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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북을 열며] 세월호와 구원파, 코로나와 신천지

이가영 사회1팀장

이가영 사회1팀장

2014년 여름. 뉴스 하나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한 달쯤 전 발견된 시신의 지문과 DNA를 확인한 결과,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이었다고 했다. 흔적이 희미한 사체 주변엔 호랑이가 가죽을 벗듯 유 전 회장이 남긴 명품 구두와 외투가 그의 마지막을 증언했다.
 
그 직전까지 기자는 인천지검을 두 달여 간 매일 출퇴근하며 검찰이 유 전 회장을 쫓는 모습을 지켜봤다. 검찰이 그를 찾기 위해 혈안이 돼 있을 즈음 그는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다. 유 전 회장과 기독교복음침례회(구원파)에 대한 수사는 그렇게 허망하게 막을 내렸다. 세월호 운영사인 청해진해운의 실소유주가 유 전 회장이라는 것에서 비롯된 수사는 민심 달래기용 ‘카드’였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2020년 봄. 대한민국이 멈춰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에 거대한 충격파를 던지고 있다. 주말이면 마실 가듯 들를 수 있었던 일본으로의 여행은 요원해졌고, 유럽 행은 꿈도 꾸지 못하게 돼 버렸다.
 
노트북을 열며 3/19

노트북을 열며 3/19

초창기 확산세는 미미했지만 공교롭게도 정부가 “괜찮을 것 같다”는 시그널을 내놓은 순간부터 폭발적으로 늘었다. 총선을 코앞에 둔 여권은 민심 악화가 심상치 않음을 느꼈다.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신천지) 신도들의 집단 감염은 국민의 눈을 돌리기에 좋은 카드란 생각이 들게 했을 법하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신천지 강제수사”를 내걸고 앞서니 여당은 힘껏 밀었다.
 
그러나 세월호로부터 6년이 흐른 지금 검찰은 달랐다. 본디 집권층은 자신들이 필요할 때 검찰의 칼을 쓰고 싶어한다. 그리고 그 칼은 지금껏 실제로 잘 들었다. 충성심, 공명심까지 갖춘 최고의 엘리트 검사들은 곧잘 해냈다. 하지만 구원파 수사는 그렇지 못했다. 처음부터 다소 무리했을 뿐 아니라 악재가 겹치며 원하는 방향으로 흘러가지 않았다.
 
검찰은 선배들로부터 배운다. 신천지를 수사하려 해도, 명분이 없다는 걸 경험으로 알았다. 여권과 몇몇 지방정부가 주장했던 명단 허위 제출은 검찰의 포렌식 결과 사실이 아니었다. 코로나19 사태 확산 방지를 위해 모든 노력이 경주돼야 할 시점에 검찰이 이만희 신천지 총회장의 주변을 뒤지고 있을 상황을 상상해 본다. 혼란이 여러 측면에서 배가됐을 것이다.
 
하필 이 시점에 윤석열 검찰총장이 결혼한 뒤로부터 내내 시달렸던 장모와 관련한 의혹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원칙대로 하면 될 문제다. 그럼에도 여권이 외치던 신천지 수사에 소극적이던 윤 총장을 향한 대대적 공세라는 생각이 드는 건 한낱 비약일까.
 
이가영 사회1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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