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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수대] 나는 괜찮아요 당신 먼저

한애란 금융팀장

한애란 금융팀장

“그럼 곧 정부 예산으로 지원 혜택을 받으시겠군요.”
 
7년 전, 시험관시술을 위해 ‘난임휴직’에 들어간다고 밝혔을 때 기획재정부 과장급 공무원이 웃으며 툭 던진 말이었다. 그 말에 절로 신경질적인 반응이 튀어나왔다. “맞벌이라 소득요건에 막혀서 시술비 지원을 한푼도 못 받는다고요.”(난임시술비에 건강보험이 적용된 건 2017년부터다.)
 
그는 아차 싶었던지, 이런 말로 수습하려 했다. “곧 출산할테니 육아휴직급여를 받겠다는 뜻이에요.”
 
‘육아휴직 급여는 기업과 근로자가 낸 고용보험기금으로 주는 것’이라고 받아치려다 참았다. ‘나라 곳간 지킴이’ 기재부 공무원은 고용보험기금도 일종의 정부 예산으로 여겼을 것이다.
 
정부 예산이 투입된 복지혜택을 본격적으로 누린 건 아이를 낳으면서다. 출생신고를 하니 한달에 20만원의 양육수당이 꼬박꼬박 나왔다. 아이 기저귀값으로 충분했다. 두돌이 돼 어린이집을 보내니 보육료를 정부가 내줬다. 5년 째 구립 어린이집에 보내니 보육료 부담이 거의 없다. ‘우리나라 살기 좋아졌다’는 소리가 나왔다.
 
그런데 한계효용체감의 법칙인가. 이제 정부가 예산으로 더 많은 혜택을 주겠다고 해도 시큰둥하다. 지난해부터 만 7세 미만 모든 아동에게 지급된 아동수당이 그렇다. 계좌로 아동수당이 입금됐다는 알림이 뜰 때마다 이런 생각이 든다. 고맙긴 한데, 이 돈을 왜 주지.
 
정부의 코로나19 추가경정 예산안을 처음 봤을 때도 같은 생각이 들었다. 아동수당 대상에 월 10만원씩 4개월간, 총 40만원의 지역사랑상품권을 나눠준다고 해서다.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이들이 넘쳐날 텐데, 왜? 정부가 밝힌 이유는 ‘지원 대상 선별에 걸리는 시간을 줄이기 위해서’이다. 하지만 그런 이유라면 고용유지지원금을 신청하는 사업주나 실업급여를 신청한 근로자에 나눠주는 것도 방법이다.
 
얼마 전 김용범 기재부 1차관이 페이스북을 통해 ‘나는 괜찮아요 당신 먼저’ 캠페인 참여를 부탁했다. 마스크가 꼭 필요한 사람에게 먼저 구매 기회를 주자는 취지였다. 공적마스크만큼이나 정부 예산도 받기 어려운 한정된 자원이다. ‘나는 괜찮아요, 꼭 필요한 사람 먼저’ 정신이 발휘될 틈 없이 시행될 상품권 지급 정책이 아쉽다.
 
한애란 금융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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