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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부모와 생이별…집단감염 진원지 된 美 요양시설

"저기요, 아버지 다리에 뭐라도 덮어주세요"
 
미국 워싱턴주 커클랜드 소재 '라이프케어센터' 장기 요양 시설. 아버지를 유심히 지켜보던 딸 캐서린 켐프는 창문 사이를 두고 필사적으로 외쳤다. 캐서린이 창문을 통해서만 아버지를 볼 수 있는 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이다. 확진자 집단 발생으로 요양시설이 외부인 출입을 전면 금지한 것이다. 캐서린은 목이 멘 듯 "아버지가 전화하면서 갑갑하다고 말하더라"며 "아파도 꾹 참는 아버지가 이런 말을 할 정도면 정말 고통스러운 거다"라고 말했다.
 
지난 1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주 커클랜드에 있는 요양센터 '라이프케어 센터'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창문 너머로 가족과 인사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지난 1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주 커클랜드에 있는 요양센터 '라이프케어 센터'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창문 너머로 가족과 인사하고 있다. AP=연합뉴스

 
15일(현지시간) CNN은 코로나19로 수많은 가족이 생이별을 겪고 있는 요양시설 라이프케어센터의 상황을 전했다. 확진자 수가 요양원 안에서 급격히 늘어나면서 면회 온 가족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유리 벽 너머로 안부를 묻거나 손짓하는 게 전부다. 그럼에도 가족들은 매일같이 시설을 찾아 자리를 지킨다. 아픈 부모가 혼자라고 느끼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다.
 
브리짓 파크힐도 그런 경우다. 그녀의 어머니는 무릎 재활 치료를 받으러 요양시설에 입소했지만, 이곳에서 확진자가 발생한 뒤 코로나19에 감염됐다. 그는 CNN과 인터뷰에서 "깰 수 없는 악몽을 꾼 것마냥 끔찍하다"며 "이전처럼 엄마와 함께 백개먼(Backgammon·서양주사위놀이)을 하거나 농담을 주고받으며 얼굴을 맞대고 웃고 싶다"며 착잡한 심경을 전했다.
 
120명의 노인이 입주하고, 직원 180명이 근무하는 이 요양시설은 워싱턴 주의 코로나19 확산 진원지로 꼽힌다. 지난달 19일 첫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13일 기준 확진자가 60명을 넘어섰고 26명이 사망했다. 직원마저 코로나19에 감염될 만큼 상황이 심각해지자 가족들은 시설에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고 CNN은 전한다.
 
요양시설의 부족한 대처는 가족의 마음을 더욱 심란하게 한다. CNN에 따르면 시설 안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지 3주가 지난 지금에 와서도 모든 직원이 검사를 받지 않았고, 직원 3명이 관련 증상을 보였을 때도 격리 조처를 취하지 않았다. 요양원 측 관계자는 이에 대해 "질병예방통제센터(CDC)과 워싱턴 보건당국에 문의했을 때 자가 격리하라는 지침을 전달받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그렇다고 퇴소를 결정하기에는 여건이 열악하다. 아픈 가족을 돌볼 마땅한 장소가 없어서다. 지역 병원에서는 심각한 증상을 보이지 않는 이상 환자를 입원시키지 않고, 요양시설에서는 코로나19에 노출된 환자들을 돌보기를 꺼린다. 사실상 가족들이 부모를 코로나19가 확산된 요양 시설에 맡길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인 셈이다. 
 
코로나19 확진자와 유증상자가 대거 발생한 미국 워싱턴주 커클랜드의 요양원. 홈페이지 제공

코로나19 확진자와 유증상자가 대거 발생한 미국 워싱턴주 커클랜드의 요양원. 홈페이지 제공

 
한편 미국은 15일 오전(동부시간) 기준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3100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사망자는 62명이며 라이프케어센터가 속한 워싱턴 주에서 40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박현주 park.hyunj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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