유럽 내 거의 모든 공장의 가동 중단을 선언했다.   
 
신종 코로나 사태 이후 한산한 이탈리아 피렌체 시내의 모습. [독자제공]

신종 코로나 사태 이후 한산한 이탈리아 피렌체 시내의 모습. [독자제공]

 
유럽 주요국은 이같은 신종 코로나 사태 여파를 최소화하기 위해 잇따라 돈 보따리를 풀고 있다. 지난 11일 신종 코로나 대응을 위해 300억 파운드(약 45조원) 규모의 정책 패키지를 내놓은 영국 정부는 이날 추가 지원책을 발표했다. 영국 정부는 구체적으로 3300억 파운드(약 496조원) 규모의 대출 보증에 나서는 한편, 신종 코로나로 어려움을 겪는 가계에 모기지(담보대출) 3개월 상환 유예를 적용하기로 했다.
 
이에 앞서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이날 생방송 대국민 담화를 통해 신종 코로나 사태로 직격탄을 맞은 기업과 자영업자들을 위해 총 2000억 유로(약 274조원) 규모의 긴급지출 계획을 내놨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역시 전날 저녁 방송된 대국민 담화에서 기업 활동이 위축되지 않도록 최대 3000억 유로(약 411조원) 규모의 은행 대출을 보증하겠다고 밝혔다.  
 

◇‘인종차별’ 인성 드러나고 정부조치 ‘무시’

또 이번 코로나 사태로 유럽에서 일상적으로 벌어지는 인종차별 문제와 낮은 시민의식도 지적됐다. 앞서 지난달 24일 영국 런던의 중심가 옥스퍼드 스트리트에서는 한 싱가포르 출신 학생이 영국 10대 청소년에게 폭행을 당하는 일이 발생했다. 이들은 “우리 나라에 너희 코로나 바이러스가 있는 게 싫다”며 주먹을 휘두른 것으로 드러났다. 각각 15세, 16세의 어린 학생이었던 두 가해자는 체포됐지만, 이들의 행위로 인해 아시아에 대한 영국인들의 인종차별적 민낯이 드러났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영국 런던 시내에서 지난달 아시아계 학생이 신종 코로나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사태에 따른 인종차별적 폭행을 당한 일이 벌어졌다. 피해를 입은 싱가포르 유학생 조너선 목(23)은 사건 직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사진을 올렸다. [뉴시스]

영국 런던 시내에서 지난달 아시아계 학생이 신종 코로나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사태에 따른 인종차별적 폭행을 당한 일이 벌어졌다. 피해를 입은 싱가포르 유학생 조너선 목(23)은 사건 직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사진을 올렸다. [뉴시스]

 
프랑스 시민들의 낮은 경계심과 시민의식도 문제가 됐다. 앞서 프랑스 정부는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지난 14일 모든 상점과 술집에 대해 휴업령을 내렸다. 그러나 이날 저녁 ‘마지막 밤을 즐기자’며 파리 시내 번화가에 사람들이 몰려 나오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또 15일에는 파리와 마르세유의 공원과 강가 곳곳에서 사람들이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어울려 지내는 모습이 포착되면서 프랑스 정부는 결국 15일 간 강제 외출금지령과 함께 이를 위반할 시 과태료까지 부과하는 강력한 조치를 내려야 했다.  
 
김다영 기자 kim.d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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