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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 못 오니 찾아갑니다, 핀란드디자인전·산사 투어

네이버TV에서 중계한 국립중앙박물관의 ‘핀란드디자인 10 000년’전. [사진 국립중앙박물관]

네이버TV에서 중계한 국립중앙박물관의 ‘핀란드디자인 10 000년’전. [사진 국립중앙박물관]

“우울한 시기에 멋진 전시 보여주셔서 고맙습니다.” “설명도 연출 편집도 다 좋았어요.”
 

감염 우려로 전시·공연 관람 꺼려
박물관·미술관 등이 영상물 제작
온라인 중계해 ‘코로나 블루’ 달래

중앙박물관 전시 1만6000명 접속
베를린필 연주 600편도 무료 감상

국립중앙박물관의 전시 ‘핀란드디자인 10 000년’ 온라인 중계에 달린 댓글들이다. 지난 13일 오후 7시부터 80분가량 네이버TV가 녹화중계한 이 프로그램은 접속자 1만6427명이 관람하고 댓글 1537개가 달렸다. “앞으로도 국립중앙박물관에서 하는 전시를 이런 식으로 라이브 해줬으면 한다”는 요청도 잇따랐다.
 
이 전시는 제목에서 1만을 디지털부호 1과0을 응용해 ‘10 000’으로 표기한 데서 엿보이듯, 핀란드 디자인을 물질·문화·기술의 발전 관점에서 고루 소개한다. 핀란드가 낳은 건축·디자인의 거장 알바르 알토(1898~1976)나 유명 브랜드 이딸라(생활용품)·아르텍(가구) 등의 전시품을 아우르면서 한반도의 동시대 유물을 병렬 배치하고, 온라인 중계에는 백승미 학예연구사와 윤인구 아나운서의 차분한 진행을 곁들여 이해를 높였다.
 
“코로나19로 심신이 지쳐가는 요즘, 나가고 싶어도 나갈 수 없는 답답함을 덜어내는 데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을 담아 영상을 준비했습니다. 보시면서 조금이나마 안정과 위로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문화재청의 ‘마음 치유 문화유산 ASMR 시리즈 중 명주짜기. [사진 문화재청]

문화재청의 ‘마음 치유 문화유산 ASMR 시리즈 중 명주짜기. [사진 문화재청]

문화재청이 지난 13일 공식 유튜브 채널에 ‘문화유산 ASMR’이라는 카테고리로 ‘궁중병과 겨울 상차림’ 영상을 올리며 붙인 소개글이다. ASMR(autonomous sensory meridian response)이란 뇌를 자극해 심리적 안정을 유도하는 것으로 연필로 글씨 쓰는 소리, 바스락거리는 소리 등이 대표적이다. 이날 올린 영상은 내레이션 없이 명인이 옛날 궁중식 다과 상차림을 준비하는 과정을 30분간 담았다. 보글보글 찻물 끓는 소리, 도마에서 사각사각 손질하는 소리 등이 따스함을 불러일으킨다. 문화재청은 4월 말까지 명주 짜는 소리, 고택과 산사의 고즈넉한 바람 소리, 등을 매주 금요일마다 내보낸다. 안동 진성이씨 온혜파 종택 등 평소 접근이 쉽지 않은 공간도 엿볼 수 있다.
 
코로나19로 사회 활동이 위축되면서 ‘코로나 블루’를 랜선 문화생활로 치유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코로나 블루’란 코로나에 우울함을 뜻하는 영어 단어 블루(blue)를 합친 신조어. 사실 국립중앙박물관의 핀란드 디자인전 온라인중계는 애초 코로나19로 인해 추진된 것은 아니다. “평소 이런 전시에 접근이 어렵거나 전시만 봐선 이해가 어려웠다는 분들의 편의를 고려해”(이현주 홍보 전문경력관) 마련됐다. 지난 2017년 2월 처음으로 선보인 ‘이집트보물전’ 온라인 방송이 약 5만여 접속자를 끌어모은 성공에 힘입었다. 지난해 2월 ‘대고려전’ 온라인 방송 역시 1만여 명이 지켜봤다. 그런데 박물관이 지난달 25일 휴관하면서 실제 전시 관람이 불가능해졌다. 이현주 홍보담당은 “미리 준비한 프로그램이 코로나19에 맞물려 휴관 서비스 성격이 된 듯해 보람을 느낀다”면서 “최근 개장한 ‘이집트관’을 온라인으로 둘러볼 수 있는 중계방송도 조만간 마련한다”고 예고했다.
 
한성백제박물관 사이버전시관의 VR(가상현실) 콘텐트 '백제의 산성'전. [사진 홈페이지 캡처]

한성백제박물관 사이버전시관의 VR(가상현실) 콘텐트 '백제의 산성'전. [사진 홈페이지 캡처]

역시 휴관 중인 국립현대미술관도 유튜브 채널 ‘MMCA TV’에서 지난해 진행된 10개 전시와 최신 전시를 볼 수 있는 ‘학예사 전시투어’ 콘텐트를 제공하고 있다. 7개 시설을 전면 휴관한 서울시립미술관은 네이버TV를 통해 시립미술관 ‘강박’전, 북서울미술관 전시 ‘레안드로 에를리치: 그림자를 드리우고’전을 공개하고 있다. 가상현실(VR)을 통한 온라인 체험도 있다. 한성백제박물관은 백제 산성의 축성방식과 내부시설 등을 살펴보는 ‘백제의 산성’전 등 30여 개의 체험 전시를 마련했다.
 
클래식 공연도 온라인 감상의 문이 크게 넓어졌다. 국내 연주자들이 일찌감치 무관중 공연, 온라인 중계를 시작한 데 이어 코로나19확산으로 문을 닫게 된 전 세계 유명 극장들이 온라인 ‘창고개방’에 나선 것. “빈 국립 오페라는 닫았지만, 온라인으로는 매일 공연합니다.” 오스트리아 빈 국립 오페라의 홈페이지 첫 화면에 뜨는 공지다. 15일부터 오페라와 발레의 지난 공연을 매일 한 편, 각 24시간씩 무료로 공개한다. 15일엔 아담 피셔가 지휘한 바그너 ‘라인의 황금’(2016년 공연), 16일엔 제임스 콘론이 지휘한 ‘팔스타프’(2019년 공연) 등이 이어지는 식이다.
 
독일 베를린 필하모닉의 유료 서비스도 한시적으로 무료가 됐다.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 시절이던 1960년대 후반부터 지난해 취임한 지휘자 키릴 페트렌코의 최신 공연까지 약 600편의 동영상을 볼 수 있다. 사이트에서 코드 BERLINPHIL를 입력한 시간부터 30일 동안 무료인데 로그인은 이달 31일까지만 가능하다. 사이트의 원래 한 달 구독료는 14.90유로(약 2만원). 베를린필의 수석 첼리스트인 올라프 마이닝거는 “최대한 많은 사람이 음악으로 기쁨을 얻길 바란다”며 “우리는 청중이 벌써 그립다. 이런 방법을 통해서라도 관객과 늘 닿아있고자 한다”고 했다.
 
독일 바이에른 국립 오페라는 16일 오케스트라의 무관중 생중계, 21일엔 ‘백조의 호수’ 생중계를 예고하고 있다. 각각 14일, 24시간 등으로 공연마다 이용 가능 시간이 다르다. 미국 메트로폴리탄 오페라는 16~22일 매일 한 편씩 오페라를 제공한다. 현지시간 오후 7시30분에 시작하고 각 20시간 동안 무료다.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의 총감독이자 오페라 영상화 작업을 선도해온 피터 겔브는 “극심하게 어려운 시기에 오페라 애호가들에게 좋은 공연을 제공하고 싶었다”며 “지난 14년의 보석 같은 공연을 매일 밤 HD로 제공한다”고 밝혔다.
 
강혜란·김호정 기자 theoth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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