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단독] "與·금감원 통해 피싱계좌 동결"···'조국수호' 방송 특혜 논란

이종원 개국본(전 개싸움국민운동본부) 대표가 지난 13일 0시부터 '보이스피싱 사건 보고' 시사타파TV 방송을 하고 있다. 그는 이날 방송에서 "민주당 의원에게 급히 연락해 금감원을 통해 계좌를 동결했다"고 주장했다. [유튜브 캡처]

이종원 개국본(전 개싸움국민운동본부) 대표가 지난 13일 0시부터 '보이스피싱 사건 보고' 시사타파TV 방송을 하고 있다. 그는 이날 방송에서 "민주당 의원에게 급히 연락해 금감원을 통해 계좌를 동결했다"고 주장했다. [유튜브 캡처]

“아는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을 통해 금융감독원에 얘기해서 급히 보이스피싱 당한 계좌를 동결했다.”

이종원 개국본 대표 유튜브 방송
“휴일이라 계좌 동결 잘 안 돼 부탁”
금감원, 동결 권한 없어 논란
은행 “휴일에도 계좌 동결 가능”

 
이종원(47) ‘개싸움 국민운동 본부(개국본)’ 대표가 지난 13일 0시 ‘보이스피싱 사건 보고’란 제목의 유튜브 시사타파TV 방송에서 한 얘기다. 개국본은 지난해 ‘조국 수호’ ‘검찰 개혁’ 구호를 내걸고 서초동ㆍ여의도 집회를 주최한 친여(親與) 성향 시민단체다. 이 대표가 4억원을 보이스피싱 당했다고 주장한 계좌가 서초동 집회를 주최하는 데 쓴 후원 계좌다. 그런데 이 대표가 민주당 의원과 금감원까지 거론하며 보이스피싱 피해를 막았다고 주장하면서 특혜 논란이 불거졌다.
 
이 대표의 이날 자정 방송은 갑자기 편성됐다. 8000명 가까운 인원이 시청했다. 두 시간 가까이 진행한 방송에서 한 시간 분량은 보이스피싱 사건에 대한 해명 성격이었다. 그런데 방송 중간 이 대표가 갑자기 사건 처리 과정에 대해 언급했다. 요약하면 아래와 같다.
 

“지난해 10월 7~8일 계좌 관리인 김모(51)씨가 보이스피싱을 당했다. 감쪽같이 속아서 4억원이 빠져나갔다. 9일 피해 사실을 듣고 즉시 경찰ㆍ금감원에 신고했다. 그런데 9일(한글날)이 마침 휴일이라 계좌 동결 같은 조치가 잘 안 됐다. 그래서 아는 민주당 국회의원을 통해 금감원에 얘기해서 급히 계좌를 동결하도록 했다. 마침 국정감사 기간이라 금감원 직원들이 많이 출근해 있었다. 덕분에 운 좋게 처리했다.”

 
금감원에 확인한 결과 금감원은 보이스피싱 당한 계좌를 동결할 권한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계좌 동결 권한은 시중은행에 있다. 게다가 금감원 보이스피싱 신고 센터는 휴일에 운영하지 않는다. 이 대표의 설명이 사실이라면 ‘규정상 안 되는 걸 되도록’ 했다는 얘기다. 금감원 관계자는 “계좌 동결은 본인이 해야 하므로 김씨 본인이 신청하지 않으면 금감원이든 은행이든 해줄 수 없다”며 “여당 실세나 대통령이 전화해 압력을 넣더라도 계좌를 동결해줄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만약 은행에 연결해 처리해줬다면 대형 사고”라고 덧붙였다.
 
이 대표가 방송에서 보이스피싱 피해를 당해 동결했다고 주장한 계좌 내역. [유튜브 캡처]

이 대표가 방송에서 보이스피싱 피해를 당해 동결했다고 주장한 계좌 내역. [유튜브 캡처]

9일 한글날에도 시중은행 보이스피싱 신고센터는 문을 열었다. 김씨 명의 개국본 후원 계좌(국민은행)에서 4억을 이체한 개별 은행에 확인한 결과 계좌는 이날 동결된 것으로 확인됐다. 한 은행 관계자는 “경우에 따라선 공휴일에도 계좌를 동결할 수 있다”며 “금감원에서 연락을 해왔는지 여부에 대해선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이 대표 주장대로 일반인이 피해를 봤다면 휴일에 쉽지 않았을 신고 처리를 “운 좋게, 신속하게 처리하는 데 민주당 인사가 도움을 줬다”라면 누군지가 관심을 끈다. 이 대표는 보이스피싱 사건 보고 관련 내용만 편집한 채 이날 방송 내용을 시사타파TV 채널에 올렸다. 본지는 이 대표에게 수차례 전화를 걸었지만 받지 않았다.
  
양홍석 전 참여연대 부집행위원장은 페이스북에 “거액의 후원금 계좌를 개인 명의 계좌로 관리하면서 지출 통제를 하지 않은 것 자체가 문제”라며 “계좌 명의인이 공인인증서, 일회용 비밀번호생성기(OTP)까지 다 갖고 있다면 현금을 들고 있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보이스피싱 피해 녹취가 없다면 계좌 관리자 조사가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
 

개국본은 보이스피싱을 당한 뒤에도 김남국(38) 변호사와 함께 유튜브 방송을 통해 “후원 계좌를 투명하게 운영하고 있다”며 모금을 독려해 논란이 불거졌다. ‘조국 백서’ 저자인 김 변호사는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8일 경기 안산 단원을 지역구에 전략 공천한 인물이다.
 
김기환 기자 khkim@joongang.co.kr

관련기사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