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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플] 우버 기사에 유급 병가…코로나가 쏘아올린 '플랫폼노동' 안전망

우버가 코로나19로 운전대를 놓은 기사에게 14일 유급 휴가를 준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사옥은 닫았지만 청소·식당 외주 근로자 4500명에게 급여를 준다. 양사 모두 ‘직원’ 아닌 사람들에게 처한 조치다. 코로나19가 쏘아올린 ‘긱 워커’의 사회 안전망에 대한 논의가 시작됐다. 
코로나19 확산은 전 세계 플랫폼 노동자의 사회 안전망에 대한 논의를 불러 일으켰다. 사진은 배달의민족 라이더. 사진 뉴스1.

코로나19 확산은 전 세계 플랫폼 노동자의 사회 안전망에 대한 논의를 불러 일으켰다. 사진은 배달의민족 라이더. 사진 뉴스1.

무슨 일이야?

-15일(현지시간) 승차공유업체 우버는 미국에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이나 자가격리 지시를 받은 기사에게 2주간 수입을 보장한다고 공식 블로그에 발표했다. 진단서를 제출하면 그 기사가 평소 벌던 일당의 14일치를 우버가 직접 주겠다는 것.
-앞서 5일 MS는 미국 시애틀 사옥의 식당ㆍ보안ㆍ청소를 맡은 하청업체 혹은 시간제 노동자에게 평소대로 급여를 준다고 회사 블로그에 공지했다. 코로나19로 전 직원이 재택근무에 돌입해 이들의 일감이 사라졌지만 벌이를 보장한다.
-6일 아마존은 시애틀·밸뷰 지역의 시간제 근로자에게 코로나19로 업무시간을 못 채웠더라도 예전처럼 급여를 주겠다고 CNBC와 인터뷰에서 밝혔다. 이들 규모는 1만명 이상. 페이스북·트위터도 비슷한 조치를 발표했다. 
 

무슨 의미야?

-회사가 직접 고용하지 않는 ‘플랫폼 노동자’ 와 ‘시급 계약자’에 대한 처우 및 안전망 대책이 코로나19 확산 이후 처음 나왔다.
-미국의 우버 기사, 한국의 배달의민족 기사 같은 이들은 실업급여·유급병가 같은 노동 보호를 적용받지 못한다. 이들을 사회 안전망 안으로 들이려는 논의가 본격화될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코로나19로 재택근무에 돌입했지만 미국 시애틀 사옥 관리 외주업체 직원의 급여는 계속 주기로 했다. 사진 마이크로소프트.

마이크로소프트는 코로나19로 재택근무에 돌입했지만 미국 시애틀 사옥 관리 외주업체 직원의 급여는 계속 주기로 했다. 사진 마이크로소프트.

왜 지금이야?  

-코로나19로 ‘일자리 디바이드(divide)’가 크게 부각됐다. 고용이 안정된 정규직은 원격 근무나 유급휴가를 통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할 수 있다. 하지만, 계약직이나 시급제 근로자는 일감 자체가 사라져 수입이 끊기기도 한다. 
-14일 미국 하원은 근로자에게 최대 3개월 유급 의료휴가(병가)를 보장하고 고용주에겐 세제 혜택을 주는 코로나19 대응 법안을 가결했다. 단, 기업이 직접 고용한 직원에게 해당되는 내용. 플랫폼 노동자에 대한 별도 조항은 없다.
 

한국은 어떻지?

-현대백화점은 코로나19로 수입이 급감한 매장 매니저에게 월 100만원씩, 총 75억원의 지원금을 주기로 해 눈길을 끌었다. 매장 매니저는 백화점 직원이 아니다. 해당 브랜드 본사와 계약해 매출의 일정 부분을 받는다.
-전 직원 재택근무를 하는 국내 업체는 네이버·카카오 같은 IT기업 정도다. 네이버는 “본인 필요로 분당 사옥으로 출근하는 직원이 소수 있어 사옥 관리 외주사 인원도 출근하고 있다”고 했다. 카카오는 코로나19 이후 수도권에서 운영하던 셔틀버스 40대를 중단했다. 회사는 “계약한 버스 업체에는 대금을 계속 지불한다”고 밝혔다.
-기업이 나설 수 있게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위기에 놓인 플랫폼 노동자를 지원했다가 ‘이것 봐라, 고용관계 맞네’라며 소송에 휘말릴 가능성 때문에 기업이 몸을 사린다는 얘기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플랫폼 사업자는 이례적인 지원이 후에 법적 문제가 될까봐 꺼린다”며 “특별한 재난 상황에서 플랫폼 기업이 종사자를 보호하되, 고용 관계는 아니라는 식의 제도 정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에서 플랫폼 노동 정책을 맡았다.
 

전에는 어떤 일이? 

-국내 택배 기사, 보험설계사, 학습지 교사 같이 '직원'이 아닌 특수형태근로자에게 고용보험을 확대 적용하는 법안(고용보험법 일부 개정안)이 2018년 발의됐으나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사회 안전망 사각지대를 해결한다’는 찬성론과 ‘사측의 보험료 부담이 늘면 저성과자가 퇴출될 것’이라는 반대가 있다.
-플랫폼 업체에 사회보험을 의무화할 경우 문제도 있다. ‘배민 커넥트’나 ‘쿠팡 플렉스’처럼 부업으로 배달하는 이들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여러 플랫폼에 동시 등록한 근로자의 사회보험료는 누가 부담해야 하는지 등이다. 
-올해부터 미국 캘리포니아 주에서 시행된 AB5법은 회사와 ‘계약관계’인 개인사업자도, 일정한 조건을 갖추면 ‘고용된 직원’으로 인정하게 한다. 우버 기사도 ‘직원’ 대우를 받는다는 얘기인데, 우버는 주 정부를 대상으로 위헌 소송을 벌이고 있다. 
 

더 알아둘 점 

-국내 플랫폼 노동자는 52만 1000명이다. 이들은 O2O(Online To Offline) 기업과 일하지만 직원은 아니다. O2O 기업이 직접 고용한 인력은 1만6000명 뿐이다(과학기술정통부 2020년 발표).
-외주ㆍ초단기계약 같은 ‘그림자 노동’은 미국 기업 업무의 16%를 차지한다(민간 고용 연구기관 ADP 리서치 발표).
 
심서현 기자 shshim@joongang.co.kr 
[팩플] "그래서, 팩트(fact)가 뭐야?"
이 질문에 답할 [팩플]을 시작합니다. 확인된 사실을 핵심만 잘 정리한 기사가 [팩플]입니다. [팩플]팀은 사실에 충실한 '팩트풀(factful)' 기사, '팩트 플러스 알파'가 있는 기사를 씁니다. 빙빙 돌지 않습니다. 궁금해할 내용부터 콕콕 짚습니다. '팩트없는 기사는 이제 그만, 팩트로 플렉스(Flex)해버렸지 뭐야.' [팩플]을 읽고 나면 이런 소리가 절로 나오게끔, 준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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