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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민간의 노력과 성과에 숟가락 얹기 바쁜 정부

청와대의 낯 뜨거운 자화자찬이 끝도 없다. 자신에게 유리한 내용만 편집·왜곡해 홍보하는 것도 모자라 잘못된 팩트까지 내세워 여론을 바꾸려 한다. 그제 청와대는 “아랍에미리트(UAE)에 코로나19 진단키트 5만1000개를 수출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몇 시간 후 해당 업체는 “진단키트가 아닌 수송배지”라고 반박했다. 수송배지는 검체(분비물)를 담아 온전한 상태로 옮기는 데 쓰이는 전용 용기다. 코로나19 확진 여부를 판별하는 진단키트와 엄연히 다르다.
 

외신들 정부 대응 실패, 감염 폭발 지적
"방역의 모범"은 정부 아닌 시민과 기업

13일에는 외신 기자들의 질의응답 내용을 편집한 4분짜리 동영상을 청와대 트위터에 올렸는데, 정부를 칭찬하는 내용 일색이었다. 이를 본 블룸버그 기자는 “그들(한국 정부)의 생각에 맞추기 위해 얼마나 많은 ‘외신 기자’들이 잘려 나갔는지 궁금하다”고 했다가 친문 지지자들로부터 ‘댓글 테러’를 당했다. 이런 상황에서 대통령은 “방역의 모범”이라며 스스로를 치켜세우고 보건복지부 장관은 “한국의 대응이 세계 표준”이라고 맞장구친다. 현 정권의 ‘어용’을 자처하는 유시민까지 “정부를 비난한 것은 한국 언론뿐”이라며 요설을 늘어놓는다.
 
전 세계가 혼란을 겪는 상황에서 한국이 모범 사례 중 하나인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그 공은 축적된 민간의 몫이지 현 정부의 것이 아니다. 칭찬받을 이들은 위험을 무릅쓰고 현장에 달려간 세계 최고 수준의 의료진과 ‘사회적 거리 두기’로 일상의 불편을 감수한 성숙한 시민들이다. 의사협회 권고를 묵살하며 초기 방역에 실패하고, 마스크 대책으로 오락가락하며 국민 불편을 초래한 정부가 아니다.
 
외신들은 하루 1만5000건에 달하는 의료계의 진단 역량, 드라이브 스루 같은 혁신적 아이디어와 기업의 기술력을 높게 평가하지 정부를 칭찬하지 않는다. 지난 13일 미국 타임지는 한국이 확산세를 늦추긴 했지만 초기 대응 실패와 감염 폭발로 정치적 반발에 직면했다고 평가했다. 뉴요커(4일) 역시 ‘한국은 어떻게 코로나바이러스의 통제력을 상실했는가’란 기획기사에서 정부 대응의 실책을 자세히 다뤘다. 뉴욕타임스도 대통령의 “머지않아 종식” 발언을 “대가가 큰 실수”(2월 28일)라고 지적했다.
 
이런 상황에서 사과는커녕 정부의 아전인수식 자화자찬은 끊임이 없다.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총선이 깜깜이 선거로 치닫는 상황에서 민간의 공을 자기 것인 양 포장하고 실책을 성공으로 둔갑시키는 것은 국민에게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 하는 것(指鹿爲馬)과 무엇이 다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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