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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OC가 선수들을 위험에 노출시킨다”

아테네에서 채화된 성화를 싣고 돌아온 비행기. [AP=연합뉴스]

아테네에서 채화된 성화를 싣고 돌아온 비행기. [AP=연합뉴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도쿄올림픽의 일정 변경 가능성을 일축했다. 오는 7월 개막을 앞두고 결정을 번복할 시간적 여유가 충분하다는 판단에 따른 행동으로 보이지만, 국제 사회의 반응은 싸늘하다.
 

올림픽 강행 의사에 선수들 반발
“안전하게 운동할 곳 찾기도 벅차”
6월까지 선수 선발 마무리 의지
IOC·일본 5월까지 눈치싸움 전망

IOC는 17일 토마스 바흐(독일) 위원장 주재로 33개 올림픽 종목의 국제경기연맹 대표자들과 긴급 화상회의를 열었다. 두 시간 남짓 이어진 회의 직후 IOC는 “도쿄올림픽을 4개월가량 남겨둔 지금 극단적인 결정을 내릴 필요가 없다. 갑작스러운 결정이나 추측은 역효과만 낳을 뿐”이라고 밝혀 대회 일정을 바꿀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회의에 참여한 조정원 세계태권도연맹 총재는 “바흐 위원장이 도쿄올림픽 정상 개최에 확신을 보였다”면서 “지금까지 올림픽 전체 종목 중 57%에서 출전 선수 선발이 완료됐으며, 6월까지 이를 마무리하면 올림픽 준비에 차질이 없다는 게 IOC의 판단”이라고 말했다. 조 총재는 “올림픽 취소 또는 연기에 대한 언급은 없었으며, 6월까지 선발전을 마무리 짓지 못할 경우에 대비한 ‘플랜 B’도 논의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리우올림픽 폐회식에서 수퍼 마리오 복장을 한 아베 신조 일본 총리. [AP=연합뉴스]

리우올림픽 폐회식에서 수퍼 마리오 복장을 한 아베 신조 일본 총리. [AP=연합뉴스]

IOC의 결정은 유럽축구연맹(UEFA)과 남미축구연맹(CONMEBOL)이 각각 유로 2020(유럽축구선수권)과 코파아메리카 2020(남미축구선수권) 개막을 1년 연기한 것과 대비된다. UEFA와 CONMEBOL은 나란히 오는 6월에 대회를 치를 예정이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부터 선수와 팬들을 보호하기 위해 일정을 내년으로 늦췄다.
 
올림픽 강행이라는 IOC의 의사를 확인한 국제 스포츠계는 즉각 반발했다. 아이스하키 선수 출신인 헤일리 위켄하이저 캐나다 IOC 위원은 “(IOC가) 상황 변화를 이해하지 못한 것 같다. 무책임한 결정”이라면서 “앞으로 3개월은 고사하고 24시간 이내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고 비난했다.
 
2016 리우올림픽 여자 육상 장대높이뛰기 금메달리스트인 카테리나 스테파니디(그리스)도 “IOC가 엘리트 스포츠 선수들의 건강을 위험에 노출시킨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리우올림픽 여자 수영 2관왕 릴리 킹(미국)은 “지금은 안전하게 운동할 곳을 찾기도 벅차다. 선수들의 삶이 코로나19로 인해 완전히 뒤집혔다”고 했다. 미국 뉴욕타임스도 “올림픽을 개최하려는 일본의 열망과 달리 현재 상황은 비관적”이라면서 “코로나19 확산세가 7월까지 진정될 것으로 확신할 수 없고, 올림픽 출전을 바라는 선수들조차 훈련이나 대회 참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IOC의 결정은 ‘무조건 정상 개최’를 고집하는 일본 정부의 손을 들어준 결과로 볼 수 있다. 이해관계가 일치하기 때문이다. 일본은 도쿄올림픽을 발판 삼아 새로운 도약을 꿈꾸고 있다. 지난 1964년 도쿄올림픽을 통해 경제를 부흥시킨 성공 사례를 56년 만에 재현하는 게 목표다. 이를 위해 경기장 시설 확충과 도시 재건에 이미 3조엔(34조6000억원)을 쏟아부었다.
 
IOC에게도 올림픽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다. 지난 2010년 밴쿠버 겨울올림픽과 2012년 런던 여름올림픽을 묶어 IOC가 벌어들인 돈은 64억5000만 달러(약 8조 원)나 된다. 그중 6억 달러(7400억원)가 순수익으로 남았다. IOC는 도쿄올림픽과 2022년 베이징 겨울올림픽을 묶어 10억 달러(1조2300억원) 이상의 순익을 기대한다. 무관중, 연기, 취소 등 어떤 변화를 주더라도 정상적으로 개최할 때만큼의 수입을 기대하긴 힘들다.
 
개막을 1~2년 늦출 경우, ‘23세 이하’로 연령이 제한된 남자축구를 비롯해 일부 종목은 일정에 심각한 차질이 불가피하다. 개최국 일본 또한 경기 시설과 선수촌 계약 연장, 조직위 및 자원봉사자 운용 등 고민거리가 추가된다. 대회가 취소될 경우는 말할 것도 없다.
 
IOC가 ‘올림픽 정상 개최’ 의지를 밝히며 ‘개막을 4개월 남겨둔 지금’이라는 단서를 붙인 건 시간을 충분히 벌겠다는 의중으로 풀이된다. 앞으로 대회 일정을 바꾸더라도 IOC와 일본 정부가 주고받은 계약서상 ‘데드라인’인 5월 말 이전까지는 굳이 먼저 발표하지 않고 눈치를 보겠다는 의미다. 일정 변경 가능성을 논의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정상 개최가 어렵다’는 뉘앙스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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