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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국의 퍼스펙티브] 위장 이혼, 위장 전입, 위장 입양, 셀프 제명…꼼수의 연속

4·15 총선 무엇이 문제인가 

그래픽=최종윤 yanjj@joongang.co.kr

그래픽=최종윤 yanjj@joongang.co.kr

욕을 많이 먹는 집단이 국회의원이다. 그런데도 그것이 되고 싶어한다. 가장 힘이 센데, 책임은 지지 않는다. 세상 좋은 직업이다. 편법과 특권의 대명사다. 그 끝이 보이지 않는다. 4·15총선은 새로운 경지를 보여준다. 선거법과 선거구 문제뿐만 아니다. 의원 꿔주기, 공천 뒤집기, 셀프 제명, 의석 나눠 먹기…. ‘꼼수 대마왕’이라 할만하다. 이렇게 구성한 21대 국회가 어떤 모습일지 벌써 걱정이다.
 

대기업이 위장계열사 만들어
중소기업 지원금 챙겨가는 꼴
군소정당 대표성 강화한다더니
친문정당 내세워 탐욕 드러내

비례의원 선거는 복잡해 유권자들이 이해하기도 어렵다. 더구나 이번에는 깜깜이 선거다. 선거운동도 어렵다. 코로나19 탓이다. 큰 정당들은 비례대표를 위성정당으로 공천해 방송토론, 광고를 못하게 됐다. 무슨 이런 선거가 다 있나 싶다.
  
도대체 연동형이 뭔가
 
유권자로부터 받은 표만큼 의석을 가져가는 제도다. A 정당이 30%, B 정당, C 정당은 각각 28%, 10%를 받았다고 하자. 전체 의석이 100석이라면 각각 30석, 28석, 10석씩 차지하는 것이다. 그러면 국회도 국민의 지지와 같은 비율로 구성된다. 물론 3% 이상을 얻어야 의석을 받을 수 있다. 이걸 ‘문턱’ ‘봉쇄조항’이라고 한다.
 
소선거구제는 지역구별로 한 후보만 이긴다. 100개의 선거구가 같은 성향의 유권자라면 A 정당 후보만 100명 당선된다. 현실에서는 지역별 차이가 있어 대개 두 개 정당이 거의 다 나눠 갖는다. A 정당 51석, B 정당 40석, 나머지 9석…, 이런 식이다. 많은 국민은 자기를 대변할 정당이 없다. 민주주의와 거리가 있다.
 
준연동제는 이 두 가지를 혼합했지만 소선거구제에 더 가깝다. 큰 정당이 그래도 유리하다. 그런데도 독과점에 익숙한 거대 정당들은 불만이다. 아직도 자기 몫보다 더 차지하면서 마치 자기 것을 빼앗긴 것처럼 억울해한다.
  
위장 이혼, 위장 전입으로 특혜
 
새 선거제도에서도 큰 정당이 자기 몫보다 더 많은 의석을 차지하기 위한 꼼수다. 지지율만큼 지역구 의석을 얻지 못한 정당에 보상해주는 게 연동형 비례의석이다. 큰 정당이 지역구 의석이 없는 것처럼 속이고 이 의석을 뺏어가려는 잔꾀다. 무주택자에게 나눠줄 임대주택을 부동산 재벌이 가로채는 것과 비슷하다. 대기업이 위장계열사를 만들어 중소기업 지원금을 챙겨가는 꼴이다.
 
이를 위해 별 꼼수를 다 동원한다. 위장 이혼(탈당)을 한다. 가짜 주소지(정당)로 위장 전입(입당)해 무주택자 행세를 한다. 탈당한 뒤에도 의원직을 유지하기 위해 ‘셀프 제명’이란 꼼수까지 쓴다. 위장 이혼, 위장 전입은 일반인에게는 범죄다. 그런데 이들은 ‘왜 무주택자만 특혜분양하느냐’고 오히려 큰소리친다.
  
민주당의 승리냐, 진영의 승리냐
 
4·15 총선 시나리오

4·15 총선 시나리오

여론조사는 수시로 바뀐다. 일단 지난 13일 엠브레인 조사를 시뮬레이션에 적용해 봤다. 이 조사는 비례의원 투표 의향을 물었다.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지역구 의석은 비슷한 시기 민주당의 예측치를 썼다. 실제 결과와는 다를 수밖에 없다.
 
미래통합당은 위성정당(미래한국당)을 만들어 11석을 더 가져간다. 더불어민주당도 위성정당을 만들면 10석을 더 가져간다. 부동산 재벌들이 무주택 정당들의 몫(35석)에서 60%(21석)나 뺏어간다. 민주당이 가만있으면 미래통합당은 위성정당을 이용해 원내 제1당이 된다. 국회의장을 차지한다.
 
민주당은 군소정당과 연합공천해 6석만 가져가고, 나머지는 군소정당에 주겠다고 했다. 원래 자기 몫만 챙기겠다는 것이다. 미래통합당이 11석을 더 차지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는 명분을 내세웠다. 민주당이 비례대표 후보를 아예 내지 않아도 그건 가능하다. 민주당 몫 비례 의석은 군소 야당들에 돌아간다. 대신 지역구에서 후보 단일화가 쉬워진다. 미래통합당이 가져갈 의석을 뺏어온다. +α다. 진영의 개념으로 보면 훨씬 유리하다.
 
여기에 감춰진 함정이 하나 있다. 정봉주 전 의원의 열린우리당이다. 표에서는 군소정당에 포함돼 있다. 정의당(7.5%)에 접근한 지지율(6.5%)을 받았다. 민주당이 연합공천을 해도 5석을 따로 가져간다. 사실상 민주당 몫이 더 커진다. 민주당이 비례공천을 아예 포기하면, 민주당 몫의 상당 부분이 여기로 갈 가능성이 있다. 민주당이 손해 본다는 말은 엄살인 셈이다.
  
총선에서 사용할 일회용기
 
비례대표 의원은 정당을 보고 투표한다. 정책 공감대가 큰 정당을 선택한다. 그런데 연합공천을 하면 정책이 없다. 미래통합당에 반대한다는 것만 일치한다. 그런 정당을 왜 따로 해야 하는지 궁색하다. 차라리 민주당과 합당하지 그러느냐는 말이 나올 법하다. 정의당은 거부했다. 3% ‘문턱’을 넘기 어려운 녹색당 등은 손을 잡느냐, 국회 진출을 포기하느냐가 걸려 있다. 그러니 민주당과 손을 잡으려 했다. 그런데 민주당이 녹색당·민중당을 밀어내 버렸다. 성소수자 문제를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사실상 민주당만의 위성정당을 만들겠다는 욕심이다. ‘총선에서 사용할 일회용기’라고 한다.
 
비례투표 앞번호를 받는 게 절대 유리하다. 지역구 의원 5명 이상이 있어야 전국에서 같은 번호를 받는다. 불출마 의원 ‘위장 입양’(의원 꿔주기) 경쟁을 벌이는 이유다. 정당 보조금에도 영향을 미친다. 원내 정당이 되면, 또 교섭단체(20석)를 구성하면, 보조금이 개구리처럼 뛰어오른다. 이 역시 꼼수다.
 
꼼수는 꼼수를 낳는다. 황교안 대표가 미래한국당의 공천 명단에 제동을 걸었다. 비례연합정당 공천도 민주당이 결정한다. 어차피 위성정당이란 사실을 다 안다. 숨기지도 않고, 개입해도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어차피 너도 꼼수, 나도 꼼수란 배짱이다.
 
공직선거법 47조는 ‘민주적 투표절차’로 후보를 선출하게 돼 있다. 또 비례의원 선출 절차를 선관위 홈페이지에 공시하게 돼 있다. 비례의원은 공정하고 투명한 후보 선정이 핵심이다. 그러나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이뤄진 게 없다. 선관위에 보고할 법적 요건을 갖추려고 또 다른 꼼수를 쓸 게 뻔하다.
 
5공화국이 출범할 때 정치인들은 대부분 정치활동이 금지돼 있었다. ‘신군부’로 불린 쿠데타 세력이 한 사람씩 불러 소속 정당을 지정해줬다. ‘넌 여당, 넌 1야당, 넌 제2야당….’ 그래서 제1중대, 2중대, 3중대란 말이 유행했다. 연합공천은 처음부터 나눠먹기다. 민주당이 나눠주기 나름이다. 애초부터 민주적 절차와는 담을 쌓았다.  
 
합당·해산·제명 … 말도 안 되는 야바위판
서울남부지법은 지난 16일 ‘셀프 제명’이 무효라는 가처분신청을 받아들였다. 바른미래당 비례대표 의원 8명은 2월 18일 스스로 제명하고, 당적을 옮겼다. 비례대표 의원이 탈당하면 의원직을 상실한다. ‘합당·해산 또는 제명’된 경우에는 예외로 의원직을 유지할 수 있게 했다. 그래서 꼼수를 쓴 것이다. 일부는 미래통합당에 입당해 공천까지 받았다. 혼선이 생겼다.
 
위성정당은 비례대표 의원들뿐이다. 이 의원들은 당선된 뒤 어떻게 하나. 제명을 하려면 소속 의원 2분의 1이 찬성해야 한다. 셀프제명이 가로막혔다.
 
미래한국당은 합당을 하면 된다. 다음 선거 때 또 위장 이혼하고, 재결합하고…. 비례연합당은 여러 정당 소속이라 합당이 어렵다. 해산을 하는 길도 있다. 그럴 경우 비례후보 예비명단이 무효가 돼 승계에 문제가 생긴다. 일단 민주당과 합당한 뒤 일부 의원들을 제명해주는 수밖에 없다. 정체성이 약한 정당들만 연합공천에 참여했다. 결국 민주당에 흡수될 가능성도 있다. 말도 안 되는 야바위판이다.
 
김진국 중앙일보 대기자·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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