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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건설, 한진 명예회장 요구” vs “도와달라 해놓고 몰래 녹취”

권홍사

권홍사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3자 연합(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KCGI, 반도건설)의 한 축인 반도건설 권홍사(76) 회장이 지난해 한진그룹 대주주를 잇달아 만나 경영 참여 요구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반도건설은 지난해 10월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의 지분을 매입하는 과정에서 투자목적을 ‘단순투자’라고 했다가 한진칼 지분을 8.28%까지 늘리고 난 뒤인 지난 1월 ‘경영 참여’로 투자목적을 바꿔 공시했다. 이전부터 권 회장이 경영 참여를 명시적으로 요구했기 때문에 허위 공시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진칼 지분 8.28% 권홍사 회장
단순투자서 바꿔 허위공시 논란
권 회장 “악의적으로 왜곡 편집”

16일 한진칼을 대리하는 법무법인의 가처분 소송 답변서 등과 재계에 따르면 권 회장은 지난해 8월과 12월 두 차례에 걸쳐 한진그룹 대주주를 만나 ▶본인을 한진그룹 명예회장으로 선임하고 ▶반도건설 측이 요구하는 한진칼 등기임원과 공동감사 선임 ▶한진그룹 소유의 국내외 주요 부동산 개발 등을 제안했다.
 
법조계에선 반도건설 측이 일정 지분을 확보한 뒤 투자 목적을 바꾸면서 한진그룹이 경영권을 방어할 기회를 갖지 못하게 한 것이 문제라고 본다. 정부는 2005년부터 투자 목적을 단순투자와 경영 참여를 구분해 공시하도록 하고 있다. 2003~2004년 KCC가 현대그룹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면서 비공개로 현대그룹 계열사인 현대엘리베이터 주식을 사들인 뒤 회사 인수를 선언한 뒤 나온 후속 조치였다.  
 
반도건설의 행위가 자본시장법을 위반한 허위 공시로 판단되면 반도건설은 한진칼 발행주식 중 5%를 초과하는 주식에 대해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다. 오는 27일 예정된 한진칼 주주총회에서 반도건설의 의결권이 있는 8.28%의 지분 가운데 약 3.28% 지분의 의결권이 제한된다는 뜻이다. 3자 연합 입장에선 악재다. 이번 주주총회에서 의결권이 있는 주주명부 폐쇄 직전 지분율은 조원태 회장 측이 33.44%, 3자 연합이 31.98%다.
 
이에 대해 권 회장은 입장 자료를 통해 당시 조 회장을 만난 이유는 “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타개를 위로·격려하기 위해서”라고 반박했다. 또 조 회장 측이 불법으로 대화를 녹음했다고 주장했다. 이 녹취록을 바탕으로 “악의적으로 권 회장의 취지를 왜곡하고 편집해 악용했다”는 것이 권 회장의 주장이다. 권 회장은 “(조원태 회장에 대한) 배신감에 할 말을 잃었다”며 “도와달라고 만남을 요청해 놓고, 몰래 대화 내용을 녹음해 악의적으로 이용하는 것이 대기업 총수가 할 일인가?”라고 반문했다.
 
곽재민·문희철 기자 jmkwa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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